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토교통부가 낮은 사업 성공률과 반복되는 조합원 피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역주택조합 제도 전반에 대한 대대적인 손질에 나섰다. 사업 정상화가 가능한 조합은 속도를 높이고, 장기간 표류 중인 부실 사업장은 조기 정리하는 ‘투트랙’ 관리체계를 도입하겠다는 방침이다.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지역주택조합 피해 예방 및 사업 정상화 방안’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이번 대책은 전국 조합 실태점검과 전문가 태스크포스(TF), 조합원·조합장 간담회 등을 통해 수렴한 현장 의견을 반영해 마련됐다.
김이탁 국토교통부 1차관은 지난 4월 20일 조합원 간담회에서 피해 사례와 제도적 문제점을 직접 청취한 뒤 “조합원 피해를 줄이고 사업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을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우선 사업계획승인 단계의 토지 확보 기준을 현행 95%에서 일반 주택건설사업 수준인 80%로 완화하기로 했다. 사업 초기 토지 확보 부담을 낮춰 정상 사업장의 추진 속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이와 함께 업무대행사 등이 보유한 토지는 보유 기간과 관계없이 매도청구 대상에 포함한다. 일부 토지주나 사업 관계자의 이른바 ‘알박기’로 인한 사업 지연과 공사비 상승 문제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사업지 내 장기 거주 원주민의 조합 가입 요건도 완화된다. 사업지 내 자가주택을 2년 이상 보유하고 1년 이상 거주한 경우에는 전용면적 85㎡ 이하 1주택 기준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조합원 결원 충원 기준 역시 개선된다. 현재는 조합설립인가 신청일을 기준으로 자격을 판단하지만 앞으로는 조합 가입 신청일 기준으로 변경해 조합원 모집 과정의 혼선을 줄이고 사업 지연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정부는 조합 운영의 전문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업무대행사 등록제’도 도입한다. 일정 수준 이상의 자본금과 전문인력을 갖춘 업체만 조합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해 부실 대행사의 시장 진입을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예시 기준으로는 자본금 5억원 이상, 변호사·회계사 등 전문인력 5명 이상 확보 등이 제시됐다.
공사비 갈등을 줄이기 위한 제도 개선도 추진된다. 앞으로 시공사가 공사비 증액을 요구할 경우 한국부동산원 등 전문기관의 검증을 의무화하고, 표준도급계약서를 활용해 공사비 산정 근거와 증액 기준을 명확히 규정할 예정이다.
조합의 사업 권한도 확대된다. 경쟁입찰을 의무화하고 기존 시공사 공동 시행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조합 단독 시행도 허용해 조합의 협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조합 자금 관리와 정보공개 의무도 대폭 강화된다. 조합은 자금 인출 및 사용 내역, 증빙 자료를 조합원에게 공개해야 하며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자금 인출이 제한된다.
정보공개 범위 역시 조합원 명부와 월별 자금 입출금 세부 내역 등으로 확대된다. 조합원 20% 이상이 요구하면 추가 회계감사도 실시해야 한다.
조합원 권익 보호를 위한 의결 절차 개선 방안도 포함됐다. 정부는 온라인 총회와 전자의결 시스템을 도입해 조합원 참여율을 높이고, 대리인 인정 범위는 배우자와 직계존·비속 등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특히 분담금 명세 결정 등 조합원의 재산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안건은 의결 정족수를 기존 과반수 수준에서 ‘조합원 3분의 2 이상 출석, 출석 인원의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강화한다.
조합 가입 철회 가능 기간도 현행 30일에서 60일로 확대된다. 조합원이 사업성이나 위험 요소를 충분히 검토할 시간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다.
장기간 사업이 중단된 부실 조합에 대한 정리 절차도 강화된다. 국토부는 해산 안건이 한 차례 부결되더라도 재의결할 수 있도록 하고, 장기간 운영이 중단되거나 토지 권원을 상실한 조합은 지방자치단체가 인가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사업 완료 조합에 대해서는 준공 후 1년 이내 해산총회 개최를 의무화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해산하지 않을 경우 지자체가 직권 해산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한다.
정부는 향후 모집신고 단계 사업장까지 관리·감독 범위를 확대하고, 회계·법률 컨설팅을 지원하는 전담기구와 전문조합관리인 제도도 도입할 예정이다.
국토교통부는 상반기 중 관련 법률 개정에 착수하고 하위 법령과 표준 가이드라인 개정도 신속히 추진할 방침이다.
김이탁 1차관은 “이번 대책은 현장의 목소리를 최대한 반영해 지역주택조합 사업의 고질적인 문제를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조합원의 내 집 마련과 재산권 보호를 위해 제도 개선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