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서점의 전환, 감각에서 데이터로 이동한 생존 전략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한국능률협회컨설팅은 4월 14일 국립중앙도서관에서 ‘2025년 권역별 선도서점 육성사업’ 성과공유회를 열고 5개 권역 71개 지역서점을 대상으로 진행한 사업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사업은 문화행사 지원 중심 정책에서 벗어나 운영 구조 자체를 바꾸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핵심은 방식의 전환이다. 기존 지역서점은 경험과 감각에 의존해 운영되는 경우가 많았다. 도서 추천 역시 점주의 취향에 크게 좌우됐다. 여기에 대형 서점과 온라인 유통 확산, 정보화 격차가 겹치며 경쟁력은 점차 약화됐다. 사업은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진단하고 ‘진단-실행-재진단’으로 이어지는 순환 체계를 도입했다.


전체 153개 서점을 대상으로 상담을 진행했고 이 가운데 71개 서점에는 3차례 심화 컨설팅이 제공됐다. 개선 과제는 디지털 인프라 구축, 스마트 북큐레이션, 마케팅과 고객 운영, 시장 확대 등 네 영역으로 나뉘어 현장에 적용됐다. 변화는 구체적이었다. 모든 참여 서점이 판매시점관리시스템을 도입해 재고와 매출을 데이터로 관리하게 됐다. 기기 전환율은 68%를 기록했다. 운영의 기준이 감각에서 수치로 이동한 순간이다.


도서 추천 방식도 달라졌다. 신간과 베스트셀러 중심 진열에서 벗어나 재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주제별 서가와 독자 참여 프로그램이 자리 잡았다. 책은 상품이 아니라 기획 대상이 되었고 서점은 단순 판매 공간에서 콘텐츠 공간으로 확장됐다.


현장의 반응은 명확했다. 혼자 해결하던 문제를 외부 전문가와 함께 풀 수 있었다는 점, 데이터를 통해 서점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됐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로 꼽혔다. 사업 관계자는 서점마다 조건은 달랐지만 데이터 기반 운영과 기획형 큐레이션이라는 공통 성과가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이번 사업은 지역서점의 경쟁력이 어디에서 나오는지를 다시 보여준다. 규모가 아니라 안목, 위치가 아니라 콘텐츠다. 그리고 그 안목을 지속시키는 힘은 데이터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작성 2026.04.16 08:56 수정 2026.04.16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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