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0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를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발전시키기로 합의했다. 8년 만에 성사된 이번 국빈 방문을 통해 양국은 향후 5년간의 '공동 전략 비전'을 채택하며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외교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소년공과 짜이왈라의 만남… '개인적 유대감' 강조
이날 회담의 백미는 두 정상의 개인적 교감이었다. 이 대통령은 과거 소년공 시절을, 모디 총리는 차를 팔던 '짜이왈라' 시절을 언급하며 "오랜 친구를 만난 것 같다"는 깊은 유대감을 드러냈다. 당초 40분으로 예정됐던 소인수 회담은 두 정상의 열띤 대화로 인해 1시간을 훌쩍 넘겼으며, 국빈 만찬 역시 예정 시간을 1시간 이상 초과해 종료되는 등 이례적인 친밀함을 과시했다.
15건의 MOU와 3대 부속문건… 실질적 성과 도출
양국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총 15건의 MOU를 체결했다. 특히 ▲조선·해운·해상물류 파트너십 ▲지속가능성 협력 ▲에너지 자원 안보 등 3건의 부속문건을 채택하며 협력의 범위를 전략적 분야로 넓혔다. 모디 총리는 과거 구자라트 주총리 시절 한국을 경제 발전 모델로 삼았던 일화를 소개하며 한국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를 요청했고, 이 대통령은 우리 기업들의 현지 애로사항을 상세히 전달하며 개선을 확답받았다.
"동방의 등불 예언 실현"… 인태 지역 평화 공조
모디 총리는 타고르의 시를 인용해 "한국이 빛의 혁명으로 동방의 등불이 되었다"고 평가했다. 양 정상은 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아시아의 대표 국가로서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포용적 협력을 강화하고, 중동 정세 등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핵심 원자재 수급을 위해 긴밀히 공조하기로 뜻을 모았다.

모디 총리가 인용한 타고르의 예언처럼, 한국의 ‘빛’과 인도의 ‘잠재력’이 만났다. 이번 회담은 한국 외교가 동북아를 넘어 14억 인구의 거대 시장이자 글로벌 정치의 새 중심축인 인도와 손을 잡음으로써, 21세기 아시아 시대를 주도할 강력한 엔진을 장착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 되었다.
회담은 성공적이었으나 과제는 남아 있다. 인도는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진입 장벽이 높은 시장 중 하나다. 모디 총리가 약속한 ‘우리 기업 애로사항 즉석 해결’이 실제 인도 관료 사회의 행정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상시적인 고위급 채널 작동이 필수적이다. 또한, 1만 2천 명에 불과한 교민 사회와 중소기업 진출을 활성화하기 위한 문화·인적 교류의 양적 확대도 시급한 숙제다.
이제 공은 실무급 협상단으로 넘어갔다. 이번에 채택된 15건의 MOU가 실제 수출 실적과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때, 비로소 2026년 뉴델리 회담은 ‘한국 외교의 대도약’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