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입찰에서 발생하는 담합은 대개 행정의 사각지대를 파고들지만, 행정이 카르텔의 이익 실현 주기에 맞춰 정교하게 움직였다면 이야기는 전혀 달라집니다. 본지가 앞서 기사화한 데이터와 조달청 나라장터의 확정 계약 데이터를 연계해 정밀 분석한 결과, 의혹의 종착지는 단순한 행정 방치를 넘어 주광덕 남양주 시장과 특정 폐기물 업체 간의 ‘구조적 결탁’을 선명하게 가리키고 있습니다.
관·경 유착의 전형적인 메커니즘이 이번 남양주시 사태에서 그대로 재현되고 있습니다. 그 실체는 '특혜성 고가 계약 체결', '물밑에서 조율된 듯한 연말 속전속결 처리', 그리고 '기부금을 매개로 한 합법적 방패막이 형성'이라는 세 가지 축으로 요약됩니다.
계약서 도장 찍자마자 시장실행… 의혹의 연말 ‘속전속결’ 타임라인
조달청 확정 계약 정보와 남양주시의 행보를 날짜별로 재구성해 보면, 톱니바퀴처럼 완벽하게 맞물려 돌아가는 기획된 타임라인이 드러납니다.
- - 2025년 12월 21일 (3권역 계약): 주식회사 비엔리팹이 2,048,750,580원(약 20억 5,000만 원) 규모의 대형폐기물 대행사업 계약을 최종 확정 짓습니다.
- - 2025년 12월 26일 (2권역 계약): 불과 닷새 뒤, (주)진미환경이 2,297,231,620원(약 23억 원) 규모의 2권역 계약서에 서명합니다.
- - 2025년 12월 30일 (합동 기부식): 마지막 계약이 체결되고 단 4일 뒤, 담합 의혹의 당사자인 3개 업체 대표들이 한날한시에 남양주시청 시장실에 모여 총 1,000만 원의 후원금을 기탁하고 주광덕 시장과 나란히 인증샷을 촬영합니다.
연말이라는 어수선한 시기를 틈타 수십억 원짜리 대형 계약들을 속전속결로 몰아서 체결해 주고, 계약서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시장실에서 기부금 전달식을 열어준 셈입니다. 이처럼 물 흐르듯 매끄러운 연쇄 행보는 사전에 조율된 교감이나 확약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입니다.

<25년 12월 30일 주광덕 시장실, 진미환경·미건에코·비엔리팹, 남양주시 취약계층 위해 1천만 원 기부 사진>
95억 혈세 낭비 방치와 '1천만 원 기부금'의 대가성 거래 의혹
나라장터의 남양주시가 명시한 낙찰하한율은 87.995%였습니다. 정상적인 경쟁이 작동했다면 시는 최소 9억 원 이상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었으나, 이들 3개 업체(미건에코, 비엔리팹, 진미환경)는 마치 사전에 가격을 맞춘 듯 기초금액의 97~98%에 달하는 이례적인 고가 투찰로 약 95억 4,122만 원의 세금을 나누어 가졌습니다.
시 행정이 이 명백한 폭리 계약을 그대로 수용하고 최종 서명을 해준 대가는 고작 수일 뒤 '기부금'이라는 명목으로 시장에게 돌아왔습니다.
시민의 혈세 9억 원이 카르텔의 폭리로 증발하는 것을 방치해 준 대가로, 주광덕 시장은 단 1,000만 원의 기부 행사를 열며 이들을 '복지의 버팀목'이라 칭송한 것입니다. 앞서 2025년 6월 27일에는 ㈜미건에코가 주 시장을 독대하며 1억 원 고액 기부를 약정하는 등, 이들 카르텔은 입찰 전후로 지속적인 '기부금 공세'를 펼치며 시장과의 밀착 관계를 합법적으로 포장해 왔습니다.

<25년 6월 27일 ㈜미건에코 대표는 남양주 시장실에서 주광덕 시장과 남양주시복지재단의 고액 기부 프로그램 가입 사진>
2년 연속 패싱된 스크리닝… 주광덕 시장이 침묵한 이유
이 사건의 본질은 주광덕 시장이 이 거대한 담합 구조와 유착 의혹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에 있습니다.
이러한 비상식적인 나눠먹기식 투찰 패턴은 이미 2024년 말 1권역 입찰에서도 이상 징후가 뚜렷하게 포착된 바 있습니다. 이미 한 차례 경고등이 켜졌음에도 불구하고, 최고 결정권자인 주광덕 시장은 감시 시스템을 작동시키지 않은 채 2025년 말 입찰에서도 똑같은 업체들이 수십억 원의 사업을 회전목마식으로 쪼개 갖도록 방치하고 계약서에 사인을 남겼습니다.
시민단체 관계자가 "특정 업체 3곳이 짜고 치는 수십억 입찰을 필터링조차 안 한 것은 명백한 배임이자 유착"이라고 일갈한 것은 결코 과장이 아닙니다. 일선 실무 부서의 독단적인 판단으로는 거액의 혈세 낭비 계약 처리와 고액 기부자와의 지속적인 시장실 독대 및 밀착 행보를 모두 설명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내부 감사가 아닌 수사기관의 전면 수사가 필요
토착 카르텔의 결말은 언제나 행정 수장의 '묵인' 혹은 '결탁'이었습니다. 담합으로 얻은 막대한 이익의 극히 일부를 기부금 형태로 환원하고, 행정 수장은 이를 치적으로 포장하며 독점적 계약을 보장해 주는 구조는 전형적인 부패의 공식입니다.
주광덕 시장은 "몰랐다"거나 "순수한 사회공헌"이라는 상투적인 변명 뒤에 숨어서는 안 됩니다. 연말 계약 체결 직후 번개처럼 진행된 기부금 유치 과정에 대가성이나 사적 결탁이 있었는지 여부는 이제 남양주시 자체 감사의 영역을 넘어섰습니다. 74만 시민의 혈세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공정거래위원회의 즉각적인 고발과 수사기관의 전면적인 압수수색 등 강제 수사가 착수되어야 할 시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