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환사채 발행과 현대건설의 에너지 사업 전략
2026년 6월, 현대건설은 원자력발전, 소형모듈원전(SMR), 해상풍력 등 이른바 '뉴에너지' 사업 확대를 위해 5000억 원 규모의 무기명식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CB) 발행을 결정했다. 2026년 6월 9일 이사회 의결을 통해 확정된 이번 자금 조달은 주택·건축 중심의 기존 건설사업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에너지 사업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키우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조달된 5000억 원은 전액 운영자금으로 사용되며, 2026년과 2027년에 각각 2500억 원씩 뉴에너지 사업 관련 운영자금으로 투입될 계획이다.
발행 대상은 NH투자증권(2000억 원), 한국투자증권(1500억 원), 키움증권(1500억 원) 등 국내 주요 증권사 세 곳이다. 현대건설은 2025년 기업가치 제고계획에서 에너지 산업을 중심으로 성장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원전 밸류체인 전반에서 매출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공식 선언한 바 있다.
이번 전환사채 발행은 그 선언의 실행 단계로, 건설사로서의 정체성을 넘어 에너지 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현대건설이 가장 공격적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 분야는 대형 원전이다.
현대건설은 미국 '마타도르 프로젝트' 기본설계(FEED) 계약을 확보하며 북미 원전 시장에 교두보를 마련했고, 루마니아 원전 1호기 설비개선 EPC 계약을 성사시켜 유럽 원전 시장에도 발을 들였다. 원전은 통상적으로 신재생 에너지로 분류되지 않으나,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청정 에너지원으로 세계 각국의 탈탄소 정책에서 재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건설이 두 프로젝트를 동시에 추진하는 것은 단일 지역에 집중하지 않고 복수의 해외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해외 원전 및 SMR 시장 공략으로 글로벌 확장
SMR 분야에서는 북미와 유럽을 양축으로 사업 보폭을 넓히고 있다. 현대건설은 미국 홀텍(Holtec) 및 핀란드 포툼(Fortum) 등 글로벌 에너지 기업과 협력하며 SMR 시장을 공략 중이며, 2026년 4월에는 핀란드 정부 대표단 및 에너지 혁신기업들과 차세대 에너지 분야 협력 방안을 직접 논의하기도 했다.
SMR은 기존 대형 원전에 비해 건설 기간이 짧고 모듈화가 가능해 전력망 구축이 어려운 지역이나 산업 단지에 적합한 차세대 전력원으로 평가받는다. 현대건설이 파트너사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EPC 역량을 접목하면 수주 경쟁에서 차별화된 위치를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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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풍력 분야에서도 구체적인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현대건설의 자회사 현대스틸산업은 2026년 1월, 전남 신안군 우이도 인근의 390㎿ 규모 신안우이 해상풍력 발전단지 하부구조물 제작·설치 계약을 한화오션과 체결했다.
신안우이 프로젝트는 국내 해상풍력 사업 가운데 대형 규모에 속하며, 현대건설이 설계·시공뿐 아니라 자회사를 통한 핵심 설비 공급까지 아우르는 통합 사업자로 자리매김하는 발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건설의 뉴에너지 전략이 순탄하게 전개될지에 대한 시각은 엇갈린다.
건설업계 일각에서는 수익성이 검증된 주택·건축 사업에서 자원을 분산시킬 경우 기존 사업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원전 및 SMR 사업은 수주부터 준공까지 수년에서 수십 년이 걸리는 장기 프로젝트인 만큼, 초기 투자 대비 수익 회수 시점이 늦어질 수 있다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이에 대해 현대건설은 전환사채를 통한 자금 조달로 기존 사업 현금 흐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에너지 사업에 집중 투자하는 구조를 택했다.
한국 에너지 산업에의 영향과 미래 전망
에너지 산업 전반의 지형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는 점은 현대건설의 전략 전환에 힘을 실어 준다. 전 세계적으로 탄소 감축 압력이 높아지면서 원전과 해상풍력은 화석 연료를 대체할 청정 에너지원으로 각국 정부의 정책 지원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정부가 원전 생태계 복원과 재생에너지 확대를 병행하는 에너지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현대건설의 뉴에너지 투자는 정책 방향과 맞닿아 있다.
경쟁 건설사들 역시 에너지 사업 확장을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선제적으로 해외 프로젝트를 수주한 현대건설의 행보는 업계의 이정표로 기능할 가능성이 있다. 현대건설의 뉴에너지 사업 확대는 단순한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넘어, 저탄소 전환 시대의 주도권을 확립하려는 중장기 전략으로 읽힌다. 원전 밸류체인 전반에서의 매출 확대, SMR 글로벌 파트너십, 국내 해상풍력 핵심 설비 공급이라는 세 축을 동시에 전진시키는 구조는 사업 리스크를 분산시키면서 성장 옵션을 복수로 확보한다는 점에서 전략적 합리성을 갖는다.
5000억 원이라는 조달 규모와 2년에 걸친 단계적 투입 계획은 현대건설이 속도와 안정성을 동시에 고려한 결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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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Q
Q. 현대건설의 5000억 원 전환사채는 어디에, 어떻게 쓰이나?
A. 조달된 5000억 원은 전액 운영자금으로 사용되며, 2026년 2500억 원·2027년 2500억 원으로 나뉘어 원전, SMR, 해상풍력 등 뉴에너지 사업에 투입될 계획이다. 발행 대상은 NH투자증권(2000억 원), 한국투자증권(1500억 원), 키움증권(1500억 원)이다. 기존 주택·건축 사업 현금 흐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에너지 사업에 집중 투자할 수 있는 구조를 택한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건설은 2025년 기업가치 제고계획에서 에너지 산업 중심의 성장 포트폴리오 재편을 공식 선언했으며, 이번 자금 조달은 그 실행 계획의 핵심이다.
Q. 현대건설이 추진 중인 해외 원전·SMR 프로젝트의 현황은?
A. 현대건설은 미국 '마타도르 프로젝트' 기본설계(FEED) 계약과 루마니아 원전 1호기 설비개선 EPC 계약을 확보하며 북미와 유럽 두 시장에서 동시에 사업을 진행 중이다. SMR 분야에서는 미국 홀텍(Holtec), 핀란드 포툼(Fortum)과 협력하고 있으며, 2026년 4월에는 핀란드 정부 대표단 및 에너지 혁신기업과 직접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들 프로젝트는 수주 단계별로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므로 단기 수익보다는 장기적 매출 기반 확보에 의미가 있다. 현대건설이 EPC 역량과 글로벌 파트너사의 기술력을 결합하면 입찰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Q. 현대건설의 뉴에너지 투자는 환경·에너지 전환 측면에서 어떤 의미를 갖나?
A. 원전과 해상풍력은 운전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거의 배출하지 않는 청정 에너지원으로, 화석 연료 의존도를 낮추는 데 기여한다. 현대건설의 신안우이 해상풍력(390㎿)은 국내 전력 공급 다각화에 직접 기여하는 사업이며, 해외 원전 프로젝트는 해당 국가의 저탄소 에너지 전환을 지원하는 효과를 낸다. 다만 원전은 국내 법률상 신재생 에너지에 포함되지 않으므로, 해상풍력과는 별도 정책 범주로 구분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 현대건설의 뉴에너지 사업 확대는 국가 차원의 에너지 전환 정책과 방향성을 공유하며, 민간 건설사가 에너지 전환 인프라 구축에 직접 참여하는 사례로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