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어떤 원칙을 정해 놓으면 정말 편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하루일과만 해도 그렇다. 몇 시에 일어나서, 몇 시에 일을 시작하고, 몇 시에 일을 마치고, 몇 시에 식사를 하고, 몇 시에 잔다는 평범한 일정도 나의 형편에 맞도록 정해 놓고 나면 하루 이틀 그 일정을 못 지키는 날이 있긴 하더라도 가급적 그 일정을 맞추려는 생각이 절로 들면서 우리의 규칙적인 생활을 가능하게 한다. 이런 일정표는 아이들처럼 써 붙여 놓지 않아도 누구나 마음속으로 가지고 있는 일정표이다. 우리가 가지는 그런 마음속의 일정표는 스스로 정한 생활 규칙 혹은 삶의 법칙 같은 역할을 한다.
이런 작은 규칙들이 사회적 차원으로 확대되면 그 영향력은 더욱 커진다. 예를 들면 옛날에는 차는 오른쪽 사람은 왼쪽 통행이 원칙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차도 사람도 모두 오른쪽으로 바뀌었다. 왜 바뀌었을까? 사람과 차의 통행 방향이 같은 것이 보다 합리적이고 편하다는 공감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처럼 어떤 원칙을 정해 놓으면 정말 편할 때가 많다. 그중에서도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는 말이 있듯 우리의 마음을 다스리는 심칙(心則)을 정해 놓으면 유용할 때가 정말 많다. 무슨 일이 생기든 심칙(心則)의 기준을 갖다 대면 우리가 선택해야 할 길이 분명해지기 때문이다.
예부터 심칙(心則)에 관한 많은 사자성어(四字成語)들이 있는 것을 볼 때 옛 사람들도 그런 심칙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음이 틀림없다. 더욱이 옛 사람들이 남긴 사자성어는 그냥 생긴 것이 아니라 어떤 훈육적 계기가 있어 생긴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드시 은혜를 갚으라는 말인 결초보은(結草報恩)이라는 사자성어가 생긴 배경부터 그러하다.
중국 춘추시대 때 진(晉)나라의 위무자(魏武子)가 병으로 죽기 전, 아들 위과(魏顆, 진나라 장군)에게 젊은 서모(庶母, 첩)를 순장하지 말고 시집보내라고 유언했으나, 임종 직전에는 순장하라고 번복했다. 위무자(魏武子)는 당시 진(晉)나라의 대부이자 위씨(魏氏) 가문의 시조(始祖)로, 진(晉)나라 문공(文公)을 보좌해 진나라의 패업(霸業)을 이끈 인물이다. 아들 위과(魏顆)는 맑은 정신일 때의 아버지 유언을 따르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여 서모를 순장(殉葬)하지 않고 재가(再嫁)하도록 해주었다.
서모(庶母)의 아버지는 딸에게 그렇게 새로운 삶을 살도록 보살펴 준 아들 위과(魏顆) 장군에게 깊이 감사하게 되었다. 세월이 흐른 후 전쟁이 발발하여 위과(魏顆) 장군이 위태로운 상황에 처했을 때, 꿈에 나타난 서모의 아버지가 풀을 묶어 적군의 말을 넘어지게 하여 위과의 대승을 도왔다고 한다. 풀을 묶어 보은한다는 말인 결초보은(結草報恩)이라는 사자성어는 이렇게 죽어서라도 은혜를 갚는다는 교훈을 담고 있다.
우리가 평생동안 간직해야할 이런 심칙(心則)을 가진다면 우리의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중심을 제대로 잡아주는 저울추의 역할을 할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어떤 심칙(心則)을 가져야 그런 저울추의 역할을 잘 할 수 있을까? 옛 성현들의 가르침을 종합해 볼 때 “정심(正心), 정노(正勞), 정복(正福), 정향(正向), 정보(正報)”라는 5심칙(五心則)이 가장 중요할 것 같다.
첫째, 정심(正心)이란 마음을 바르게 가다듬어 언제나 올바른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다. 사필귀정(事必歸正)이라는 사자성어가 여기에 속한다. 사필귀정이란 모든 일은 반드시 바르고 옳은 것으로 귀결된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둘째, 정노(正勞)란 옳고 바른 노동을 통해서 소득을 얻는 일을 두고 하는 말이다. 무한불성(無汗不成)이라는 사자성어가 여기에 속한다. 무한불성(無汗不成)이란 땀을 흘리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셋째, 정복(正福)이란 옳고도 올바른 행복을 추구해야 한다는 말이다. 분병분족(分病分足)이라는 사자성어가 여기에 속한다. 분병분족(分病分足)이란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병(病)을 나누어 가지고, 족(足)을 나누어 쓴다는 뜻으로, 여러 사람이 나누면 각자 부담이 줄고 오히려 많아진다는 말이다. 이를 의역하면 유익한 정보는 공유할수록 그 혜택이 많아지고, 지식도 여러 사람에게 나누어 줄수록 보다 밝은 사회가 되고, 어려운 과제도 나누어 맡을수록 좋은 결과가 빨리 오고, 횃불은 수천 명이 나누어 가질수록 더욱 밝아진다는 말이다.
넷째, 정향(正向)이란 옳고도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말이다. 제구포신(除舊布新)이라는 사자성어가 여기에 속한다. 제구포신(除舊布新)이란 오래된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펼친다는 뜻으로, 그릇된 것이나 묵은 것을 버리고 새롭게 쇄신해야 한다는 말이다.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한다는 뜻인 송구영신(送舊迎新)도 같은 말이다.
다섯째, 정보(正報)란 보은(報恩)을 받으면 당연히 그만큼 보답해야 한다는 말로서, 위에 소개한 결초보은(結草報恩)이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위에 소개한 5심칙(五心則)을 실천하는 자는 반드시 천복(天福)을 누릴 것이요 이를 어기는 자는 반드시 천화(天禍)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이는 하늘이 정한 천칙(天則)이기 때문이다. 지금부터라도 우리 모두 최선을 다해 위의 5심칙(五心則)을 실천하자.
-손 영일 컬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