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순살 직장인의 생각주머니) 감자꽃이 피었습니다.

감자꽃 (이미지 freepik.com)



집 앞 텃밭 작물들은 볼 때마다 훌쩍 크더니 이제는 밭이 무성해졌습니다.

땅은 참 놀랍습니다.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때부터, 아니 그 이전부터 벼를 심었던 논은 지금까지도 쌀을 듬뿍 내어줍니다.

밭도 마찬가지고요.

땅에 거름을 준다고 하지만, 땅이 견디는 시간과 땅이 내어주는 먹거리를 생각하면 턱도 없습니다.

땅의 신비함은 또 있습니다.

일단 씨앗을 품기만 하면 뭐든지 싹을 틔워냅니다

농부가 힘껏 심고 가꿔도, 바람이 성글게 심어놓고 뒤돌아보지 않아도 땅은 기어코 싹을 틔워 냅니다.

그래서인지 5월 초인데도 텃밭은 벌써 콩나물시루처럼 온갖 작물들로 가득 찹니다.

자연과 땅의 조화를 바라보면서 ‘사람도 땅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땅이 독초 약초를 가리지 않고 기르듯이, 사람에게도 망상이나 선의가 뒤섞여 자라납니다.

어떤 사람은 파도가 쉼 없이 넘실대듯 잡념과 망상이 끊이질 않습니다.

보고 듣는 대로 불끈불끈 욕망이 일어나고 모래성처럼 넘어갑니다.

땅처럼 사람에게는 무엇이든지 자랍니다.

그것도 무성하게 자랍니다.

가만둬도 저절로 자라기 때문에 나중에는 감당조차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농부처럼 ‘자기’라는 밭에 좋은 씨앗을 가려 심고 정성껏 가꿉니다.

책을 가까이하고, 배우기를 즐겨 합니다.

슬픔과 고통, 연민을 발효시켜 거름으로 되돌려 놓습니다.

무엇을 심든지 밭은 기어이 그 씨앗을 틔워 싹을 낼 겁니다.

사람도 그렇습니다.

‘내 속에 무엇을 심을까?’를 고민하고 결정하면 그 다음은 시간이 알아서 다해 줄 겁니다.

만약 우리가 결정하지 않으면 잡초만 무성하겠고요.

상추를 심으면 상추가 자랄 테지요.

벌써 하얀 감자꽃이 피었습니다.

땅속에서 굵어지는 감자알처럼 여름이 쑥쑥 자라는 시간입니다.

이 생장의 시절에 내 마음 밭에는 칡넝쿨 같은 욕망만 무성할까 두렵습니다.

여러분의 ‘마음밭’에는 무엇을 심고 싶은지요?

그리고 지금 무엇이 자라고 있을지도 궁금합니다.

'평범한 일상을 덖어 환희를 짓고 싶은' 함께성장인문학연구원 칼럼니스트 김황종

김황종 칼럼니스트 기자 yc1401@naver.com
작성 2026.05.17 13:26 수정 2026.05.18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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