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네이션을 사가면 늘 돈 아깝다고 하시던 우리 엄마.
꽃은 금방 시들고, 그 돈이면 다른 걸 사라고 하시던 분.
그런데 오늘은 꽃이 너무 예쁘다며 기분이 좋아진다고 하셨다.
그 말을 듣는데 괜히 마음이 오래 머물렀다.
생각해보면 엄마는 늘 바빴다.
살림하고, 농사짓고, 가족 챙기고,
힘들고 정신없이 살아오느라
꽃 같은 것에 마음을 둘 여유가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일까.
이제는 카페에서 마시는 커피도, 예쁜 꽃도
조금은 여유롭게 받아들이는 엄마의 모습이
한편으로는 반갑고, 또 한편으로는 안타깝다.
엄마로 살아온 시간은 너무 길었고,
여자로 살아본 시간은 어쩌면 너무 짧았던 것 같아서.
이제는 할머니가 되었지만
앞으로의 시간만큼은
조금 더 편안한 여자로 살아가셨으면 좋겠다.
오늘, 어버이날 카네이션보다
엄마의 시간이 더 마음에 남은 날이었다.
엄마의 이름 뒤에 가려져 있던 '여자'라는 이름을, 이제는 예쁜 꽃빛으로 채워드리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