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터넷의 지형도가 다시 한번 크게 바뀌고 있다. 과거 ‘앱(App) 하나로 세상을 바꾼’ 바이트댄스(ByteDance)가 이번에는 ‘인공지능(AI)으로 생태계 전체를 재편하는’ 대전환을 추진 중이다. 더우바오(豆包), 훙궈(红果), 코우쯔(扣子), 시드림(Seedream), 시던스(Seedance), 훠산(火山) 엔진 — 이 다섯 가지 키워드는 단순한 기술 제품이 아닌, 바이트댄스가 그리는 ‘AI 시대의 디지털 제국’을 구성하는 핵심 축이다. 본 칼럼 시리즈는 한국 기업인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바이트댄스의 AI 생태계 전략을 6회에 걸쳐 심층 분석하고있는 그 두번째 칼럼이다. 각 칼럼은 공개된 중국 언론 데이터와 시장 보고서에 기초하여, 추론이 아닌 사실에 근거해 정보를 전달한다.
2026년 1월 29일, 바이트댄스(ByteDance)의 CEO 량루보(梁汝波)는 연례 전사 회의에서 이렇게 선언했습니다. 숏폼 비디오로 전 세계를 제패한 중국의 기술 대기업이 이제는 ‘인공지능(AI) 어시스턴트’라는 새로운 봉우리를 향해 전면적인 돌진을 선언한 순간이었다.
이번 칼럼은 그 다섯 번째 시리즈 중 첫 번째로, 과연 바이트댄스의 AI 시대 생태계 중심에 서 있는 더우바오(豆包) 는 과연 무엇이며, 한국 기업들은 이 거대한 흐름 속에서 어떤 기회를 포착해야 하는지를 낱낱이 파헤쳐본다. 한국 기업인들이 주목해야 할 점은 바이트댄스가 단순히 ‘챗봇’ 하나를 잘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 AI를 기존의 모든 서비스와 연결하는 거대한 생태계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른바 ‘도인(抖音, TikTok 중국판) 의존증’에서 벗어나 ‘AI 생태계’로 무게중심을 이동하는 작업이 본격화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중국 시장 조사기관 퀘스트모바일(QuestMobile)에 따르면, 2026년 3월 기준 중국 AI 네이티브 앱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4억 4,6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었고, 이는 중국 전체 네티즌(약 10억 9,000만 명)의 40% 이상이 AI 앱을 정기적으로 사용한다는 의미이다. AI는 더 이상 기술 애호가들만의 전유물이 아닌, ‘국민 일상’으로 자리 잡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정점에는 바로 바이트댄스의 더우바오(豆包) 가 있다. 더우바오(豆包)의 MAU는 무려 3억 4,500만 명에 달하며, 중국 AI 앱 시장에서 확고한 1위를 질주하고 있고, 2위인 알리바바의 첸원(千问, 1억 6,600만 명)과도 큰 격차를 벌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더우바오(豆包)의 진정한 경쟁력은 무엇일까? 단순한 사용자 수가 아닌, ‘사용자 잔존율’ 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잔존율(殘存率, Retention Rate)이란 특정 기간 동안 서비스나 앱을 사용하기 시작한 사용자가 일정 시간이 지난 후에도 계속해서 해당 서비스를 이탈하지 않고 유지되는 비율을 나타내는 지표를 말한다. 2026년 3월 기준, 더우바오(豆包)의 7일 잔존율은 무려 60.6% 를 기록했고,이 수치는 같은 기간 알리바바 첸원(千问)의 36.9%를 훨씬 웃도는 수치이다.
AI 업계에서는 ‘사용자가 앱을 설치하고 일주일 후에도 계속 사용하는가’가 진정한 가치를 판단하는 잣대로 여겨지는데, 더우바오(豆包)는 단순한 재미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것이 아니라, 마치 비서나 친구처럼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버릇’이 되는 데 성공한 것으로 판단된다.
