87조 ‘중동 재건’ 빗장 풀리나… 수주액 90% 급감 딛고 플랜트 복구·수송망 다변화 정조준

- 중동 에너지 인프라 피해규모 최대 580억 달러(약 87~88조 원) 추산

- 올해 1~5월 중동 수주액 전년비 90% 급감

- 비(非)이란 걸프 지역 복구 시장만 180억 달러(약 26.5조 원)

‘이란 문 열릴까’… 韓건설사, 87조 재건 시장에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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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580억달러(약 87조원)로 추산되는 이란 재건 사업이 국내 건설업계의 새 수주처로 부상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서울=이진형 기자]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가 전격 타결되면서 중동 전역을 휩쓸었던 지정학적 리스크가 걷히고 있다. 전쟁 여파로 고사 위기에 몰렸던 국내 해외건설 업계는 최대 88조 원 규모에 달하는 에너지 인프라 복구 시장의 개막을 앞두고 긴박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다만, 국가별로 상이한 피해 규모와 대이란 제재 해제 수위 등 복잡한 국제 역학 관계가 얽혀 있어 건설사들은 '특수'와 '암초' 사이에서 면밀한 주시 전략을 펼치고 있다.

 

90% 증발했던 중동 수주, ‘원시공자 프리미엄’ 기반 반전 모색

 

해외건설협회 통계에 따르면 올해 1~5월 국내 건설업계의 중동 지역 수주액은 5억 6,131만 달러 수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약 56억 4,174만 달러)과 비교해 10분의 1 토막이 났다. 전체 해외 수주에서 중동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48.5%에서 14.6%로 급락하며 극심한 가뭄을 겪었다.

 

그러나 종전 선언과 함께 분위기는 반전됐다. 글로벌 에너지 컨설팅사 뤼스타드에너지 등에 따르면 이번 분쟁으로 손상된 가스·정유 시설 복구비는 최대 580억 달러로 추산된다. 특히 복잡한 설비 구조와 공정 연결성을 지닌 플랜트 특성상, 과거 해당 시설을 직접 설계·시공했던 '원시공자'가 전후 복구 사업에서 독보적인 수주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

 

중동 인프라 수행 경험이 풍부한 현대건설(사우디 자푸라 가스플랜트 등), 삼성E&A(중동·북아프리카 수주 잔고 집중), GS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 등 대형 건설사들이 유력한 후보군이다. 아울러 대규모 토목·전력망 재건이 본격화될 경우 HD현대건설기계, 두산밥캣 등 건설장비 업계와 두산에너빌리티, HD현대일렉트릭 등 에너지 기반 설비 기업들의 낙수효과도 기대된다.

 

이란 시장 개방 ‘노후 플랜트 현대화’ 대기… 변수는 제재 해제 시점

 

재건 수요의 핵심 축인 이란은 단순 피해 복구를 넘어 장기 제재로 지연됐던 '설비 현대화 및 신규 인프라 확충'이라는 거대 시장을 품고 있다. 수년간 정유·화학 설비 투자가 멈춰 있었던 만큼, 빗장만 풀린다면 천문학적인 플랜트 물량이 발주될 수 있다.

 

하지만 월가와 건설업계는 철저한 신중론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대이란 제재 완화 조치를 이란의 향후 행동과 연동하겠다고 밝힌 데다, 제3자 금융거래까지 제한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의 전면 해제 및 금융거래 정상화까지는 수년의 행정 절차가 소요되기 때문이다. 실제 2015년 이란 핵합의(JCPOA) 당시에도 국내 기업들이 실질적으로 움직이기까지 2~3년이 걸렸고, 2018년 미국의 합의 탈퇴로 사업이 대거 무산됐던 학습효과가 작용하고 있다.

 

호르무즈 의존도 70% 낮춰라… 우회 송유관 중심 ‘수송망 재편’ 큰장

 

이번 종전 국면에서 파손 시설 복구보다 더 큰 미래 먹거리로 부상한 분야는 ‘중동 에너지 수송망 재편’이다. 전쟁 기간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물류 마비 우려를 직접 경험한 중동 산유국들이 원유 수출 경로를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어서다.

 

현재 중동 산유국의 하루 평균 원유·액체연료 수출량(2,300만 bpd) 중 무려 70%(1,600만 bpd)가 호르무즈 해협 단 한 곳에 의존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분석에 따르면 향후 지정학적 리스크 분산을 위해 UAE의 합샨~푸자이라 송유관, 사우디의 페트로라인(동서 관통 송유관), 오만의 라스 마르카즈 저장시설 등 홍해 및 아라비아해 연안을 잇는 우회 에너지 인프라의 대대적인 증설·보강 프로젝트가 잇따를 전망이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중동 재건 및 수송망 다변화 사업은 민간 건설사 혼자 리스크를 감당하며 진출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니다"라며 "국토교통부를 중심으로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등의 정책 금융 지원 시스템이 결합한 '팀코리아' 형태의 패키지 외교가 구축되어야 실제 가시적인 수주 성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제언했다.

 

AI부동산경제신문 | 편집부

이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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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6.06.17 09:58 수정 2026.06.17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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