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공지능 기업 Anthropic이 미 국방부를 상대로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자사 AI 모델 Claud가 ‘공급망 보안 위험(supply chain risk)’ 대상으로 지정된 조치를 철회해 달라는 요구다. 미국 정부가 자국 기술 기업의 AI 시스템을 국가안보 위험 대상으로 공식 지정한 사례는 이례적이라는 점에서, 군사 AI 통제권을 둘러싼 정부와 민간 기업 간 충돌이 본격화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사건의 발단은 약 2억 달러 규모의 군 기밀망용 AI 계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Anthropic은 군에 AI 모델 Claude를 제공하면서 두 가지 사용 제한을 제시했다.
첫째는 미국 시민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감시 활용 금지,
둘째는 완전 자율형 치명 무기 체계에의 적용 금지였다. 회사 측은 이를 ‘윤리적 레드라인’으로 규정했다. 그러나 미 국방부는 민간 기업이 군의 합법적 작전 범위를 제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며 강하게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협상이 결렬된 이후 행정부는 연방 기관에 Claude 사용 중단을 지시했고, 국방부는 해당 AI 모델을 공급망 보안 위험 대상으로 지정했다. 이 조치는 일반적으로 적성국 기업이나 해외 기술 공급망에 적용되는 제재 성격의 조치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실리콘밸리에서는 “국내 기업에 대한 전례 없는 안보 조치”라는 평가와 함께 논쟁이 확산되고 있다.
Anthropic은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과 컬럼비아특별구 항소법원에 각각 소송을 제기했다. 회사 측은 소장에서 해당 조치가 헌법 수정 제1조가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으며, 정부가 특정 발언이나 정책 입장을 이유로 기업을 제재했다는 점을 문제로 제기했다. 또한 관련 법적 근거로 제시된 연방법 조항의 절차 요건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고, 의회가 요구한 ‘최소한의 제한 수단’ 원칙도 위반됐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은 단순한 계약 분쟁을 넘어 군사 분야에서 인공지능 활용을 둘러싼 구조적 갈등을 드러낸 사례로 분석된다. 미국 정부는 군사 작전에서 완전한 통제권 확보를 강조하고 있는 반면, 일부 AI 기업들은 기술 오용을 막기 위한 안전 장치와 윤리 기준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해당 AI 모델은 이미 일부 군사 작전 분석과 정보 처리 업무에 활용된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번 공급망 위험 지정이 실제 기술적 위험 때문인지, 정책 충돌에 따른 행정 조치인지에 대해서는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이번 소송은 인공지능 시대에 정부의 국가안보 권한과 민간 기술 기업의 자율성 사이에서 어떤 균형이 가능할지를 시험하는 사례로 평가된다.
법원 판단은 단순한 계약 분쟁을 넘어 군사 AI 활용 기준, 기업의 윤리 가이드라인, 그리고 국가안보 정책 사이의 경계 설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양측은 공식적으로 협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지만, 국방부는 군 작전 통제권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분쟁은 향후 미국 AI 정책과 글로벌 기술 거버넌스 논쟁에서 중요한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