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누구의 인생을 살고 있는가.”
스탕달은 인간의 심리를 놀라울 정도로 현대적으로 묘사한다. 그래서 『적과 흑』은 19세기 소설이면서 동시에 오늘의 소설이다. 더 높은 자리, 더 많은 인정, 더 화려한 성공을 향해 달려가는 현대인의 불안과 허영이 이 작품 속에 그대로 담겨 있다.
오늘의 인간 역시 줄리앵처럼 살아간다.
타인의 시선 속에서 자신을 증명하려 하고 인정받기 위해 스스로를 끊임없이 연출한다. 사랑조차 비교 속에서 흔들리고 성공은 끝없는 불안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적과 흑』은 오래된 고전이 아니라 지금 우리의 얼굴에 더 가까운 소설이다.
이 작품이 위대한 이유는 단순한 비극 때문이 아니다. 인간이 자신의 욕망 속에서 어떻게 흔들리고 무너지는지를 끝까지 외면하지 않기 때문이다. 독자는 줄리앵을 비난하면서도 어느 순간 그의 욕망과 불안을 자기 안에서 발견하게 된다.
스탕달은 냉정하다. 그러나 그 냉정함 속에는 인간에 대한 깊은 연민 또한 흐르고 있다. 그래서 마지막 페이지에 다다를수록 독자는 한 청년의 몰락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라는 존재의 슬픔을 마주하게 된다.
『적과 흑』은 인간 욕망의 가장 뜨거운 얼굴과 가장 깊은 고독을 동시에 보여주는 불멸의 심리문학이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순간 독자는 조용히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나는 지금 어디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가.”
출간 정보와 표지·내지 정보는 업로드된 최종 판본 기준으로 반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