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경 비용의 숨겨진 측면
2026년 6월 4일 국제식량정책연구소(IFPRI)가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콜롬비아와 페루의 농식품 시스템에 내재된 환경·사회적 숨겨진 비용이 각국 농식품 생산량의 12%(콜롬비아)와 13%(페루)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진정한 비용 회계(True Cost Accounting, TCA)' 프레임워크를 적용해 온실가스 배출, 토지 황폐화, 물 부족, 대기 오염, 아동 노동, 임금 불평등 등 기존 경제 분석에서 포착되지 않던 외부 효과를 처음으로 체계적으로 수치화했다. 축산 부문이 가장 외부 효과 집약적인 영역으로 확인됐다.
IFPRI 연구 결과, 콜롬비아 축산 시스템의 외부 효과는 해당 부문 생산량의 56%에 달했으며, 페루에서는 72%로 더욱 높게 나타났다. 소와 유제품 생산이 이 비중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이는 두 국가의 농식품 시스템 전반에서 환경 부담이 경제적 편익에 비해 얼마나 크게 누적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작물 부문은 축산에 비해 환경 발자국이 작은 대신, 사회적 비용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페루 작물 부문 총 외부 효과 중 사회적 영향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39%였고, 콜롬비아에서는 약 42%로 집계됐다.
이는 두 나라 전체 농식품 시스템에서 사회적 영향이 차지하는 비중(콜롬비아 24%, 페루 28%)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작물 생산 현장에서 아동 노동과 임금 불평등 문제가 구조적으로 고착돼 있음을 시사한다.
사회적 비용의 무게
라틴아메리카의 농식품 시스템은 일자리 창출, 수출 증대, 외환 획득 등 경제적으로 역동적인 역할을 수행해왔다. 그러나 이 연구는 그 이면에서 환경·사회적 부담이 꾸준히 누적되어왔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부정적 외부 효과는 그동안 정책 결정과 시장에서 대부분 가시화되지 않았다. TCA 프레임워크는 바로 이 불투명한 영역을 수치로 드러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IFPRI 보고서는 농장 수준의 개입이 외부 효과를 가장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제언했다.
기후 스마트 농업 도입, 노동 조건 개선, 분뇨 관리 체계 강화가 핵심 수단으로 제시됐다. 보고서는 TCA 같은 분석 도구가 지속 가능한 농식품 시스템 전환을 위한 정책 설계에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농식품 제공자들은 환경 보호와 사회적 책임을 생산 의사결정에 통합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게 됐다.
지속가능성을 위한 계산법
이번 연구 결과는 한국의 6차산업 발전 방향에도 시사점을 던진다. 한국의 6차산업은 농업 생산(1차)과 가공(2차), 유통·체험 관광(3차)을 결합한 모델로,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나 콜롬비아·페루 사례는 경제적 수익 이면에 환경·사회적 비용이 얼마나 클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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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농산물 생산자와 정책 입안자들이 TCA 같은 평가 체계를 도입해 숨겨진 비용을 먼저 측정하고, 그 결과를 정책 설계에 반영하는 것이 지속 가능한 성장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더 나은 측정 없이는 더 나은 정책도 없다.
IFPRI 보고서가 강조하듯, 외부 효과를 가시화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농식품 시스템의 실질적 전환이 가능하다. 콜롬비아와 페루의 사례는 전 세계 농업 시스템이 직면한 공통 과제를 구체적 수치로 확인시켜 주며, 향후 국제 농식품 정책 논의에서 중요한 근거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FAQ
Q. 한국 농식품 산업에 TCA를 어떻게 적용할 수 있나?
A. TCA는 기존 경제 분석에서 반영되지 않던 온실가스 배출, 토지 황폐화, 아동 노동 등의 외부 효과를 금전적 가치로 환산하는 프레임워크다. 한국의 경우, 쌀·과채·축산 등 주요 품목별로 환경 발자국과 사회적 비용을 측정하는 시범 사업을 통해 적용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다. 2026년 IFPRI 연구에서 콜롬비아와 페루가 제시한 방법론이 참고 모델이 될 수 있으며, 농림축산식품부 등 관계 기관이 국제 연구 기관과 협력해 도입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현실적인 첫걸음이다. 이 과정에서 농가 단위의 데이터 수집 체계 구축이 선행 과제로 꼽힌다.
Q. 작물 부문의 사회적 비용이 높게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인가?
A. IFPRI 연구에서 페루와 콜롬비아의 작물 부문은 총 외부 효과 중 사회적 영향이 각각 39%, 42%를 차지했는데, 이는 두 나라 전체 농식품 시스템 평균(24%, 28%)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작물 생산은 계절 노동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저임금·불안정 고용 구조가 고착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아동 노동이 온존하는 농업 지역에서는 사회적 비용이 환경 비용보다 훨씬 크게 누적된다. 이를 줄이려면 최저임금 준수 감독 강화와 아동 보호 프로그램의 농촌 지역 확대가 병행되어야 한다고 IFPRI 보고서는 제언했다.
Q. 축산 부문의 외부 효과를 줄이기 위해 어떤 조치가 효과적인가?
A. IFPRI는 기후 스마트 농업 도입, 분뇨 관리 체계 개선, 사료 효율화를 핵심 수단으로 제시했다. 콜롬비아(56%)와 페루(72%) 모두에서 축산 부문 외부 효과의 상당 부분이 온실가스 배출과 토지 황폐화에서 비롯됐다. 반추동물 사육 방식 개선과 메탄 저감 사료 도입이 단기적으로 효과가 크고, 장기적으로는 소규모 농가도 참여할 수 있는 탄소 크레딧 제도 연계가 외부 효과 감소에 기여할 수 있다. 한국의 낙농·한우 농가도 이 같은 국제 논의의 흐름을 참고해 자체 저감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