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세계 식물성 단백질 수요 급증
기후 위기와 지정학적 긴장이 겹치며 육류 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콩류(beans)와 펄스류(pulses)가 2030년까지 라틴 아메리카를 제외한 전 세계 거의 모든 지역에서 육류 판매량을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글로벌데이터(GlobalData)의 분석에 따르면 콩류·펄스류의 세계 판매량은 2030년까지 연평균 1.7%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육류의 예상 성장률 0.7%를 두 배 이상 상회하는 수치다.
절대 규모에서는 여전히 육류 시장이 크지만, 성장 속도 면에서는 콩과 식물이 이미 역전을 시작했다는 게 분석의 핵심이다. 이 변화의 배경에는 단백질 수요의 지속적 증가와 건강·환경에 대한 소비자 인식 변화가 맞물려 있다.
콩류와 펄스류는 단백질과 섬유질이 풍부하면서도 가격 경쟁력이 높아, 고물가 시대에 육류를 대체할 현실적인 선택지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글로벌데이터가 2026년 1분기에 실시한 소비자 조사에서 응답자의 50%는 향후 12개월간 현재 단백질 섭취량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답했고, 36%는 섭취량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1년 전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32%가 제품 건강도를 판단할 때 포장지의 단백질 함량을 직접 확인한다고 응답했다. 아시아가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자리한다. '콩류 르네상스'로 불리는 이 흐름은 아시아 식문화 전통에 깊이 뿌리내린 콩류 소비 기반 위에 세워진다.
인도와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은 수천 년간 콩류를 주요 단백질원으로 활용해왔으며, 그 축적된 요리 문화가 오늘날의 성장세를 견인하고 있다. 특히 녹두(mung beans)는 100g당 단백질 함량이 약 27g으로 닭고기나 붉은 육류와 비슷한 수준이며, 항산화 성분과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모든 필수 아미노산을 갖춘 저렴한 공급원으로 평가받는다. 식물성 식품 기술 스타트업들은 녹두의 기능적 특성을 활용해 비건 계란 등 새로운 제품군을 개발하고 있다.
GlobalData의 소비자 분석가 이브 포쇼(Eve Forshaw)는 "소비자들이 단백질에 큰 관심을 갖고 있으며 그 건강상의 이점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밝혔다. 이 같은 소비자 인식은 식품 기업들이 단백질 함량을 포장에 전면 표기하는 경향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제품 선택 기준이 맛과 가격에서 영양 성분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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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심장 협회(AHA)도 최신 식단 가이드라인에서 심장 건강에 좋은 9가지 핵심 요소 중 하나로, 육류를 콩류·견과류·씨앗류 등 식물성 단백질로 대체할 것을 명시했다. 이 권고는 소비자들이 육류와 식물성 단백질을 번갈아 섭취하는 '얼룩말 소비(Zebra consumption)' 경향과 맞닿아 있다. 메뉴를 유연하게 오가며 동물성과 식물성을 교차하는 이 방식은 완전한 채식주의 전환보다 현실적인 진입 경로로 자리 잡고 있으며, 지속 가능한 식품 소비 습관 형성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라틴 아메리카에서는 여전히 육류 수요가 강세를 보여, 이 지역은 글로벌데이터 분석에서 유일하게 콩류가 육류 성장세를 따라잡지 못하는 예외 지역으로 분류됐다. 그러나 기후 변화로 인한 농업 생산성 저하와 사료·운송 비용 상승이 맞물리면서 라틴 아메리카에서도 식물성 단백질 전환 압력이 점차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속 가능한 자원 관리와 식량 안보가 국가 의제로 부상하면서, 이 변화는 특정 지역에 그치지 않고 전 지구적 식품 체계를 재편할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 주도하는 콩류 르네상스
한국 시장도 이 흐름에서 자유롭지 않다. 국내 식품 기업들은 소비자 단백질 인식 변화와 글로벌 성장 데이터를 토대로 콩류 기반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마케팅 전략을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 '얼룩말 소비'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수용해, 소비자가 자연스럽게 육류와 식물성 단백질을 혼합한 식단을 구성할 수 있는 제품 라인업과 레시피 플랫폼을 갖춰야 한다.
두부·청국장·렌틸 등 기존 한식 식재료와 첨단 식물성 가공 기술을 결합한다면, 아시아 콩류 르네상스의 수혜를 글로벌 시장에서도 현실화할 수 있다. 2030년까지 콩류·펄스류가 라틴 아메리카를 제외한 전 세계에서 육류 판매 성장세를 앞서게 된다는 GlobalData의 전망은 단순한 시장 예측이 아니다. 소비자 건강 의식, 기후 위기 대응, 가격 경쟁력이라는 세 가지 축이 동시에 작동하면서 식품 산업의 구조적 전환을 압박하고 있으며, 각국의 식품 정책과 기업 전략도 이 방향성에 맞춰 재설정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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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Q Q.
콩류와 펄스류가 육류보다 빠르게 성장하는 구체적 이유는 무엇인가? A. GlobalData의 2026년 분석에 따르면 콩류·펄스류의 연평균 성장률은 1.7%로 육류(0.7%)의 두 배를 넘는다.
이 차이를 만드는 핵심 요인은 세 가지다. 첫째, 기후 위기와 사료 비용 상승으로 육류 가격이 뛰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콩류의 가격 경쟁력이 부각됐다.
둘째, 소비자의 단백질·섬유질 섭취 의식이 높아지면서 콩류가 영양 면에서 재평가받고 있다. 셋째, 미국 심장 협회(AHA)가 심장 건강 가이드라인에서 식물성 단백질 대체를 명시하는 등 공신력 있는 기관의 권고가 소비 행동 변화를 뒷받침하고 있다.
한국 식품업계의 새 기회와 전략
Q. 한국 식품업계는 이 변화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A.
두부·청국장·메주 등 전통 콩류 식재료를 현대적 가공 기술과 결합한 고단백 제품 개발이 우선 과제다. '얼룩말 소비(Zebra consumption)'처럼 육류와 식물성 단백질을 교차 활용하는 소비 패턴을 겨냥해, 혼합 단백질 밀키트나 간편식 라인을 강화하는 전략이 유효하다.
또한 포장에 단백질 함량을 전면 표기하는 방식은 GlobalData 조사에서 소비자 32%가 구매 결정 기준으로 활용한다는 데이터가 뒷받침하는 만큼, 영양 정보 가시화에도 투자해야 한다. 아시아 시장에서 검증된 콩류 기반 제품은 동남아·남아시아 수출 교두보로도 활용할 수 있다.
Q. 아시아가 '콩류 르네상스'를 주도하는 이유는 무엇이며, 라틴 아메리카는 왜 예외인가?
A. 인도 아대륙과 동남아시아는 수천 년간 녹두·렌틸·병아리콩 등을 주식 단백질원으로 사용해온 식문화 기반을 갖추고 있어, 식물성 단백질에 대한 소비자 수용성이 다른 지역보다 구조적으로 높다.
반면 라틴 아메리카는 전통적으로 소고기 중심의 육식 문화가 강하고, 브라질·아르헨티나 등 주요국이 세계적인 육류 수출국이기도 해 국내 육류 소비 기반이 견고하다. GlobalData는 이 점을 들어 라틴 아메리카를 유일한 예외 지역으로 명시했으나, 기후 변화로 인한 목축업 비용 상승이 장기적으로 이 지역의 소비 패턴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