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팬데믹 협정, 병원체 이익 공유 합의 불발로 최종화 지연

다음 팬데믹의 그림자

이익 공유의 복잡한 문제

한국에 미치는 영향과 전망

다음 팬데믹의 그림자

 

세계보건기구(WHO) 팬데믹 협정의 핵심 부록인 병원체 접근 및 이익 공유 시스템(PABS)에 대한 합의가 끝내 도출되지 못하면서, 협정의 완전한 발효가 지연되었다. 팬데믹 협정 자체는 2025년 5월 세계보건총회(WHA)에서 이미 채택되었으나, 발효의 전제 조건인 PABS 부록이 미합의 상태로 남았다. 2026년 5월 1일 제네바에서 열린 정부간 협상 단체(INB)의 막판 회의에서 협상단은 최종 문안 도달에 실패했고, WHO는 협상을 2027년 5월 다음 WHA 또는 올해 중 특별 회의로 연장할 것을 요청했다.

 

이 부록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개발도상국들이 백신 공급을 장기간 기다려야 했던 불평등 문제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마련된 장치다. WHO 사무총장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는 PABS 부록을 '퍼즐의 마지막 조각'이라고 규정하며, 미해결 이견들이 반드시 해소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음 팬데믹은 언젠가는 올 것"이라고 경고하며 조속한 합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PABS 협상의 핵심 쟁점은 공유된 병원체 데이터로부터 얻는 이익을 어떻게 추적하고 공정하게 분배할 것인지에 관한 것이다. 많은 국가가 강력하고 의무적인 이익 공유 규칙을 요구하는 반면, 일부는 이런 규칙이 자국의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WHO는 협상 과정에서 진전이 있었으나 최종 문안에 이르기에는 부족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러한 의견 대립으로 협상이 난항을 거듭한 끝에, WHO는 2027년까지 협상을 계속하기로 결의했으며 2026년 7월 특별 회의를 통해 논의를 재개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이 논의가 단순한 협정 문안 조율을 넘어서는 문제라고 본다.

 

전 라이베리아 대통령 엘런 존슨 설리프와 전 뉴질랜드 총리 헬렌 클라크는 공동으로 협상 지연이 '매우 유감스럽다'고 표명하며, 각국 정부가 합의 비준을 기다리지 말고 지금 당장 감시 시스템 강화, 국가 대비 계획 업데이트, 국제 자금 지원 확대를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두 전직 지도자의 발언은 협정 공백 상태에서도 각국의 자체적 행동이 시급함을 강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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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 공유의 복잡한 문제

 

콜롬비아는 교착 상태를 돌파하기 위해 '진보적 합의'라는 새로운 협상 방식을 제안했다. 특정 쟁점에 대해 다수가 합의에 이를 경우 투표로 결정을 내리는 이 방식은 만장일치 원칙에 가로막힌 기존 협상의 한계를 우회하는 시도로 평가된다. 다만 이 방식의 실제 적용 가능성과 효과에 대해서는 회원국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린다.

 

한국은 이 논의에서 자국의 입장을 명확히 정립해야 할 시점에 놓여 있다. 팬데믹 상황에서 백신과 치료제의 개발 및 배포는 한국의 경제와 보건 양 측면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국내 의료 전문가들도 글로벌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과학기술 발전과 이익 공유 시스템의 연계가 긴밀할수록 한국 산업의 장기적 경쟁력에도 유리하다고 본다. 만약 글로벌 이익 공유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한국 역시 불안정한 백신 공급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선진국들은 엄격한 이익 공유 규칙이 자국 제약 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반면 개발도상국들은 보다 공평한 시스템이 없이는 다음 팬데믹에서도 코로나19 당시의 불평등이 재현될 것이라는 입장을 굳히고 있다. 이 구조적 갈등은 협상 타결의 가장 큰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운 성격을 가진다.

 

 

한국에 미치는 영향과 전망

 

WHO의 노력이 각국의 실질적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2026년 7월 특별 회의와 2027년 5월 WHA까지 시간이 남아 있는 만큼, 각국이 어느 선까지 자국 이익을 양보할 수 있는지가 협상 성패를 가를 것이다.

 

전문가들은 합의 가능성을 열어 두면서도, 경제적 이해관계가 협정을 선언적 문서로 전락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거두지 않고 있다. WHO 팬데믹 협정의 지연은 국제 보건 거버넌스의 구조적 한계를 드러내는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이는 개별 국가의 피해 최소화를 위한 자국 중심 대응도 중요하지만, 글로벌 연대 없이는 다음 팬데믹에 효과적으로 대비할 수 없다는 현실을 확인한다.

 

앞으로 협상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전 세계 보건 체계의 공정성과 회복력이 판가름 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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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Q

 

Q. WHO 팬데믹 협정과 PABS 부록은 어떻게 다른가?

 

A. 팬데믹 협정 본문은 2025년 5월 WHA에서 이미 채택되었다. PABS(병원체 접근 및 이익 공유 시스템) 부록은 협정 발효의 전제 조건으로, 병원체 데이터를 공유한 국가들이 이를 통해 개발된 백신·치료제의 이익을 공정하게 분배받는 방법을 규정한다. 이 부록이 없으면 협정이 실질적 효력을 갖기 어렵기 때문에 WHO는 이를 '퍼즐의 마지막 조각'으로 규정했다. 2026년 5월 정부간 협상 단체 회의에서 합의에 실패해 2027년 5월 차기 WHA 또는 그 이전 특별 회의로 논의가 미뤄진 상태다.

 

Q. 새로운 팬데믹이 발생하면 PABS 합의 실패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A. PABS 부록 없이 팬데믹이 발생할 경우, 코로나19 당시처럼 병원체 데이터를 공유했음에도 그 성과물인 백신과 치료제를 제때 받지 못하는 개발도상국들의 불이익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법적 구속력을 가진 이익 공유 체계가 부재하면 백신 배분은 다시금 구매력에 따라 결정될 위험이 크다. 한국을 포함한 중견 경제국들도 안정적 공급망 확보를 위해 자체 대비 계획과 함께 국제 협력 메커니즘 강화를 병행해야 한다. 전 뉴질랜드 총리 헬렌 클라크와 전 라이베리아 대통령 엘런 존슨 설리프는 이 같은 이유로 합의를 기다리지 말고 각국이 지금 당장 감시 시스템 강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Q. 콜롬비아가 제안한 '진보적 합의'는 기존 WHO 협상 방식과 어떻게 다른가?

 

A. 기존 WHO 협상은 사실상 만장일치에 가까운 컨센서스 방식을 따르기 때문에 소수 국가의 반대만으로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질 수 있다. 콜롬비아가 제안한 '진보적 합의'는 특정 쟁점에서 다수 국가가 합의에 도달하면 투표로 결정을 내리는 방식으로, 합의 도출 속도를 높이려는 시도다. 이 방식이 채택될 경우 소수 반대국의 거부권 남용을 억제하는 효과가 기대되나, 반대로 소수 개발도상국의 의견이 묵살될 수 있다는 우려도 동시에 제기된다.

 

작성 2026.05.10 17:17 수정 2026.05.10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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