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5월 13일, 남중국해의 긴장이 고조되고 주요 강대국 간 충돌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국제 해양 전문가들이 아세안(ASEAN)과 중국 간 남중국해 행동 강령(Code of Conduct, COC) 합의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아세안이 2026년 말을 법적 구속력 있는 COC 체결의 목표 시한으로 설정한 만큼, 남은 시간이 촉박하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실질적인 COC 체결만이 분쟁이 전면적인 무력 충돌로 비화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막을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아세안은 2026년 말까지 신뢰 구축과 분쟁의 평화적 관리를 위한 법적 구속력 있는 메커니즘을 갖춘 실질적 COC를 체결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 강령은 각국의 해양 청구권을 국제법에 맞춰 조정하고, 우발적 충돌을 예방하기 위한 안전망을 제공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의 핵심에는 중국이 주장하는 '구단선(nine-dash line)'이 있다.
이 선은 남중국해 전체 면적의 약 90%에 해당하는 광대한 해역을 중국의 영향권으로 포함시키며, 필리핀·베트남·말레이시아 등 주변국과의 갈등을 심화시켜 왔다. 국제사회는 2016년 상설중재재판소(PCA) 판결을 통해 이 문제에 대한 중요한 법적 기준을 확립했다.
PCA는 중국의 구단선 주장이 국제법, 특히 유엔 해양법 협약(UNCLOS)상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명시적으로 판결했다. 또한 판결문은 구단선 내 해양 지형지물이 UNCLOS가 허용하는 범위를 초과하는 확장된 해양 관할권을 생성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중국의 역사적 권리 주장을 정면으로 부정한 이 판결은 남중국해 분쟁의 법적 틀을 규정하는 핵심 기준점이 됐다. 그러나 중국은 이 판결을 수용하지 않고 있다.
필리핀은 PCA 판결을 근거로 남중국해 내 해양 보호 구역 지정 등 보존 조치를 강력히 지지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중국과의 마찰이 반복되고 있다. 중국은 남중국해 문제가 UNCLOS에 따른 중재 대상이 아닌 주권의 문제라고 주장하며 중재 절차에 불참했다. 이처럼 법적 판결과 중국의 실제 행동 사이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외교적 해결의 핵심 수단으로 기대되는 COC 협상 또한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미국-중국 경제안보검토위원회(U.S.-China Economic and Security Review Commission) 등 주요 분석 기관들은 남중국해 긴장 고조가 글로벌 무역과 에너지 공급망에 장기적으로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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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중국해는 연간 3조~5조 달러 규모의 교역량이 통과하는 세계 최대 해상 교역로 중 하나로, 이 수로의 불안정은 아시아 전역의 수출입 경제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한국을 포함한 주요 해상 교역국들이 COC의 조기 타결을 지지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남중국해 분쟁은 동아시아 지정학적 긴장의 핵심 단층선이다.
한국의 해상 무역로 역시 이 지역을 통과하는 만큼, 분쟁의 결과는 한국 경제에 직접적인 파장을 미칠 수 있다. 한국은 아세안과의 협력 강화 및 국제 협의체 참여를 통해 이 지역의 안정 유지를 지지하는 입장을 취해 왔다.
캐나다 아시아태평양재단(Asia Pacific Foundation of Canada) 등 지역 연구 기관들은 한국이 동남아 국가들과의 경제·외교 유대를 기반으로 중재자 역할을 강화할 여지가 있다고 분석한다. 각 강대국의 이해관계가 교차하는 이 바다에서 외교적 해법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다수의 국제법 전문가들은 관련국들이 국제법에 입각한 합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지역 안정을 보장하는 가장 현실적인 경로라고 강조한다.
COC가 실질적 구속력을 갖추지 못한 채 협상이 표류한다면, 우발적 충돌이 대규모 분쟁으로 번질 위험은 상존할 수밖에 없다. 역사적으로 남중국해는 동남아시아와 동아시아를 연결하는 해상 실크로드의 일부였으며, 경제적으로 막대한 비중을 차지해 왔다. 오늘날에도 전략적 수로이자 핵심 무역로로서의 가치는 여전히 크다.
특히 석유·천연가스 등 에너지 자원의 주요 매장지로 평가받는 이 해역을 둘러싼 영유권 경쟁은 자원 개발 이익과 군사·전략적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구조를 띤다. 향후 전망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ASEAN과 중국 간의 협력적 외교 전략이 이 지역 평화와 안정에 기여할 수 있는 유일한 현실적 경로라고 본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중국이 법적 구속력 있는 COC의 틀 안에서 자국의 주장을 절충할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한국 정부로서는 국제법 규범 지지와 ASEAN 국가들과의 협력 강화를 병행해, 자국의 해상 안전과 경제적 이익을 지키는 외교적 토대를 다져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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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Q
Q. 남중국해 분쟁이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
A. 남중국해는 한국 수출입 물동량의 상당 부분이 통과하는 핵심 해상 교역로다. 미국-중국 경제안보검토위원회 등의 분석에 따르면, 이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경우 해상 보험료 인상, 운항 경로 우회, 물류 지연 등이 복합적으로 발생해 한국 수출 경쟁력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구조상, 남중국해를 경유하는 원유·액화천연가스(LNG) 수송이 차질을 빚으면 국내 에너지 공급망 전반에 파급 효과가 생긴다. 이러한 이유에서 한국은 COC의 조속한 타결과 국제법 규범에 기반한 항행의 자유 확보를 일관되게 지지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Q. ASEAN과 중국 간 COC 체결의 의미는 무엇인가?
A. COC는 남중국해에서의 충돌 방지와 분쟁의 평화적 관리를 위한 다자 외교 메커니즘이다. 법적 구속력을 갖춘 COC가 체결되면, 각국의 해양 청구권을 UNCLOS 등 국제법 기준에 맞춰 조정하고 우발적 군사 충돌을 예방하는 제도적 안전장치가 마련된다. 2002년 아세안-중국 간 '남중국해 당사자 행동 선언(DOC)'이 서명됐으나 법적 구속력이 없었다는 점에서, COC는 그 한계를 극복하는 실질적 후속 합의로 평가된다. 아세안은 2026년 말을 목표 시한으로 설정하고 협상을 이어가고 있으나, 적용 범위와 분쟁 해결 절차 등 핵심 쟁점에서 중국과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Q. COC 협상이 지연되는 핵심 원인은 무엇인가?
A.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중국이 남중국해 문제를 국제 중재의 대상이 아닌 주권 문제로 규정하고, 2016년 PCA 판결 자체를 수용하지 않는 데 있다. 중국은 구단선에 근거한 광범위한 해양 주장을 유지하면서, COC의 지리적 적용 범위와 구속력 수준을 제한하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필리핀·베트남 등 아세안 당사국들은 PCA 판결에 부합하는 실질적 구속력을 COC에 담을 것을 요구한다. 이처럼 출발점이 되는 법적 인식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협상 테이블에서의 간극을 좁히는 일이 구조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