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산서 포착된 낯선 곤충”… 시민과학이 밝혀낸 ‘색동비단명나방’의 정체

서울 도심에서 발견된 국내 미기록종, 학술지 등재로 공식 국명 부여

기후변화 시대의 생태 신호탄… 시민과학자들의 현장 기록이 만든 의미 있는 성과

남산 야간 조사에서 시작된 발견, 도시 생물다양성 연구의 새로운 가능성 제시

▲서울 남산 일대에서 발견된 국내 미기록종 ‘색동비단명나방’ 모습으로 A는 조수정 별볼일있는사람들 공동대표가 B는 김성수 박사가 촬영했음. 사진=서울환경연합

서울 도심 한복판인 남산에서 발견된 작은 명나방 한 마리가 국내 생태 연구 분야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시민과학 활동 과정에서 처음 포착된 이 곤충은 학술 검증을 거쳐 국내 미기록종으로 공식 등록됐고, ‘색동비단명나방’이라는 새로운 국명을 얻었다. 이번 사례는 시민 참여형 생태조사가 실제 학술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며 도시 생물다양성 연구의 중요성을 다시 부각시키고 있다.

 

야생벌 시민조사단 ‘유니벌스’는 지난 2025년 8월 서울 남산 일대에서 조사 활동을 진행하던 중 명나방류 곤충인 ‘Mimicia pseudolibatrix’를 발견한 후 한국동물분류학회 학술지 ASED(Animal Systematics, Evolution and Diversity)에 국내 미기록종으로 등재됐으며, 공식적으로 ‘색동비단명나방’이라는 이름이 부여됐다.

 

이번 발견은 지속적인 현장 조사 끝에 이뤄졌다. 조사단은 2023년 9월 남산 야간 조사 과정에서 처음 해당 개체를 확인한 이후 2024년 후속 조사에서는 추가 확인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2025년 8월 동일 지역에서 다시 한 마리를 채집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나방 연구자인 김성수 박사가 형태학적 특징과 분류학적 검토를 진행했고, 국내 미기록종으로 공식 발표하게 됐다.

 

연구 과정에 참여한 김성수 박사는 이번 성과가 시민과학자들의 꾸준한 활동 덕분에 가능했다고 평가하면서, 남산 생태 보전을 위한 지속적인 조사 과정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으며, 현장을 꾸준히 기록해 온 시민 조사자들의 노력이 학술적 발견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최초 발견자 중 한 명으로 논문 저자에 참여한 조수정 벌볼일있는사람들 공동대표 역시 의미를 강조했다. 조 대표는 발견 이후 학술지 등재와 국명 부여까지 이어진 전 과정을 마무리하게 돼 뜻깊다고 밝히며, 시민과학 활동이 실제 과학 연구와 생물다양성 기록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이번 발견이 특히 관심을 끄는 이유는 색동비단명나방의 기존 분포 지역 때문이다. 해당 종은 중국 남부와 대만, 베트남 등 상대적으로 기온이 높은 아열대 지역에서 주로 확인돼 왔기 때문에 서울 도심에서 발견된 사실 자체가 생태환경 변화와 연관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환경연합 측은 이 곤충이 일시적으로 유입된 사례인지, 아니면 기후 환경 변화 속에서 실제 서식 기반을 형성하고 있는지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도시 생태계가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에서 곤충 분포 변화는 기후환경 변화를 읽는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이어지고 있다.

 

생명다양성재단 관계자 역시 도시 생태계는 고정된 환경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하는 공간이라고 설명하면서, 시민과학자들이 장기간 축적한 현장 기록은 이러한 변화를 읽어내는 중요한 데이터가 될 수 있으며, 향후 도시 생태 연구의 기반 자료로 활용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한편 야생벌 시민조사단 ‘유니벌스’는 벌볼일있는사람들, 생명다양성재단, 서울환경연합이 함께 운영하는 시민 참여형 생태 조사 프로젝트로, 이들은 2022년부터 서울 도심 곳곳에서 야생벌과 다양한 곤충의 서식 현황을 기록해 왔으며, 올해 역시 남산과 길동생태공원, 샛강생태공원, 월드컵평화의공원 등에서 조사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생태 기록 활동이 도시 환경 변화 연구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역할에도 관심이 모인다.

 

이번 색동비단명나방 발견은 시민 참여형 생태조사가 실제 학술 성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로, 동시에 도시 생태계 변화와 기후환경 변화를 관찰하는 과정에서 시민과학의 역할이 점점 확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장기적인 생물다양성 기록이 축적될 경우 도시 환경 변화 대응과 생태 보전 정책 수립에도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작성 2026.05.06 17:43 수정 2026.05.06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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