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곤줄박이를 떠나보낸 나무는
빈 그네처럼 흔들렸다.
그를 떠받치려 안간힘을 쓸 때는 바람에도 끄덕없었는데
그가 떠나고 온몸이 가벼워지자
나무는 속절없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내가 그를 붙잡아준 것이 아니라
그가 나를 붙잡아주었다는 걸 나무는 흔들리면서 알았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가슴 벅찬 착각은 곤줄박이의 날갯짓보다 가볍다.
졸시 <곤줄박이의 사랑>
바람도 없는 화사한 아침에 나뭇가지가 빈 그네처럼 흔들립니다.
앉아있던 새가 떠나면서 생기는 물리적 반작용일 테지만, 제 눈에는 나무와 새의 애틋한 관계에서 생긴 떨림으로 보입니다.
나무가 새를 사랑했는지, 새가 나무를 사랑했는지는 모릅니다.
어쩌면 둘 다 착각하고 있는지도요.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내가 아이를 사랑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것이 착각이었음을 알게 됩니다.
‘내가 아이들을 사랑하는 게 아니라 아이들이 나를 사랑한 것이구나!’
결혼이라는 관계에서 봄 여름 가을 겨울을 겪다 보면 이런 순간을 만나게 됩니다.
‘내가 그 사람을 사랑한 게 아니라 그이가 나를 사랑했구나!’
사랑은 아직도 모를 일입니다.
받아놓고도 모르고, 준 것이 없는데도 주었다고 여전히 착각하니 말입니다.
그래도 아이들의 사랑과 배우자의 마음을 알았으니 낙제점은 면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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