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군사적 대치 과정에서 비협조적 태도를 보인 나토(NATO) 회원국과 한국·일본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표출하며, 미군 재배치와 보복적 조치를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이는 단순한 일시적 마찰이 아니라, 미국이 오랜 기간 강조해 온 ‘공정 분담’ 원칙이 중동 위기라는 실전 상황에서 시험대에 오른 결과로 보인다.
백악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보호해 주는 나라들이 도움을 주지 않았다”며 일본, 한국, 나토 전체를 지적한 바 있으며, 이는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작전에서 동맹국들의 미온적 참여를 직접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나토의 방위비 분담 문제는 이미 오래전부터 논란이었으나, 2025년 나토 정상회의에서 합의된 ‘5% GDP 핵심 방위 투자’ 목표가 새로운 기준이 됐다.
나토 공식 자료(Defence Expenditure of NATO Countries, 2014-2025)에 따르면 2025년 기준으로 모든 회원국이 최소 2% 목표는 달성했으나, 폴란드(4.48%), 리투아니아(4%), 라트비아(3.73%) 등 동유럽 국가들은 3.5%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스페인은 지난해 5% 목표 수용을 단독 거부한 데 이어, 이란 관련 작전에서 로타 해군기지와 모론 공군기지 사용을 불허하고 미군 항공기의 영공 통과까지 차단했다. 독일 역시 정치권 일부에서 미국의 이란 공습을 “재앙적 실수”로 규정하며 비판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스페인의 이러한 조치는 유럽 내에서 유일하게 미국의 작전 지원을 거부한 사례로, 다른 회원국(영국, 독일, 이탈리아 등)은 기존 합의에 따라 기지를 제공하며 ‘조용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는 나토 내 미군 재배치와 선택적 보복 조치 논의가 구체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스페인과 독일에 대해서는 ‘반대 급부’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반대로 폴란드, 리투아니아, 루마니아 등은 미국의 군사 자산 이동·배치에서 실질적 혜택을 볼 가능성이 높다. 이들 국가는 나토 공동 자금 분담 비율에서도 상향 조정(폴란드 3.38%대, 리투아니아 0.30%대)됐으며, 미국의 이란 정책에 적극적 지지를 표명해 온 만큼 전략적 수혜가 예상된다.
중동 국가 가운데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입장도 주목할 만하다. 사우디 외무부는 이란의 공격에 대해 “자위권 행사”를 강조하면서도, 초기에는 미·이스라엘 작전에 영공·영토 제공을 거부했다. 그러나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가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걸프 국가들의 실질적 협력을 암시했다. 이는 미국의 강경 노선이 사우디의 안보 수요와 맞물려 있다는 점을 보여주며, 중동에서의 미국 우위 재확인을 위한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일 양국에 대한 미국의 시선은 다소 복잡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과 한국에 약 8만 명 가까운 규모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음에도 지원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미 국방부 자료에 따르면 일본에는 약 5만 4천 명, 한국에는 약 2만 4천 명(일부 자료 2만 8천5백 명)의 미군이 배치돼 있다. 그러나 양국 정부의 이란 사태 관련 공식 성명은 ‘평화적 해결’과 ‘외교적 노력’을 강조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이는 동맹국으로서의 ‘적극적 지원’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한·일에 대해 초강경 조치(주한·주일 미군 철수나 강력 제재)를 단행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 대다수 전략 전문가들의 공통된 판단이다. 이유는 명확하다. 동북아시아의 지정학적·경제적·군사적 중요성 때문이다.
미국의 ‘25 국가안보전략(National Security Strategy)에서도 인도·태평양 지역을 ‘주요 전장’으로 규정하며, 중국 견제를 위한 한·일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대만 문제 역시 한·일의 협조 없이는 안정적 관리가 어렵다. 중국이 미군의 중동 집중 틈을 타 서해(황해)와 동중국해에서 항행·항공 금지 구역을 대규모로 설정한 사례(최근 40일간 5개 구역 통보)는 이를 잘 보여준다. 중국 해사안전국(MSA)의 통보와 CSIS 분석에 따르면, 이는 단순 훈련이 아니라 미국의 전략적 주의 분산을 노린 ‘기회 포착’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결국 트럼프 행정부의 미군 재배치 검토는 ‘선택과 집중’의 논리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 협조적인 동유럽 국가들과 사우디 등에는 군사 자산을 강화하고, 비협조적인 일부 서유럽 국가에는 압박을 가하는 형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에 대해서는 지정학적 현실이 강력한 제동을 걸고 있다. 중국의 태평양·서해 팽창 야심, 북핵 위협, 대만 해협 안정이라는 삼중 과제가 미국으로 하여금 한·일과의 동맹을 ‘포기 불가’ 자산으로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전 세계의 관심은 이번 사태를 통해 국제 안보 질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목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더 이상 ‘무조건적 우산’을 제공하지 않겠다는 명확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으며, 동맹국들은 ‘선택적 협력’의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다만 동북아의 경우, 미국의 전략적 유연성과 한·일의 지정학적 가치는 여전히 균형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진정한 동맹은 위기 시에만 빛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 상호 이익을 계산하는 냉정한 현실주의 위에서 지속된다.
많은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검토가 결국 ‘더 강하고 공정한 동맹’으로 이어질 것인지에 대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필요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면서 시대적 변곡점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하고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