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휴먼컬처아리랑이 프랑스 사실주의 문학의 거장 기 드 모파상의 대표작 『비곗덩어리』를 전자책으로 선보였다. 1880년 발표된 『비곗덩어리』는140여 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여전히 독자들에게 불편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이 소설은 프랑스-프로이센 전쟁을 배경으로 한다. 전쟁을 피해 마차에 오른 귀족, 상인, 수녀, 부르주아들. 그리고 사회적으로 가장 낮은 위치에 놓인 한 여성.
사람들은 그녀를 창녀라 부르며 수군댄다.
그러나 굶주림이 찾아오자 가장 먼저 그녀의 음식을 먹는다.
위기가 닥치자 가장 먼저 그녀의 희생을 요구한다.
그리고 그것을 모두를 위한 선택이라 말한다.
모든 일이 끝난 뒤에는 가장 먼저 그녀를 외면한다.
『비곗덩어리』는 전쟁소설이 아니다.
모파상은 이 작품을 통해 인간이 필요할 때는 타인을 찾고, 필요가 사라지면 등을 돌리는 모습을 냉정하게 보여준다. 선량함 뒤에 숨은 이기심, 공동체라는 이름 아래 이루어지는 희생의 강요, 그리고 스스로의 배신을 정당화하는 인간 심리를 날카롭게 포착한다.
그래서 『비곗덩어리』는19세기 프랑스의 이야기를 넘어 오늘날의 인간관계와 사회를 비추는 거울로 읽힌다.
직장에서.
조직에서.
가정에서.
우리는 누군가의 도움으로 살아가지만, 그 도움을 얼마나 오래 기억하는가.
모파상은 독자에게 답을 주지 않는다. 대신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순간 스스로 묻게 만든다.
"나는 그녀였는가."
아니면
"그녀를 이용한 사람들이었는가."
저자 소개 | 기 드 모파상 (Guy de Maupassant)
기 드 모파상은1850년 프랑스 노르망디에서 태어난 작가다. 그의 삶은 화려한 문단의 중심과는 거리가 있었고, 고립과 관찰에 가까웠다.
젊은 시절 그는 프로이센-프랑스 전쟁을 직접 경험했다. 이 경험은 그의 세계관을 결정적으로 바꾸었다. 전쟁은 영웅주의가 아니라 공포와 생존, 인간의 이기심이라는 것을 그는 가까이에서 보았다. 이후 그는 귀스타브 플로베르의 문학적 영향을 받으며 글쓰기를 배운다. 플로베르는 문장을 정밀하게 다듬어 현실을 구축했지만, 모파상은"설명하지 않는 현실"을 선택한다. 그의 특징은 감정을 절제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제거해 인간 본능을 더 선명하게 드러내는 데 있다.
모파상은 인간을 도덕적으로 평가하지 않는다. 선과 악 대신, 상황 속에서 인간이 자신을 유지하는 방식을 끝까지 추적한다. 그는 상류사회와 하층민 모두를 동시에 관찰했다. 귀족의 위선, 부르주아의 계산, 군인의 피로, 여성의 생존 조건까지 동일한 구조로 바라보았다.
1880년대 이후 그는 빠르게 명성을 얻었지만, 신경 질환과 정신적 불안으로 점점 고립된다. 말년에는 환각과 우울 속에서 집필을 이어가다 비교적 이른 나이에 생을 마친다.
대표작으로는 『비곗덩어리(Boule de Suif)』, 『여자의 일생(Une Vie)』, 『벨아미(Bel-Ami)』, 『목걸이(La Parure)』가 있다. 이 작품들은 모두 같은 구조를 가진다. 인간은 선택하고, 그 선택은 언제나 상황 속에서 드러난다.
역 자 김건아
출판 기획자이자 번역가. 고전과 인문 텍스트를 현대 독자의 감각으로 풀어내는 작업에 집중하고 있으며, 인간 내면의 갈등과 사회 구조·개인 심리의 충돌을 다루는 작품에 특히 관심을 두고 있다. 옮긴 책으로 『1909, 전환기의 한국』, 『위대한 유산』, 『적과 흑』, 『해저 2만리』 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