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가 시내 325개 전 역세권을 교통 중심지에서 일자리·주거·문화·여가 기능이 결합된 생활거점으로 재편하는 대규모 도시개발 프로젝트를 본격 가동한다.
역세권 개발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사업성을 높여 민간 참여를 확대하는 한편, 장기전세주택 공급 확대와 환승역 고밀 개발을 통해 서울 전역의 도시 경쟁력과 시민 삶의 질을 동시에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서울시가 역세권 중심 도시개발의 판을 다시 짠다. 단순히 지하철을 타고 내리는 교통 거점에 머물렀던 역세권을 일자리와 주거, 문화와 여가가 공존하는 미래형 생활거점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325개 전 역세권을 대상으로 하는 '서울 역세권 직·주·락 활성화 전략'을 마련하고 오는 2031년까지 단계적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핵심은 개발 대상지를 대폭 확대하고 규제를 완화해 민간 투자를 촉진하는 데 있다.
서울의 역세권은 도시화 면적의 약 36%를 차지하며 하루 평균 1천만 명이 이용하는 핵심 공간이다. 그러나 소규모 필지가 많고 개발 규제가 복잡해 체계적인 개발이 쉽지 않았다. 역세권 용적률은 서울 평균의 약 1.1배 수준에 머물렀고, 노후 건축물 비중도 높아 공간 활용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지속돼 왔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 2022년부터 이동 중심의 역세권을 '직·주·락 생활거점'으로 전환하는 정책을 추진해 왔다. 역세권 범위를 확대하고 용적률을 완화했으며, 비주거 의무비율 삭제와 35층 높이 제한 폐지 등 각종 규제를 정비했다.
그 결과는 수치로 나타났다. 2021년 이후 역세권 활성화사업 대상지는 56곳 증가했고, 주택 공급은 1만 세대 이상 확대됐다. 업무시설 면적은 53만6,658㎡ 늘었으며 상업시설은 56만6,293㎡, 호텔은 12만3,860㎡, 지역 필요시설은 25만7,142㎡가 추가 확보됐다.
특히 청년창업공간과 공유오피스, 키즈카페, 산후조리원 등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지원시설 85곳이 새롭게 조성됐다. 양자기술 연구시설인 퀀텀허브를 비롯한 신산업 지원시설도 들어서면서 역세권이 단순 주거지가 아닌 미래 산업과 일자리가 연결되는 거점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거 공급 성과도 눈에 띈다. 서울시가 추진한 역세권 장기전세주택 사업은 2021년 이후 대상지가 92곳 증가했다. 사업구역 면적은 3.7배, 공급 세대 수는 3.9배 확대됐다. 특히 신혼부부와 청년층을 위한 미리내집 약 1만6천 세대와 공공임대주택 6,624세대가 공급되면서 주거 안정에 기여하고 있다.
서울시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역세권 개발 범위를 서울 전역으로 확대한다.
우선 기존에는 중심지 내 153개 역에서만 가능했던 상업지역 용도 상향을 서울 시내 전체 325개 역세권으로 확대한다.
사실상 서울의 모든 역세권에서 고밀 복합개발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서울시는 향후 5년 동안 추가로 100곳의 역세권 개발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사업성이 낮아 개발이 더뎠던 지역에 대한 지원도 강화된다. 강북권 등 11개 자치구는 공공기여 비율을 기존 증가 용적률의 50%에서 30%로 낮춰 민간 사업자의 부담을 줄이고 사업 추진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
역세권 장기전세주택 공급도 한층 확대된다.
대상지는 기존 역 반경 350m에서 500m로 넓어진다. 여기에 폭 20m 이상 간선도로 교차지점 반경 200m 이내 지역까지 포함된다. 인허가 절차 역시 대폭 간소화된다.
사전검토와 계획검토를 통합해 사업 기간을 최소 5개월 이상 단축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현재 127개 사업지, 12만 호 규모인 역세권 장기전세주택을 366개 사업지, 21만2천 호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서울의 주요 환승역은 또 다른 변화의 중심에 선다.
서울시는 이용객이 집중되는 환승역을 대상으로 '성장거점형 도심복합개발'을 추진한다. 환승역 반경 500m 이내 지역에는 일반상업지역 기준 최대 1300%의 용적률을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향후 5년간 35곳의 신규 대상지를 발굴해 업무·상업·주거·문화 기능이 결합된 초고밀 복합거점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역세권과 역세권 사이에 위치한 간선도로변도 개발 축으로 편입된다.
서울시는 새롭게 '성장잠재권 활성화 사업'을 도입해 폭 35m 이상 주요 간선도로변에 대한 개발을 지원한다. 최대 일반상업지역까지 용도 상향을 허용하고 공공기여를 통해 지역 맞춤형 생활 인프라를 공급한다.
앞으로 5년간 60개 대상지를 선정해 청년창업, 주거, 상업, 생활시설이 어우러진 복합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번 전략은 역세권 중심 개발을 넘어 서울 전역의 도시구조를 재편하는 데 의미가 있다.
기존의 '점' 단위 개발이었던 역세권을 '선'인 간선도로와 연결해 도시 전체를 생활거점 네트워크로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서울시는 이를 통해 시민들의 이동 시간을 줄이고 생활 편의를 높이는 동시에 주거와 일자리, 문화가 가까운 미래형 도시환경을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그동안 역세권을 중심으로 직장과 주거, 여가 기능이 결합된 생활거점이 꾸준히 확대돼 왔다"며 "앞으로는 제도 개선과 신규 사업을 통해 더 많은 지역에서 더 빠르게 역세권 활성화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민간과 공공이 협력해 역세권 고밀·복합개발을 추진함으로써 누구나 살고 싶고 머물고 싶은 서울만의 미래 도시공간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