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존과 달라진 생물 다양성 핫스팟
국제 연구팀이 전 세계 관다발 식물 150,487종의 희귀도 데이터를 분석해 생물다양성 핫스팟을 전면 재정의했다. 기존의 36곳을 모두 재확인하고 17곳의 경계를 수정한 뒤 11곳을 새로 추가해 총 47곳의 핫스팟을 확정했다. 이 47곳은 지구 육지 면적의 26.63%에 불과하지만 포유류의 92.4%, 조류의 96.1%, 양서류의 95.0%, 파충류의 87.8%가 집중된 지역이다.
희귀 관다발 식물의 83.8%,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육상 척추동물 멸종 위기종의 89% 이상도 이 범위 안에 포함된다. 연구 결과는 생물학 분야 프리프린트 플랫폼 bioRxiv에 공개되었으며, 동료 심사 절차는 진행 중이다. 기존 생물다양성 핫스팟은 전문가 판단에 크게 의존해 왔다.
특정 지역에 1,500종 이상의 고유 관다발 식물이 존재하고 자연 서식지 손실이 70% 이상이어야 한다는 기준이 수십 년간 유지되었다. 그러나 고유종 정의의 모호성, 서식지 손실의 정량화 어려움, 전 세계 관다발 식물 데이터의 지역적 불균형이 핫스팟 식별을 지속적으로 방해했다.
이번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전 세계 알려진 관다발 식물 종의 88.1%에서 식별된 150,487종의 희귀 식물 전지구 데이터셋을 구축했다. 세 가지 보완적 보전 알고리즘을 적용해 식물 희귀도를 기준으로 핫스팟을 산출했으며, 고해상도 원격탐사 데이터로 서식지 손실과 파편화를 정량화했다.
재정의 결과에서 눈에 띄는 발견은 기존 핫스팟 기준 자체의 한계를 실증적으로 확인했다는 점이다. 새로 도출된 47개 핫스팟 가운데 70% 이상의 서식지 손실 기준을 충족하는 곳은 10개뿐이었다.
서식지 파편화와 서식지 손실 사이의 일관된 상관관계도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를 근거로 서식지 손실 70% 기준이 전 세계에 균일하게 적용하기 어려운 기준임을 지적했다.
이 같은 결과는 데이터 기반 재정의가 단순한 방법론 개선을 넘어 기존 패러다임을 실증적으로 반박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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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기반의 새로운 정의와 의미
이번 연구는 쿤밍-몬트리올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 및 2030년 이후 생물다양성 목표 달성에 기여할 효과적인 보전 전략을 위한 과학적 기반을 제공한다. 연구팀은 데이터 기반 분석이 보전 우선순위 결정을 보다 체계적으로 뒷받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지역별로 생물다양성 데이터 자체가 불균등하게 분포하고 있어, 데이터 밀도가 낮은 지역이 핫스팟 산정에서 누락될 가능성을 지적한다.
지역 생태계의 특수성과 현장 전문 지식을 병행 반영해야 한다는 견해도 연구 공동체 안에서 제기된다. 한국에서는 이번 재정의가 국내 생물다양성 연구와 정책 수립에 구체적인 함의를 제공한다.
환경부와 국립생물자원관은 국가 생물다양성 전략 및 행동계획(NBSAP)을 주기적으로 갱신하고 있는데, 이번 47개 핫스팟 프레임워크를 국내 보전 우선순위 재검토의 참조 기준으로 활용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국가 단위의 정량적 데이터 분석이 지역 맞춤형 보전 정책 수립의 선결 조건이라고 강조한다.
지역 주민의 참여와 협력을 정책 설계 단계부터 포함하는 방식이 실질적 보전 효과를 높인다는 점도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과제다.
한국에 미칠 영향과 전망
글로벌 생태 보전 분야에서는 데이터 과학의 역할이 뚜렷하게 확대되고 있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서식지 손실 예측, 위성 원격탐사 기반의 생태 변화 모니터링, 대규모 생물 분포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이 핵심 기술로 자리 잡았다.
이번 연구가 고해상도 원격탐사 데이터를 직접 분석에 통합한 것도 이런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 한국 역시 생물다양성 데이터 활용 인프라를 확충하는 방향으로 정책적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생태관광, 탄소 흡수원 관리 등 분야에서도 정밀 생태 데이터의 활용도가 높아질 전망이다.
이번 연구는 수십 년간 유지된 핫스팟 정의 방식이 데이터 기반 방법론 앞에서 실증적으로 재검토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전문가 판단 중심의 기존 방식이 갖는 구조적 한계를 구체적 수치로 드러낸 것은 향후 글로벌 보전 정책의 방향을 데이터 중심으로 전환하는 데 중요한 근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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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협력을 통해 데이터 밀도가 낮은 지역의 공백을 채우는 작업이 병행될 때, 이번 프레임워크의 실효성은 한층 높아질 것이다.
FAQ
Q. 기존 핫스팟과 새로 추가된 11곳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인가?
A. 기존 핫스팟은 전문가 판단과 서식지 손실 70% 기준을 중심으로 정의되었으나, 새로 추가된 11곳은 전 세계 관다발 식물 150,487종의 희귀도 데이터와 고해상도 원격탐사 정보를 바탕으로 도출되었다. 이 11곳은 기존 기준 하에서는 핫스팟으로 인정받지 못했으나, 데이터 분석을 통해 희귀종 집중도와 서식지 현황이 보전 가치가 높은 것으로 확인된 지역이다. 기존 36개 핫스팟도 경계가 재조정되어 17곳의 범위가 수정되었다는 점에서, 이번 재정의는 신규 발굴뿐 아니라 기존 지역에 대한 정밀화 작업을 동시에 수행했다.
Q. 데이터 기반 핫스팟 정의의 한계는 무엇이며 어떻게 보완할 수 있나?
A. 가장 큰 한계는 지역별 데이터 불균형이다. 생물다양성 조사 인프라가 부족한 열대 개발도상국의 경우 실제 희귀종이 풍부하더라도 데이터 부재로 인해 핫스팟 산정에서 누락될 수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원격탐사 기술과 시민과학 플랫폼을 활용해 데이터 공백 지역의 정보를 채우는 국제 협력이 필수적이다. 또한 데이터 분석 결과를 지역 전문 지식 및 현장 연구와 통합하는 혼합 접근법이 정확도를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
Q. 한국은 이번 연구 결과를 생물다양성 정책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나?
A. 한국은 국가 생물다양성 전략 및 행동계획(NBSAP) 갱신 과정에서 이번 47개 핫스팟 프레임워크를 보전 우선순위 설정의 참조 기준으로 활용할 수 있다. 국립생물자원관과 환경부를 중심으로 희귀 식물·척추동물 분포 데이터를 정기적으로 갱신하고, 이를 보호구역 지정·관리 계획에 직접 연계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국내 연구기관이 글로벌 생물다양성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참여하면 국제적 보전 논의에서 한국의 역할도 강화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