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인우 화가가 2022년 9월 완성한 작품 <192. 가을의 전설(낙엽)>을 공개했다. 1992년 화단에 데뷔한 이후 34년간 약 1,500여 점의 작품을 발표해 온 남인우 화가가 오랜 기간 축적해 온 마티에르 기법과 색채 운용을 하나의 화면 안에 응축한 작품으로, 자연의 순환이라는 주제를 독자적인 조형 언어로 풀어냈다.
이 작품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캔버스 표면을 물리적으로 확장한 입체적 마티에르다. 목재와 혼합 매체를 활용해 물감을 반복적으로 쌓아 올리고 긁어내는 과정을 거쳐 형성된 표면은 평균 15mm에서 25mm에 이르는 두께를 지닌다. 이는 일반적인 임파스토 기법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평면 회화이면서도 조각적 입체감을 동시에 갖추고 있다. 표면의 불규칙한 요철은 전시 공간의 조명 방향에 따라 그림자의 깊이와 형태가 달라지며, 관람 위치에 따라 화면이 다르게 보이는 가변적 특성을 지닌다.
색채 구성에서도 독자적인 서사 구조가 드러난다. 화면 상단을 지배하는 금색과 청록색, 그 사이로 배치된 적색의 파편들은 가을 자연의 절정을 연상시키며, 하단으로 내려갈수록 짙은 갈색과 어두운 톤으로 전환된다. 상단의 찬란함과 하단의 묵직한 침잠이 하나의 화면 안에서 대비를 이루는 이 구조는 소멸과 재생이라는 자연의 순환을 색채의 층위로 시각화한 것으로 읽힌다.
남인우 화가는 조선 개국공신 의령부원군(남재)의 25대손으로, 가문의 역사적 서사를 예술적 모티프로 삼아 작업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작품에서도 겹겹이 쌓인 마티에르의 물리적 층위가 시간의 누적과 연결되는 구조적 특성을 보이며, 역사적 정체성과 현대 추상 미술의 접점을 보여준다.
남인우 화가는 "'가을의 전설'은 사라져가는 것들이 다시 대지의 자양분이 되어 새로운 생명으로 이어지는 순환의 과정을 물질의 층위로 기록한 작품"이라며 "34년간 탐구해 온 마티에르의 가능성을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