더우바오(豆包)가 한국 기업에 시사하는 가장 강력한 인사이트는 바로 ‘AI 상거래(Commerce)’이다. 2026년 3월, 더우바오(豆包)는 도인(抖音) 몰(mall)과의 연동을 강화하며 앱 내에서 상품을 추천하고, 클릭 한 번으로 결제까지 완료할 수 있는 ‘AI 쇼핑’ 기능을 공식 런칭했다. 이는 기존의 ‘사람이 상품을 찾는(人找货)’ 구조나, ‘콘텐츠가 상품을 추천하는(货找人)’ 구조를 한 단계 넘어, ‘AI가 사용자의 의도를 파악해 대신 구매하는(意图驱动)’ 패러다임의 시작을 알린 사건으로 인식된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생일 선물로 어머니께 드릴 목도리 추천해줘”라고 말하면, 더우바오(豆包)는 즉시 도인(抖音) 몰의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해 최적의 상품 링크를 제공하고, 사용자의 동의를 거쳐 결제까지 대행해 준다.
한국 기업을 위한 전략적 인사이트를 살펴보면, 먼저 한국 기업의 진입 장벽은 바로 ‘생태계’이다. 바이트댄스의 강점은 뛰어난 AI 모델 자체보다, 더우바오(豆包)가 도인(抖音), 훠산(火山) 엔진, 그리고 자체 전자상거래 시스템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다. 단일 AI 앱으로는 결코 따라잡을 수 없는 ‘생태계의 힘’이다. 또한 중국 시장 공략의 새로운 지평이 열렸다는 사실이다. 앞으로 중국 소비자들은 더우바오(豆包)에게 “어떤 한국 화장품이 요즘 뜨고 있니?”라고 묻게 될 것이다. 기업들은 더우바오(豆包)가 자신들의 상품을 ‘추천’할 수 있도록 데이터와 콘텐츠를 최적화하는 ‘AI 검색 엔진 최적화(AI SEO)’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마지막으로 D2C(Direct to AI) 시대가 도래했다는 사실이다. 전통적으로 D2C(Direct to Consumer) 는 "중간 유통업자 없이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직접 상품을 판매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의미했지만, 지금은 새로운 "D2C(Direct to AI)"의 시대가 되었다는 말이다. Direct to AI란 브랜드가 소비자가 아닌 'AI'에게 직접 상품 정보를 전달하는 시대라는 말이고, 이는 더 이상 소비자에게 직접 마케팅하는 시대가 아니고, 이제는 소비자를 대신해 구매를 결정하는 AI를 '설득'해야 하는 시대라는 의미이다.
더 이상 앱 안의 상점만 최적화한다고 끝이 아니고, AI가 정보를 수집해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시대, 기업의 상품 정보 구조와 브랜드 스토리는 지금 바로 ‘AI 친화적’으로 재구성되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바이트댄스는 이미 ‘앱 공장’이라는 옛날 이야기를 넘어, 우리 생활의 모든 인터페이스를 대체할 ‘AI 두뇌’를 키우고 있기 때문에 한국 기업들도 이 흐름을 읽고, ‘AI 퍼스트 비즈니스’로의 전환을 서둘러야 할 때가 도래했다.
‘앱 공장’에서 ‘AI 두뇌’로의 전환을 선언한 바이트댄스. 그 중심에 선 더우바오(豆包)의 실체를 살펴보았다. 하지만 바이트댄스의 야망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AI가 소비자의 ‘질문’을 대신한다면, 콘텐츠는 어떻게 소비되고, 어떻게 돈이 될까? 다음 칼럼에서는 바이트댄스의 새로운 ‘캐시카우’로 떠오른 단편 드라마 앱, 훙궈(红果)의 3억 이용자와 전자상거래 혁명을 낱낱이 파헤쳐본다.
중국 시장은 결코 닫힌 시장이 아니다. 다만 과거의 방식으로는 더 이상 열리지 않을 뿐이다. 이 연재를 통해 살펴본 것처럼, 플랫폼 구조와 AI 도구를 이해하고 이를 실행 전략으로 연결하는 기업에게는 여전히 충분한 기회가 존재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정보가 아니라 실행이다. 다음 글에서는 이러한 흐름을 바탕으로, 보다 구체적인 전략과 사례를 통해 실제 적용 가능한 방향을 이어서 살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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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교원 대표 / The K Media & Commerce, kyoweon@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