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가짓수를 줄이는 것은 피부를 굶기는 것이 아니라, 과식으로 체해 있던 피부에게 주는 가장 가볍고 편안한 소화제다.

주말을 맞아 큰맘 먹고 화장대 정리에 나선 어느 날 오후, 우리는 뜻밖의 유물 발굴 현장을 목격하곤 합니다. 언제 샀는지 기억도 안 나는 눈가 전용 크림, 피부 장벽을 세워준다는 말에 홀려 지른 정체불명의 앰플, 그리고 화장품 가게에서 언니, 이거 진짜 좋아라며 쥐여준 정겨운 비닐 샘플들까지.
그래도 비싸게 주고 산 건데.. , 이건 조만간 쓰겠지.
결국 버리지도 못하고 먼지만 슥 닦아 다시 제자리에 정렬해 둡니다. 그렇게 우리 화장대는 매달 새로운 신상들로 빼곡히 영토를 넓혀가고, 우리의 저녁 기초 케어 시간은 거의 수행 훈련을 방불케 합니다. 화장솜에 스킨을 듬뿍 묻혀 얼굴을 닦아내는 것을 시작으로 에센스, 세럼, 앰플, 로션, 아이크림, 영양크림까지... 얼굴에 얹어지는 화장품 무게만 해도 족히 몇 백 그램은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죠.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해 봅시다. 밤마다 얼굴이 끈적거릴 정도로 이 많은 화장품을 얹고 잤을 때, 정말 다음 날 아침 연예인 같은 꿀피부가 되던가요, 오히려 너무 과하게 바른 크림 때문에 아침에 눈가에 비립종이 돋거나, 원인 모를 뾰루지가 올라와 속상했던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겪는 피부 트러블의 대부분은 부족해서가 아니라 너무 많이 발라서 생기는 과영양 정체 현상입니다. 화장품 회사가 정해놓은 7단계 법칙은 우리 피부를 위한 것이 아니라, 그들의 매출을 위한 공식일지도 모릅니다. 실제로 화장품 성분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스킨, 로션, 크림은 형태(수분과 기름의 비율)만 다를 뿐, 피부에 수분을 가두어준다는 핵심 목적과 주요 성분은 놀라울 정도로 비슷합니다. 쉽게 말해 똑같은 성분의 밥을 죽으로 먹고, 볶음밥으로 먹고, 비빔밥으로 먹으며 난 골고루 먹었어,라고 위안 삼았던 셈입니다.

이제 화장대 위의 의리와 미련을 과감히 줄여야 할 때입니다. 가짓수를 줄이는 미니멀 뷰티의 진짜 기준은 복잡하지 않습니다. 내 피부가 당기지 않는 최소한의 조합, 딱 수분 공급(토너)과 수분 잠금(로션 또는 크림) 이 두 가지만 확실해도 피부는 스스로 숨을 쉬며 본연의 건강한 힘을 찾아갑니다. 화장품 가짓수를 줄이면 저녁 시간이 여유로워지고, 매달 나가던 화장품 고정 지출이 줄어 통장까지 촉촉해지는 기적을 맛보게 됩니다.
귀찮지 않고 재미있게 실천하는 화장대 다이어트 3가지
1.화장품 반창회 개최하기- 화장대 위 모든 화장품을 침대에 다 꺼내놓으세요. 최근 일주일간 한 번도 손이 안 간 제품은
과감히 서랍 속으로 격리합니다. 한 달 동안 서랍에서 나오지 못한 녀석들은 미련 없이 이별(폐기)하는 룰을 정해보세요.
2.화장품 퐁당퐁당 데이- 일주일에 딱 이틀은 피부 단식일로 지정합니다. 평소 바르던 앰플, 에센스 다 건너뛰고 오직
수분크림 하나만 얼굴에 듬뿍 바르고 주무세요. 다음 날 아침, 평소보다 훨씬 가볍고 매끄러워진 피부 솜털을 만질 수
있습니다.
3.원플러스원 금지 서약- 화장품 매장의 오늘만 이 가격, 원 플러스 원이라는 악마의 속삭임에 속지 마세요. 지금 쓰는
크림통의 바닥이 완전히 보일 때까지 다음 화장품을 절대 사지 않는 공병 보기 챌린지를 SNS나 가족들과 공유하며 게임
처럼 즐겨 보세요.
설민규 대표는 수하코스메틱의 대표이자 건강뷰티큐레이터로서 천연화장품 분야의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국내전문메디컬코스메틱회사에서 쌓은 4년간의 경력을 바탕으로, 50여 곳의 피부과와 성형외과 원장들을 대상으로 전문적인 코칭과 컨설팅을 진행해왔다. 100여 건의 피부 관련 병원 및 업체 담당자 제품시연과 코칭을 통해 현장 중심의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으며, 서울 피부과 학술세미나 및 포럼에서 상담 및 부스참여의 경험으로 현재 친환경적이고 건강한 뷰티 솔루션을 추구하며, 현재 비건 기초화장품 및 필링제품 연구개발에 주력하고 있으며, 자체 개발한 천연 화장품을 통해 건강한 아름다움을 전파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