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권의 경제이야기] 가스선부터 해양플랜트까지…한국 조선업, 글로벌 수주 판도 다시 쓴다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 급증 속 조선 빅3, 세계 가스운반선 시장 80% 장악

FLNG 경쟁력 앞세운 삼성중공업, 해양플랜트 시장 주도권 강화

FLNG 경쟁력 앞세운 삼성중공업, 해양플랜트 시장 주도권 강화

세계 조선 시장의 중심축이 다시 한국으로 이동하고 있다.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넘어 초대형 가스운반선과 해양플랜트 분야까지 수주 영역을 확대하면서 국내 조선업계가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한층 높이고 있다. 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한화오션으로 구성된 국내 조선 빅3는 첨단 선박 중심의 발주 시장에서 압도적인 성과를 거두며 경쟁국과의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

 

고부가가치 가스운반선 시장에서 입증된 기술 우위가 수주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라크슨리서치 집계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전 세계에서 발주된 초대형 가스운반선(VLGC·VLAC) 46척 가운데 37척을 국내 조선 3사가 확보했다. 점유율로 환산하면 약 80%에 달하는 수준이다. 반면 중국은 8척 수주에 머물며 한국과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사진: 삼성중공업 LNG운반선, 삼성중공업 제공]

초대형 가스운반선은 높은 기술 장벽이 요구되는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선종이다. 액화석유가스(LPG)를 초저온 상태로 안정적으로 운송하기 위해서는 정밀한 압력 제어와 온도 유지 기술이 필수적이다. 최근 중동 지역 공급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미국산 LPG 수출 증가와 장거리 운송 수요 확대가 맞물리면서 관련 선박 발주가 늘어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이러한 시장 흐름 속에서 이달에만 VLGC 10척을 수주하며 약 1조7768억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여기에 암모니아 운반선 관련 수요까지 더해지면서 친환경 선박 시장 선점 경쟁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세계 선박 수주 시장에서도 한국의 반등세가 확인되고 있다. 지난달 글로벌 선박 발주량은 총 452만CGT를 기록했으며 이 가운데 한국은 199만CGT를 확보해 44%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중국은 211만CGT로 47%를 차지했다. 양국 간 격차는 불과 3%포인트 수준으로 좁혀졌다. 불과 한 달 전 중국이 70%, 한국이 15% 수준의 점유율을 기록했던 상황과 비교하면 의미 있는 변화로 평가된다. 

 

해양플랜트 분야에서는 삼성중공업의 경쟁력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총 7조9837억 원 규모의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 2기를 추가 수주하며 글로벌 시장 내 영향력을 확대했다.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발주된 FLNG 11기 가운데 7기를 수주한 것으로 집계되며 독보적인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하반기에도 추가 성장 가능성은 열려 있다. 삼성중공업은 미국 루이지애나 델핀 프로젝트와 캐나다 키시 리심스 프로젝트 등 대형 FLNG 사업 수주전에 참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재 4기 수준인 FLNG 수주 잔량이 최대 6기까지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이는 향후 해양플랜트 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 조선산업 이미지,챗 GPT생성]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 성장세는 실적에서도 확인된다. 조선 빅3의 올해 누적 수주 규모는 약 278억4000만 달러, 우리 돈 약 42조 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약 1.7배 증가한 수치다. 삼성중공업은 연간 수주 목표의 69%를 달성했고 HD한국조선해양 역시 61.8%를 기록하며 목표 달성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다만 주식시장에서는 단기적인 변수도 나타났다. 6월 9일 코스피가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조선 관련 종목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미국 연방 하원 국방위원회가 해외 조선소의 미 해군 전투함 건조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2027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NDAA)을 처리했다는 소식이 투자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해당 법안은 아직 최종 확정 단계에 이르지 않았다. 향후 상원 심의와 본회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 만큼 실제 시행 여부와 범위는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장기적인 성장 전망에 더 주목하고 있다. FLNG 설비 확대는 LNG 생산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이는 다시 LNG 운반선 신규 발주 확대를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스운반선과 해양플랜트 분야를 동시에 확보한 국내 조선업계가 향후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 운송 시장에서 더욱 강력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한국 조선업은 단순한 수주 증가를 넘어 기술 중심의 질적 성장을 이루고 있다. 가스운반선과 해양플랜트 분야에서 확보한 경쟁력은 향후 친환경 에너지 시대의 핵심 산업 기반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발주 시장의 변화 속에서 국내 조선업계가 새로운 성장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작성 2026.06.09 23:36 수정 2026.06.10 07:03

RSS피드 기사제공처 : 라이프타임뉴스 / 등록기자: 조상권 정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해당기사의 문의는 기사제공처에게 문의

댓글 0개 (/ 페이지)
댓글등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글의 게시를 삼가주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