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엄한 삶의 마무리를 위한 국가 정책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6월 2일 국가호스피스연명의료위원회를 열고 ‘제2차 호스피스·연명의료 종합계획(2024~2028)’에 따른 2026년도 시행계획을 심의·확정했다. 이번 계획은 국민이 생애 말기에도 스스로의 의사를 존중받으며 의료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연명의료결정제도 접근성 확대가 가시적 성과를 거뒀다.
정부는 2025년 한 해 동안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기관을 기존 760개에서 819개로 늘리고, 제도 참여 의료기관도 468개에서 513개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보건소와 노인복지관 등 생활권 내에서 관련 상담과 등록이 가능해지면서 국민 접근성이 크게 향상됐다.
취약계층을 위한 맞춤형 지원도 강화됐다.
거동이 불편한 고령층 등을 대상으로 한 방문 상담 서비스를 통해 약 5만 건에 달하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을 지원했다. 또한 점자 자료와 외국인 대상 안내서를 제작해 정보 접근성을 높였으며, 상담 서비스의 전문성과 포용성을 함께 강화했다.
디지털 전환을 통한 이용 편의 개선도 이뤄졌다.
정부는 모바일 등록증 발급 서비스를 도입해 이용자가 언제든 자신의 의향서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종이 등록증 분실 위험과 발급 대기 시간을 줄이는 동시에 제도 이용 과정의 불편을 상당 부분 해소했다.
의료기관의 행정 부담 완화에도 나섰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연명의료정보처리시스템 간 데이터 연계를 구축해 기관 운영 현황을 보다 정확하게 제공하도록 했다. 아울러 단순 실수에 의한 기록 오류에 대해서는 처벌 대신 교육명령을 우선 적용하도록 법령을 정비해 현장의 부담을 줄였다.
호스피스 서비스 역시 양적·질적 성장을 이어갔다.
호스피스전문기관은 188곳에서 194곳으로 확대됐으며, 관련 정보시스템을 활용한 환자 정보 공유 체계도 마련됐다. 이를 통해 기관 간 연계가 강화되고 환자 중심 서비스 제공 환경이 한층 개선됐다.
가정형 호스피스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도 추진됐다.
기존 전문간호사 중심이었던 참여 기준을 확대해 방문간호 경력을 보유한 간호사도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재택 중심 돌봄 수요에 보다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한 평가체계도 개편됐다.
통증 관리와 임종 돌봄 관련 평가 비중을 높이고 사별가족 지원 프로그램을 표준화하는 등 이용자 경험 중심의 평가 기준을 도입했다. 환자뿐 아니라 가족의 심리적 지원까지 포함하는 통합 돌봄 체계 구축이 핵심 방향으로 제시됐다.
대국민 인식 개선 노력도 긍정적인 성과를 냈다.
환자와 의료진의 실제 경험 사례를 공유하고 영상 공모전, 통증 인식 개선 캠페인 등을 지속적으로 운영한 결과 호스피스 인지도는 80.4%에서 83.2%로 상승했다. 긍정 인식 역시 72.0%에서 76.9%로 높아지며 사회적 공감대가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2026년에는 연명의료결정제도의 디지털 혁신이 본격화된다.
현재 직접 방문을 통해서만 작성 가능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온라인으로 등록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추진된다. 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줄여 더 많은 국민이 자신의 의사를 미리 기록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연명의료 중단 적용 범위 확대 논의도 시작된다.
정부는 현재 임종기로 제한된 연명의료 유보·중단 가능 시점을 말기 단계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등을 중심으로 사회적 논의를 진행하고, 쟁점별 기준을 단계적으로 마련할 방침이다.
환자의 자기결정권 보장을 위한 제도 기반도 강화된다.
종합병원과 요양병원을 중심으로 윤리위원회 설치를 확대하고, 연명의료계획서 작성 시점을 기존 말기 단계에서 말기가 예견되는 시점으로 앞당기는 방안도 검토된다. 이를 통해 환자와 의료진 간 충분한 상담과 숙의가 가능하도록 지원한다.
호스피스 분야 역시 서비스 확대와 전문성 강화에 집중한다.
가정형 호스피스 수가 개선과 인프라 확충 방안 마련은 물론, 요양병원 환경에 적합한 특화 모델 개발도 추진된다. 또한 대기환자 정보 공유 기능을 강화해 환자 연계 효율성을 높이고 정책 수립을 위한 데이터 기반도 확대할 계획이다.
전문 인력 양성을 통한 서비스 품질 제고도 이어진다.
만성호흡부전 환자를 위한 전문 교육자료를 개발하고, 실무교육 과정을 대폭 확대 운영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생애 말기 돌봄의 전문성과 현장 대응 역량을 한층 높인다는 구상이다.
생애 말기 준비가 개인의 선택을 넘어 사회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는 연명의료결정과 호스피스 제도가 단순한 의료 서비스가 아니라 국민의 존엄한 삶과 죽음을 지원하는 사회안전망이라는 인식 아래 제도 개선을 지속 추진할 방침이다. 앞으로는 접근성 확대와 디지털 전환, 자기결정권 강화가 정책 추진의 핵심 축이 될 전망이다.
이번 2026년 시행계획은 연명의료결정제도와 호스피스 서비스를 국민 중심으로 재편하는 데 의미가 있다. 온라인 등록 도입, 적용 범위 확대 논의, 서비스 인프라 강화 등을 통해 국민이 생애 말기 의료 선택권을 보다 적극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의 의사를 존중받고 존엄성을 유지할 수 있는 사회는 성숙한 복지국가의 중요한 기준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연명의료결정제도와 호스피스 정책 고도화는 단순한 제도 개선을 넘어 국민 삶의 질 향상과 인간다운 생애 마무리를 지원하는 핵심 정책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