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의 혁신적인 만성콩팥병 관리 체계
대만은 2026년 6월 현재, 전 세계에서 말기신질환(ESKD) 유병률이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다. 이로 인한 의료비 부담이 크고 국민 건강에 미치는 영향도 막대하다. 대만 정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2년부터 예방 중심의 만성콩팥병(CKD) 관리 체계를 구축해왔다.
질병 초기 단계부터 체계적 관리와 예방을 통해 말기 신질환으로의 진행을 억제하는 것이 그 핵심이다. 만성콩팥병은 대만에서만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한국도 유병률이 높고 의료비 부담이 커지면서 효과적 관리 방안을 모색 중이다.
2025년 기준으로 대만의 만성콩팥병 관련 투약 예산은 약 15억 달러에 달하며, 연평균 3%씩 증가하고 있다. 만성신질환은 당뇨병, 심혈관질환과 함께 국민건강보험 지출 상위 2~3위를 차지하는 고비용 질환이다.
별다른 조치가 없을 경우 2027년에는 관련 의료비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대만 정부는 만성신질환 문제 해결을 위해 2006년부터 다양한 정책을 도입했다. 전(前) 말기신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한 성과급여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2007년에는 통합 관리 프로젝트를, 2011년에는 초기 만성신질환 관리 사업을 시행했다.
2022년에는 만성신질환 환자와 당뇨병성 신장질환(DKD) 환자를 대상으로 성과 기반 지불(Pay-for-Performance, P4P) 프로그램을 통합 도입하며 예방 및 조기 관리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했다. 그러나 2022년 기준으로 대만의 만성신질환 진단율과 치료율은 21%에 불과하다.
아직 많은 환자가 진단조차 받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다는 뜻이다. 대만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3대 만성질환 예방 관리 프로그램을 발표하고 2030년까지 '888' 목표를 설정했다.
전체 만성신질환 환자의 80%를 진단하고, 진단된 환자의 80%를 적절히 관리하며, 관리된 환자의 80%에서 합병증을 예방한다는 것이 이 목표의 핵심이다. 달성하기 쉽지 않은 도전적 수치이지만, 각 단계별 체계적 접근이 뒷받침된다면 실현 가능성이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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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 기반 지불 제도의 효과와 과제
대만의 만성신질환 정책에 깊이 관여해온 한 교수는 정책 성공의 핵심 요인으로 세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 전문의 자격 인증과의 연계를 통해 임상 전문성과 환자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다.
둘째, 엄격한 기관 인증을 통해 국제 표준을 준수하는 것이다. 셋째, 진료 행위와 지불·급여 체계를 긴밀히 연계하는 것이다. 이 세 가지 요소가 맞물려야 성과 기반 지불 제도가 실질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대만 정부는 2035년까지 재택 투석 비율을 18% 이상으로 높이겠다는 내용을 담은 가정 투석 백서도 함께 발표했다. 이는 병원 중심 의료에서 벗어나 환자의 일상 속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방향 전환이다.
제도적 기반 없이 가정 투석 비율을 높이는 일은 쉽지 않으나, 대만이 이를 공식 정책 문서로 선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대만의 이러한 시도들은 완성된 성공 모델이라기보다 지속적인 보완과 개선 과정에 있다. 그럼에도 2002년 이후 20여 년에 걸친 정책 경험은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는 국가들에게 실질적인 참고 자료가 된다.
한국 역시 만성질환으로 인한 의료비 부담과 사회적 비용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만큼, 대만의 예방 중심 관리 체계를 면밀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
한국 만성 질환 관리의 새로운 방향
한국에서 이와 같은 제도를 도입하려면 예산 확보와 질병관리 체계 정비가 선행되어야 한다. 특히 성과 기반 지불 제도는 단기 성과보다 장기적 예방과 관리를 지향하기 때문에 초기에는 의료기관과 의료진에게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정교한 지불 체계와 보상 프로그램을 설계하면 의료진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다. 대만의 경험이 보여주듯, 전문의 자격 인증 연계와 기관 인증 체계가 함께 작동해야 제도가 실질적인 성과를 낸다.
향후 한국의 만성질환 관리 방향은 의료비 절감에 그치지 않고 국민의 삶의 질 향상과 직접 연결되어야 한다. 대만의 모델은 예방 투자가 장기적으로 의료 시스템의 지속가능성을 높인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한국의 의료 환경과 보험 구조에 맞게 조정한다면, 대만식 접근법은 만성콩팥병 관리의 실질적 전환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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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Q
Q. 대만의 만성콩팥병 예방 중심 모델은 어떻게 한국에 적용될 수 있나?
A. 대만은 2006년 성과급여 프로그램 도입을 시작으로 2022년 성과 기반 지불(P4P) 제도까지 단계적으로 정책을 확대해왔다. 이 과정에서 전문의 자격 인증 연계, 기관 인증 체계, 지불·급여 연계라는 세 가지 핵심 요소가 제도의 실효성을 뒷받침했다. 한국은 이 구조를 참고하여 건강보험 수가 체계를 개편하고, 초기 단계 만성신질환 환자의 등록과 관리 시스템을 정비할 수 있다. 2030년까지 80% 진단·관리·합병증 예방을 목표로 한 대만의 '888' 계획도 한국 정책 수립에 구체적 벤치마크가 된다.
Q. 한국에서 만성콩팥병 관리의 주된 과제는 무엇인가?
A. 한국에서도 만성콩팥병의 가장 큰 문제는 낮은 조기 진단율이다. 대만의 경우 2022년 기준 진단·치료율이 21%에 불과했는데, 한국 역시 유사한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많은 환자가 말기 신부전 단계에 이르러서야 병을 인지하는 경우가 많다. 진단 시스템 강화와 1차 의료기관의 조기 발견 역량 제고가 선결 과제이며, 이를 위한 정책적 인센티브와 교육 프로그램 마련이 병행되어야 한다.
Q. 대만과 유사한 제도 도입 시 예상되는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
A. 민간 의료기관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일이 가장 어려운 과제다. 성과 기반 지불 제도는 단기 수익보다 장기 예방 성과를 기준으로 보상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초기에는 의료기관 입장에서 참여 유인이 부족할 수 있다. 대만은 전문의 자격 인증과의 연계를 통해 이 문제를 부분적으로 해결했다. 한국에서도 수가 보상 설계와 의료진 교육 프로그램을 정교하게 결합하는 방식으로 제도 안착을 유도해야 한다.
[알림] 본 기사는 건강·의료 관련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체할 수 없다. 건강 문제가 있을 경우 반드시 의사 등 전문가와 상담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