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원 붕괴된 비트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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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진형 기자] 가상자산 대장주인 비트코인이 거시경제 악화와 주요 투자사들의 포지션 변화라는 쌍둥이 악재를 만나며 완연한 폭락세에 접어들었다. 심리적 지지선이었던 원화 1억 원 선이 두 달 만에 무너진 것은 물론, 달러 기준으로도 6만 3000달러 선에 턱걸이하며 시장은 깊은 ‘극단적 공포’ 상태에 직면했다.
6월에만 14% 폭락…‘1억 원’ 깨지고 가상자산 시총 하루 새 900억 달러 증발
4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9시 30분 전후를 기점으로 국내외 거래소에서 일제히 급락세를 연출하고 있다.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5.01% 하락한 6만 3627달러(코인마켓캡 기준 6만 3080달러)에 거래되며 나흘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불과 며칠 전 7만 4000달러 선을 넘보던 것과 비교하면 가파른 수직 하락이다. 이달 들어서만 무려 14%에 달하는 낙폭을 기록 중이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도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4.94% 내린 9407만 원을 기록, 지난 4월 초 이후 약 65일 만에 1억 원 선을 반납했다. 가상자산 시장의 전반적인 냉각으로 이더리움(-4.40%), 솔라나(-6.20%), BNB(-6.41%) 등 주요 알트코인도 동반 약세를 면치 못했다. 이로 인해 가상자산 전체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900억 달러(6월 누적 2800억 달러)가 증발했다.
현재 국내 시세가 해외 시세보다 낮게 형성되는 이른바 '역(逆) 김치프리미엄'은 -2.81%까지 벌어져 국내 투자 수요가 급격히 얼어붙었음을 보여준다. 투자 심리를 지표화한 '가상자산 공포·탐욕 지수' 역시 12포인트를 기록하며 투매 가능성이 높은 '극단적 공포' 단계를 가리키고 있다.
중동 리스크발 인플레이션 우려와 ‘가장 든든한 우군’ 스트래티지의 배신
이번 대폭락은 거시경제적 불안 요인과 가상자산 내부의 대형 매물 출회가 맞물린 결과다.
간밤 뉴욕증시는 미국과 이란 간의 군사적 충돌 격화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며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특히 브렌트유(배럴당 97.81달러, 1.9%↑)와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배럴당 96.02달러, 2.4%↑) 등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선에 육박할 정도로 급등했다. 유가 급등은 인플레이션 우려를 다시 자극했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감을 지워버리며 위험자산 시장의 유동성을 강하게 압박했다. 미 증시 내 반도체주가 AI 열풍으로 방어에 나선 것과 달리, 가상자산 시장은 자금 유출 타격을 고스란히 받았다.
시장 충격을 더한 결정타는 대표적인 비트코인 영구 보유론자인 스트래티지의 매도 소식이었다. 스트래티지는 최근 보유 중인 84만 3000여 개의 비트코인 중 32개(약 250만 달러 규모)를 처분했다. 전체 보유량에 비하면 미미한 수치이지만, 2022년 이후 공격적인 매집만 이어오던 기업이 4년 만에 처음으로 매도 포지션을 취했다는 사실 자체가 투자자들에게 '전략 변화'라는 심리적 충격을 안겼다.
이례적으로 알트코인보다 더 떨어진 비트코인…“약세장 막바지 징후” 분석도
주목할 점은 이번 하락장에서 비트코인의 낙폭이 알트코인보다 컸다는 점이다. 통상 비트코인이 조정받을 때 알트코인이 더 크게 폭락하던 과거 양상과 다르다. 트레이딩뷰에 따르면 이달 비트코인은 12.39% 하락한 반면, 비트코인과 스테이블코인을 제외한 알트코인 시총(TOTAL2ES)은 8.10% 하락에 그쳤다.
이는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 이후 최장기 기록인 ‘13거래일 연속 자금 순유출’이 발생하면서, ETF 발 매도세의 직접적인 타격을 비트코인이 고스란히 맞았기 때문이다. ETF를 통해 진입한 기관투자자들이 오직 비트코인만을 기계적으로 매도하면서 발생한 현상이다. 아울러 알트코인은 이미 지난해 최고점 대비 55.66% 폭락해 추가 하락 여력이 작았던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다만,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는 현재의 가파른 하락세를 오히려 약세장의 종착역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투자은행 컴패스포인트의 에드 엥겔 애널리스트는 최근 발생한 매도 물량의 26%가 비트코인 가격이 9만 달러 이상일 때 진입한 고점 매수자들의 물량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그동안 견조하게 버티던 고점 투자자들마저 신저점 근처에서 손절매하는 '항복(Capitulation) 매도'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비트코인 약세장이 후반부 및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고 확신을 더했다.
가상자산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의 다음 유의미한 지지선으로 6만 5000달러 선을 재확인해야 한다고 보면서, 만약 이 구간 아래에서 하락세가 장기화될 경우 지난 2월 저점인 6만 달러 선까지 추가 후퇴할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경고했다.
AI부동산경제신문 | 편집부
이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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