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한식 디렉터 장윤정]의 경남 향토음식 30회, 김해 뒷고기의 투박한 풍미

김해 사람들의 일상 외식 문화 속에서 자리 잡은 돼지고기 구이

서민의 고기 한 점이 지역의 별미가 되다, 김해 뒷고기 이야기

한식명인 장윤정이 바라본 김해 뒷고기의 지역성과 음식문화적 가치

[K-한식 디렉터 장윤정]의 경남 향토음식 30회, 김해 뒷고기의 투박한 풍미 사진 미식 1947

 

 

 

서민의 고기 한 점이 지역의 별미가 되다, 김해 뒷고기 이야기

 

경남 향토음식 서른 번째 이야기는 김해 뒷고기입니다. 밀양 얼음골 사과정과가 지역 과일을 한식 디저트로 풀어낸 고운 단맛의 음식이었다면, 김해 뒷고기는 불판 위에서 고기의 향과 식감이 살아나는 서민적이고도 강한 매력의 향토 음식입니다.

 

김해 뒷고기는 이름부터 독특합니다. ‘뒷고기’라는 말은 고기를 손질하고 남은 여러 부위를 모아 먹던 생활적 고기 문화에서 비롯된 이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예전에는 고급 부위처럼 정식으로 분류되지 않았던 부위들이었지만, 구워 먹어보니 식감이 좋고 고소한 맛이 깊어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았습니다. 그렇게 소박한 고기 문화가 김해의 별미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뒷고기의 매력은 한 가지 맛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부위마다 식감이 다르고, 씹을수록 올라오는 고소함도 다릅니다. 어떤 부위는 쫄깃하고, 어떤 부위는 부드러우며, 어떤 부위는 지방의 고소함이 살아 있습니다. 여러 부위가 섞여 있기 때문에 한 접시 안에서도 다양한 식감과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김해 뒷고기는 화려한 양념보다 불맛이 중요합니다. 좋은 고기를 적당한 두께로 썰어 뜨거운 불판에 올리면 표면은 노릇하게 익고, 안쪽은 촉촉한 육즙을 머금습니다. 고기가 익어가며 나는 고소한 향, 지글거리는 소리, 불판 위에서 뒤집는 순간의 기대감이 모두 이 음식의 일부입니다.

 

뒷고기는 서민적인 음식입니다. 그러나 서민적이라고 해서 품격이 없는 음식은 아닙니다. 오히려 좋은 식재료를 허투루 버리지 않고, 부위마다 가진 맛을 찾아내어 한 접시의 구이로 완성했다는 점에서 한식의 실용성과 지혜가 담겨 있습니다. 한식은 예로부터 재료를 아끼고, 그 재료가 가진 맛을 끝까지 살려내는 음식문화였습니다.

 

한식명인 장윤정의 시선에서 김해 뒷고기는 버려질 수 있는 부위를 별미로 바꾼 음식입니다. 향토음식의 힘은 여기에서 나옵니다. 귀한 부위만 음식이 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먹어보고 맛을 알아내고, 다시 찾고, 함께 나누면서 지역의 음식문화가 만들어집니다. 김해 뒷고기는 바로 그런 음식입니다.

 

김해 뒷고기는 쌈 문화와도 잘 어울립니다. 노릇하게 구운 고기 한 점을 상추나 깻잎 위에 올리고, 마늘과 고추, 쌈장을 더하면 고소함과 산뜻함이 한입 안에서 어우러집니다. 파절이나 양파절임을 곁들이면 지방의 맛은 가벼워지고, 고기의 풍미는 더욱 선명해집니다.

 

김해 뒷고기의 또 다른 매력은 함께 먹는 분위기입니다. 뒷고기는 혼자 조용히 먹는 음식이라기보다, 여럿이 불판을 사이에 두고 둘러앉아 먹을 때 더욱 맛있습니다. 고기를 굽고, 익은 부위를 나누고, 쌈을 싸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 자체가 음식의 일부가 됩니다. 이것이 한식 구이 문화의 따뜻한 힘입니다.

 

김해는 오래된 역사와 현대적인 도시성이 함께 있는 지역입니다. 가야의 역사, 장터의 활기, 도시의 생활문화가 공존하는 곳입니다. 김해 뒷고기는 그런 김해의 일상성을 잘 보여줍니다. 화려한 궁중 음식은 아니지만, 지역 사람들이 즐겨 먹고, 외지인도 김해에 가면 한 번쯤 찾게 되는 생활형 미식입니다.

 

오늘날 K-한식의 관점에서도 김해 뒷고기는 충분히 흥미로운 음식 콘텐츠입니다. 세계 어디에나 고기구이는 있지만, 한식 구이는 쌈 채소, 장류, 김치, 마늘, 고추, 파절이와 함께 먹는 방식에서 차별성을 가집니다. 고기 자체보다 ‘어떻게 함께 먹는가’가 중요한 음식문화입니다. 김해 뒷고기는 이 한식 구이 문화의 서민적이고 생동감 있는 면을 잘 보여줍니다.

 

특히 뒷고기는 지역 음식 브랜드로도 매력이 큽니다. 이름이 독특하고, 유래가 재미있으며, 먹는 방식이 직관적입니다. 여행자가 김해를 방문했을 때 단순한 돼지고기구이가 아니라 ‘김해 뒷고기’라는 이름으로 기억하게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지역 음식은 이름과 이야기를 가질 때 더 오래 남습니다.

 

김해 뒷고기는 고급스럽게 재해석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부위별 식감을 살려 가지런히 담고, 명이나물 장아찌나 파채, 숙성 된장소스, 고추다대기 등을 곁들이면 요리책에 어울리는 품격 있는 한식 구이로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서민적인 뿌리를 지키면서도 현대적인 플레이팅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음식입니다.

 

미식1947요리전문신문은 이번 연재를 통해 경남 향토음식을 단순한 맛집 소개가 아니라, 지역의 자연과 사람, 식재료와 조리 철학이 담긴 문화 기록으로 다루고자 합니다. 한식명인 k-한식디렉터장윤정은 김해 뒷고기를 통해 서민 음식이 어떻게 지역의 대표 미식으로 성장하는지를 다시 바라봅니다.

 

저서 장윤정의요리에세이사철가와 야무진장윤정의간편한중식요리에서 보여준 음식 기록의 감각처럼, 김해 뒷고기 역시 한 접시의 고기 요리를 넘어 지역의 삶을 읽게 하는 음식입니다. 불판 위에서 익어가는 고기, 쌈을 싸는 손길, 함께 둘러앉은 사람들의 웃음이 모두 이 음식 안에 담겨 있습니다.

 

김해 뒷고기는 투박하지만 매력적인 음식입니다. 고기의 모양이 조금씩 다르고, 부위마다 식감이 다르며, 먹는 사람마다 좋아하는 맛도 다릅니다. 그 다양성이 바로 뒷고기의 힘입니다. 경남 향토음식의 서른 번째 이야기로 김해 뒷고기를 기록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장윤정의 한 줄 해석
김해 뒷고기는 다양한 돼지고기 부위의 쫄깃한 식감과 불맛, 쌈 문화가 만나 서민의 고기 한 점을 지역의 별미로 완성한 경남 향토 음식입니다.

 


 

 

작성 2026.06.14 15:52 수정 2026.06.14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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