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 앞둔 마지막 수업…20년 제자 품은 교수가 남긴 가장 깊은 가르침

김미향 교수, 뇌사 장기기증으로 세 명에게 생명 전달…교육자의 삶 마지막까지 이어져

정년 1년 앞두고 전해진 생명나눔의 울림, 제자와 가족이 기억한 따뜻한 스승

나눔과 책임의 삶 실천한 교육자, 마지막 선택이 남긴 사회적 메시지

▲ 마산대학교에서 오랜 시간 교육 현장을 지켜온 김미향 교수의 생전 모습.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스승의 날을 앞두고 교육 현장에 오랫동안 헌신해 온 한 교수가 마지막 순간까지 의미 있는 선택을 남겼다. 평생 학생들을 가르치며 살아온 교육자는 생의 끝에서도 누군가의 삶을 이어주는 길을 택했고, 그 결정은 세 명의 환자에게 새로운 희망으로 이어졌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10일 삼성창원병원에서 김미향 씨가 뇌사 장기기증을 통해 간과 양측 신장을 기증하며 세 사람에게 새로운 삶의 기회를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김 씨는 최근 두통과 어지럼 증상을 겪던 중 지난 4월 갑작스럽게 자택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이후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이어갔으나 끝내 회복하지 못했고, 의료진은 뇌사 상태를 확인했다.

 

갑작스럽게 닥친 현실 앞에서 가족들의 충격은 컸지만 가족들은 고인이 생전 살아온 방식에 답을 찾았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주변 사람을 먼저 챙기고 나누는 일을 당연하게 여겼던 그의 삶을 떠올리며 장기기증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외동딸 박다빈 씨는 가족에게는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누구보다 어머니를 붙잡고 싶었지만, 다른 환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전할 수 있다면 어머니 역시 기뻐할 것이라 생각하면서,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서도 타인을 먼저 배려하던 어머니였기에 마지막 순간에도 누군가를 돕는 일을 원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 마산대학교에서 오랜 시간 교육 현장을 지켜온 김미향 교수의 생전 모습.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경상남도에서 태어난 김 씨는 배움에 대한 열정이 유난히 깊은 사람이었다. 주변에서는 공부가 취미라는 말이 자연스러울 만큼 학문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고 회상한다. 그는 마산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며 약 20년 동안 교육 현장을 지켜왔고, 오랜 근속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기도 했다.

 

특히 정년을 불과 1년여 앞둔 시점에서도 학생들을 위한 고민은 멈추지 않았다. 진로 상담은 물론 장학금 기회와 취업 문제까지 직접 챙기며 학생들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등 삶을 함께 고민하는 교육자였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함께 근무한 동료들은 학생들을 품어주는 모습이 마치 가족 같았다고 기억했다. 차가운 원칙보다 따뜻한 이해를 앞세웠고,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를 놓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빈소에는 현재 재학생뿐 아니라 사회 각 분야로 진출한 졸업생들도 찾아와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제자들은 장기기증 소식을 접했을 때 놀라움보다 오히려 고인다운 결정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고 입을 모았다.

 

한 제자는 교수님이 전공 지식만 가르친 것이 아니라 책임감과 삶을 대하는 자세를 몸소 보여줬다고 회상하면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태도와 사람을 존중하는 마음까지 배웠으며, 그 가르침을 앞으로도 기억하겠다고 전했다.

 

학생들에게 든든한 스승이었던 김 씨는 가족에게는 바쁜 삶을 살아온 어머니이기도 했다. 딸 박 씨는 지난해 단둘이 다녀온 제주 여행이 유난히 선명하게 떠오른다면서, 함께한 시간이 많지는 않았지만 그 순간이 더욱 소중하게 남았다고 했다.

 

마지막 인사에서 그는 세상의 전부 같았던 어머니를 떠나보내는 마음이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힘들고 슬픈 시간을 견디겠지만, 어머니가 평안할 수 있도록 스스로 잘 살아가겠다는 약속도 남겼다.

 

교육자로 살아온 한 사람의 마지막 선택은 단순한 기증 사례를 넘어선다. 지식을 가르치는 일에서 멈추지 않고 생명의 가치까지 몸소 실천한 삶이었다. 스승의 날을 앞두고 전해진 이 이야기는 교육과 나눔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깊은 울림으로 남고 있다.

 

누군가의 삶을 바꾸는 가르침은 교실 안에서만 완성되지 않는다. 김미향 씨가 남긴 마지막 선택은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타인을 위한 배려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작성 2026.05.15 22:17 수정 2026.05.15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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