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리츠증권이 건설자재기업 앤트버즈가 제기한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 항소심에서 패소하면서, 반환 규모가 1심 약 139억원에서 약 402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메리츠증권은 대법원 상고를 예고했다.
서울고등법원 민사27-3부(이용호 부장판사)는 지난달 22일 앤트버즈가 메리츠증권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1심에서 인정됐던 메리츠증권의 상계 주장은 항소심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분쟁의 발단
이번 분쟁은 2021년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기업 비케이탑스가 신라산업으로부터 경북 상주 소재 옛 웅진폴리실리콘(현 SK스페셜티) 공장 설비를 매입하면서 시작됐다.

비케이탑스는 설비 매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전환사채(CB)를 발행했고, 이 가운데 일부를 인수한 메리츠증권은 해당 설비에 동산근담보권을 설정했다. 그러나 이후 SK스페셜티가 설비 철거를 막으면서 비케이탑스는 기한 내 철거를 완료하지 못했고, 법원 조정에 따라 설비 처분 권한마저 잃었다.
재판부는 이 과정에서 메리츠증권의 담보권 역시 실효돼 SK스페셜티에 대항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고 판단했다. 메리츠증권은 2022년 이 채권과 담보권을 앤트버즈에 양도했고, 앤트버즈는 담보권 실효 사실을 제대로 고지받지 못했다며 2023년 소송을 냈다.
항소심

판단
항소심 재판부는 메리츠증권이 담보권 실효에 따른 법률상 효과를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봤다. 특히 앤트버즈가 계약 체결 전 설비 철거 차질 가능성을 우려했을 때 메리츠증권이 거래에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설명한 점을 들어, 단순한 미고지를 넘어선 적극적 기망행위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이에 따라 1심에서 반환액 산정에

반영됐던 상계 논리도 항소심에서는 배척됐다. 앞서 1심은 메리츠증권의 기망행위를 인정하면서도 앤트버즈가 얻은 이익을 반영해 반환액을 약 139억원으로 제한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지연손해금이 더해질 경우 메리츠증권의 실제 부담이 500억원을 웃돌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향후 전망
메리츠증권은 별도의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으나, 대법원에 상고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대법원은 사실관계를 다시 심리하지 않는 법률심인 만큼, 두 심급이 일관되게 인정한 기망행위 등 사실인정을 뒤집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가 법조계에서 나온다. 메리츠증권으로서는 상계 배척이나 손해액 산정의 법리 오해 등 법률적 쟁점을 부각해야 활로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상고심 절차가 장기화될수록 지연손해금이 계속 누적되는 구조여서, 최종 확정 시점과 부담 규모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