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박을 샀다.
조금 작은 걸 살까 하다가
결국 더 크고 비싼 수박을 골랐다.
오랜 경험상 과일은 크고 좋은 게
대체로 맛있다는 결론을 얻었기 때문이다.
무거운 수박을 끙끙 들고 집에 왔다.
팔은 아팠지만 마음은 괜히 기대가 되었다.
수박을 좋아하는 딸아이를 위한 마음도 있었다.
예전에는 무겁고, 썰기 힘들고,
쓰레기도 많이 나와 수박을 잘 사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딸아이가 좋아하는 수박을
기꺼이 사고 싶어진다.
그것도 아이를 향한 작은 마음의 표현일 테니까.
올해 첫 수박을 먹은 마음은 그 자체로 초여름 같았다.
기대만큼 수박은 달고 사각사각 맛있었다.
차갑게 잘라 먹으니 이제 진짜 여름이 오는구나 싶었다.
오늘은 무거운 수박 하나가
계절도, 마음도 조금 더 달콤하게 만들어준 날이다.
무거운 수박 한 통에 담긴 초여름의 무게보다, 아이를 향한 달콤한 사랑의 크기가 더 묵직하게 다가오는 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