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가 임대차 종료를 앞두고 신규 임차인을 주선했지만 건물주의 거절로 권리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분쟁이 잇따르는 가운데, 단순한 거절 사실만으로는 권리금반환소송에서 승소하기 어렵다는 법률 전문가의 조언이 나왔다. 임대인의 ‘권리금 회수기회 방해행위’를 구체적으로 입증할 수 있느냐가 사건의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법도종합법률사무소 엄정숙 변호사는 6일 “권리금반환소송은 단순히 ‘건물주 때문에 권리금을 못 받았다’는 주장만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며 “임대인의 방해행위 유형과 그로 인한 손해 발생 사실이 함께 입증돼야 한다”고 밝혔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는 임대인이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기회를 방해하는 행위를 제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신규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요구하는 행위 △권리금 지급 자체를 방해하는 행위 △현저히 높은 차임이나 보증금을 요구하는 행위 △정당한 이유 없이 신규 임차인과의 계약 체결을 거절하는 행위 등이 포함된다.
실제 현장에서는 임대차 종료를 앞둔 임차인이 신규 임차인을 구해왔음에도, 건물주가 “직접 사용 예정”이라고 주장하거나 기존보다 과도하게 높은 임대료를 요구하면서 계약 체결을 무산시키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 과정에서 기존 임차인은 권리금을 한 푼도 회수하지 못한 채 점포를 비워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다만 법원은 단순한 주장보다 ‘입증 자료’를 중요하게 본다. 임차인이 신규 임차인을 정상적으로 주선했다는 사실부터 객관적으로 증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신규 임차인이 실제 계약 의사가 있었는지, 보증금과 권리금을 감당할 자력이 있었는지 등을 보여줄 자료가 필요하다.
엄 변호사는 “신규 임차인의 사업계획서, 자금조달 계획, 권리금 합의서, 임대인에게 보낸 문자나 이메일, 내용증명 등이 핵심 증거가 된다”며 “주선 사실을 말로만 전달한 경우 입증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특히 임대인의 ‘현저히 고액의 차임 요구’ 여부는 주변 상권 시세와 비교해 판단된다. 기존 임대료 대비 얼마나 인상됐는지, 인근 상가 임대 수준과 비교했을 때 과도한 수준인지 등이 주요 판단 기준이다. 또한 건물주의 ‘직접 사용 계획’ 역시 실제 의사가 있었는지, 진술이 계속 바뀌지는 않았는지 등이 함께 검토된다.
권리금 손해배상 청구권의 행사 기간도 주의해야 한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은 임대차 종료일로부터 3년 이내에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않으면 권리가 소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실제로 임차인이 협상이나 추가 주선 시도를 이어가다 소송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게 법조계 설명이다.
아울러 임차 기간이 10년을 넘은 상가 역시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대법원은 2019다228247 판결에서 “갱신요구권 행사 가능 기간이 지났더라도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 규정은 적용될 수 있다”는 취지로 판단한 바 있다. 장기간 영업을 통해 형성된 고객 기반과 영업 가치 역시 보호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엄 변호사는 “권리금반환소송은 결국 자료 싸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임대차 종료가 가까워질수록 신규 임차인 주선 과정과 권리금 협의 내용, 임대인의 답변 등을 문자·이메일·내용증명 형태로 남겨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초기 대응이 부실하면 실제로 권리금 회수기회를 방해받았더라도 입증 부족으로 패소하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며 “분쟁 가능성이 보인다면 임대차 종료 전부터 법률 검토를 받아 대응 방향을 정리해 두는 것이 안전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