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구 생애최초 비중 60.6%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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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진형 기자] 정부의 촘촘한 가계부채 규제 속에서 규제 틈새를 활용한 무주택자들의 ‘내 집 마련’ 열풍이 거세다. 올해 서울에서 거래된 주택 10채 중 4채 이상은 생애 처음으로 부동산을 매입한 청년·서민층의 몫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완화된 정책 대출과 예외적 갭투자 허용을 발판 삼은 30대들이 강북권 중저가 아파트를 대거 사들이며 시장의 핵심 수요층으로 부상했다.
서울 주택 매수자 절반이 ‘생애 최초’… 2010년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
11일 대법원 등기정보광장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서울 지역 집합건물(아파트·연립주택·오피스텔 등) 전체 매매 등기 건수 7만 2025건 가운데 생애최초 매수자의 등기는 3만 2843건으로 집계됐다. 전체 거래의 45.6%를 차지하는 규모로,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36.5%와 비교해 9.1%포인트 급증했다. 이는 대법원이 관련 통계를 공개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역대 최대치다.
이처럼 무주택자의 진입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진 배경에는 정부의 대출 규제 차별화 기조가 자리 잡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6·27 대출 규제와 10·15 규제지역 확대 등을 통해 주택담보대출을 전반적으로 옥죄었다. 그러나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완화 등 정책자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생애최초 구입자는 정밀 규제망을 피했다.
실제 대출 한도가 2억~6억 원으로 축소됐던 지난해 4분기(10~12월) 생애최초 구입자 비중은 38.6% 수준에 머물렀으나, 올해 1월 42.1%로 올라선 뒤 3월 45.1%, 4월 48.7%, 양도세 중과 유예가 종료된 5월에도 48.5%를 기록하며 50% 선을 육박하고 있다.
"토허구역 갭투자 허용이 기폭제"… 30대 매수 비중 사상 첫 과반 돌파
정부가 지난달 9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 종료를 앞두고 내놓은 일시적 규제 완화도 매수 심리를 자극했다. 정부는 서울 등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 내 매물 잠김을 막기 위해 무주택자에 한해 예외적으로 전세를 낀 채 주택을 매수하는 ‘갭투자’를 허용했다.
정부 조사(4월 22일 기준) 결과, 다주택자가 매도한 서울 아파트 가운데 무주택자가 사들인 비중은 73.0%로 치솟아 전년(56.1%) 대비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다주택자가 세금 압박에 내놓은 매물을 정책 대출을 쥔 무주택자가 전세를 끼고 그대로 흡수한 셈이다.
이 같은 흐름을 주도한 주역은 단연 30대다. 올해 1~5월 생애최초 매수자 가운데 30대의 비중은 56.1%에 달해 역대 처음으로 과반을 돌파했다. 지난해 평균인 49.8%를 훌쩍 뛰어넘은 사상 최고치다. 자산 형성 기회가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30대들이 완화된 자금 조달 여건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서울 진입을 시도한 것으로 해석된다.
노원구 60.6% 최고 vs 강남구 31.6% 최저… 지역간 자산 양극화 뚜렷
지역별로는 아파트값 진입 장벽이 낮은 강북 및 비강남 권역에 첫 매수세가 집중되는 극명한 쏠림 현상이 관측됐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생애최초 집합건물 매수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노원구(60.6%)였으며, 성북구(59.8%)가 그 뒤를 바짝 쫓았다. 이어 강북구(57.2%), 서대문구(55.2%), 관악구(52.7%), 강서구(50.9%), 금천구(50.2%), 구로구(50.1%) 순으로 총 8개 구에서 첫 매수자 비율이 절반을 넘겼다.
반면 주거 비용 부담이 큰 고가 상급지의 벽은 여전히 높았다. 강남구의 생애최초 매수 비중은 31.6%로 서울 최하위에 그쳤다. 서초구(32.7%), 용산구(33.4%), 광진구(34.5%) 등 집값이 비싼 지역일수록 무주택자의 진입 비율이 현저히 낮아 지역 간 자산 격차에 따른 양극화가 한층 심화된 모습을 보였다.
"무리한 영끌 지양해야"… 금리 변동성 및 자산 가치 하락 위험 상존
부동산 전문가들은 30대 무주택자 중심의 매수 쏠림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으나 시장 환경 변화에 따른 위험 요소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가 수시로 변하는 상황에서 향후 대출 금리가 변동될 경우 가계가 짊어져야 할 고정 이자 비용 부담이 급격히 커질 수 있어서다.
또한 매수세가 비강남권 중저가 단지에 지나치게 집중되어 있다는 점도 불안 요소다. 향후 거시경제 충격이나 부동산 시장 전반이 조정을 받을 때, 상급지에 비해 외곽 지역의 자산 가치 하락 충격이 더 크고 깊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정책 자금이나 완화된 규제 틈새를 활용하더라도 본인의 소득과 상환 능력을 넘어서는 과도한 부채 조달은 지양해야 한다"며 "주변 지역의 입주 물량과 수급 동향을 면밀히 따져보고 신중하게 진입 시점을 결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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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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