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전세난·집값 불안 해법은 정비사업 규제 완화”

이주비 LTV 70% 상향 등 정부에 10개 과제 건의…민간 재개발·재건축 활성화가 핵심

서울의 주택과 아파트 단지 (출처: 챗GPT)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10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르면서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규제 완화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서울시는 전세난과 매매가 상승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이주비 대출 규제 완화, 용적률 상향, 정비사업 절차 단축 등 10개 과제를 정부에 건의하였다.

 

지난 8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주간 0.32% 상승하였다. 이는 2015년 10월 넷째 주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전·월세 물건 부족이 장기화하면서 임차 시장 불안이 커졌고, 이는 매매 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임차 물건을 찾지 못한 세입자들이 서울 외곽 중저가 주택 매입에 나서면서 서울 아파트값은 최근 5주 연속 0.2% 이상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시는 공급 부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각종 규제가 정비사업 추진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15일 부동산 규제 완화, 사업성 개선, 사업 기간 단축, 주민 권익 보호 등 4개 분야에서 총 10개 과제를 정부에 공식 건의하였다.

 

  1. 1. 이주비 LTV 40%에서 70%로 상향 필요

서울시가 가장 강하게 요청한 사안은 이주비 담보인정비율, 즉 LTV 완화이다. 현재 서울은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돼 있어 정비사업 이주비 대출에도 일반 주택담보대출과 같은 LTV 40%가 적용된다. 서울시는 이를 70%까지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이주를 앞둔 정비사업 구역 43곳 가운데 39곳, 즉 91%가 이주비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주가 지연되면 착공도 늦어진다. 이 경우 약 3만1000가구의 공급 일정이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시는 이주 단계 주민의 금융 부담이 착공 일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있다. 이주비 규제 완화가 단순한 금융 지원을 넘어 주택 공급 속도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라는 판단이다.

 

2. 민간 정비사업 용적률 상향도 건의

서울시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성을 높이기 위한 규제 개선도 함께 요청하였다. 유휴지가 부족한 서울에서는 도심 내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민간 정비사업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우선 민간 정비사업의 용적률을 공공 정비사업과 비슷한 수준인 120%까지 높여야 한다고 건의하였다. 또 재개발 사업에서 용적률 완화를 받기 위해 지어야 하는 임대주택 비율을 현행 50%에서 재건축 수준인 30%로 낮춰 달라고 요청하였다.

 

택지개발지구 내 아파트 재건축에 대한 공원·녹지 의무확보 기준 완화도 건의하였다. 서울시는 택지개발지구 내 아파트 단지는 이미 기존 녹지 공간이 충분한 만큼, 재건축 때 공원·녹지 확보 기준을 면제하거나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완화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 규제가 완화될 경우 주민 동의율을 신속하게 확보하고 사업 추진을 원활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3. 조합 설립·시공자 선정 절차 단축 추진

서울시는 정비사업 기간을 줄이기 위한 제도 개선도 요청하였다. 재개발 조합설립 동의율을 현행 75%에서 70%로 낮추고, 조합설립인가 신청 전 토지 등 소유자 통지 기간을 60일에서 30일로 단축하는 방안이다.

 

또 정비계획을 경미하게 변경할 경우 통합심의를 먼저 진행할 수 있도록 하고, 조합이 시공자를 선정할 때 한 번만 유찰돼도 수의계약을 진행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건의하였다.

 

서울시가 이처럼 구체적인 개정안을 마련해 국토교통부에 제출한 것은 민간 정비사업 활성화 없이는 도심 주택 공급 확대가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아파트 공급 물량의 64%가 민간 정비사업에서 나왔다.

 

전문가들도 규제로 멈춘 정비사업장을 다시 움직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대출 규제로 이주 단계에서 병목 현상이 발생하는 만큼 이 부분이 개선되면 주택 공급 성과가 구체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합 설립 이후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을 완화해 손바뀜을 유도하는 것도 정비사업 속도를 높이는 데 효과적”이라고 설명하였다.

 

4. 재개발·재건축은 도심 주택 공급의 핵심 수단

서울시는 이번 건의를 시작으로 정부와 적극적으로 협의해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전세난이 매매 시장 불안으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도심 주택 공급 확대가 시장 안정의 핵심이라는 입장이다.

 

최진석 서울시 주택실장은 “재개발·재건축은 도심 내 주택 공급을 늘리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며 “이번 건의 사항이 정부 정책에 반영돼 규제가 정상화되면 사업 기간 단축과 사업성 개선이 이뤄지고, 주택 공급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세난과 집값 불안을 동시에 잡기 위해서는 공급 신호가 시장에 분명하게 전달돼야 한다. 서울시의 이번 건의가 정부 정책에 얼마나 반영될지, 그리고 민간 정비사업 현장의 병목을 얼마나 해소할 수 있을지가 향후 서울 주택 시장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부쌤모모 모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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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6.06.15 17:37 수정 2026.06.16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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