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삼키는 전기와 물, 데이터센터 환경 부담 급증…“국가 수준 소비량 육박”

유엔대학 보고서, AI 확산에 따라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2030년까지 두 배 이상 증가 전망

탄소배출과 자원 소비 확대 속 산업계는 효율성 개선 강조

AI 서비스 이용 증가가 글로벌 에너지 정책의 새로운 변수로 부상

인공지능 기술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이를 뒷받침하는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와 탄소배출 문제가 새로운 환경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유엔대학(UNU)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데이터센터가 사용하는 에너지 규모는 이미 세계 주요 국가들과 비교될 정도로 커졌으며 향후 수년 내 그 부담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지난해 전 세계 데이터센터가 약 448조 와트시의 전력을 사용한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세계 대부분 국가의 전력 소비량을 넘어서는 규모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약 1억8900만 톤에 달했으며, 발전 과정에서 사용된 물 또한 약 4조5000억 리터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현재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량 가운데 약 20%가 AI 관련 작업에서 발생하지만 2030년에는 이 비중이 40%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은 2030년 약 935조 와트시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해당 수치가 현실화될 경우 데이터센터는 단일 국가로 가정했을 때 세계 6위권 전력 소비 주체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보고서 공동저자인 카베 마다니 유엔대학 물환경보건연구소 소장은 데이터센터가 사용하는 자원 규모가 이미 국가 단위와 비교될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AI가 물리적 인프라와 막대한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산업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용자들이 화면 너머의 환경적 영향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코넬대학교 에너지공학 분야 연구진은 이번 보고서가 탄소배출뿐 아니라 물 사용, 토지 이용, 환경 정의 문제까지 함께 다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지금까지 AI 산업은 세부 운영 정보 공개가 제한적이어서 실제 환경 영향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웠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AI 관련 업계는 기술 발전에 따른 긍정적 효과 역시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산업 관계자들은 AI가 생산성 향상, 안전 개선, 식량 생산 효율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기술 혁신을 통해 에너지 효율도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데이터센터 운영 기업들 역시 환경 영향을 줄이기 위한 협력과 책임 있는 운영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보고서는 일반 이용자들의 사용 습관 변화도 에너지 절감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AI 서비스에 입력하는 문장의 길이를 약 30% 줄일 경우 전체 에너지 사용량은 약 25% 감소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불필요하게 긴 요청보다 핵심 중심의 간결한 질문이 에너지 효율 측면에서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생성형 AI 가운데 이미지와 영상 제작 기능이 일반 텍스트 기반 작업보다 훨씬 높은 전력을 소비한다고 밝혔다. 또한 최신 AI 모델은 학습 과정에서도 막대한 에너지를 사용하지만 실제 전체 소비량의 대부분은 서비스 운영 단계에서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하루 수십억 건에 달하는 이용자 요청이 누적되면서 전력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기술 발전으로 개별 작업의 효율이 높아지더라도 사용량 자체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경우 총에너지 소비는 오히려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또한 일부 기업이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하고 있지만 전체 전력 수급 구조를 고려하면 다른 분야에서 화석연료 사용이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결국 AI 시대의 지속가능성 확보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보고서는 데이터센터와 AI 산업이 앞으로도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에너지 사용과 탄소배출에 대한 투명한 공개, 효율성 향상, 정책적 관리 체계 구축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산업 성장과 환경 보호의 균형을 찾는 노력이 향후 AI 발전의 중요한 조건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작성 2026.06.09 10:53 수정 2026.06.16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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