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한국드론뉴스닷컴)손윤제 기자 = "향기나는 사람"
절망의 시간에 손 내밀어 준 벗, 그리고 다시 이어진 시절인연!
30년 전, 한 여성은 남편과의 이별 뒤 두 딸을 홀로 데리고 삶의 한가운데로 내던져졌다. 큰딸이 아직 유치원에 다니던 시절이었다. 아이들을 돌보고 교육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 앞에서 그는 깊은 우울증에 빠졌다.
삶에 대한 의욕도, 미래에 대한 희망도 잃은 채 하루하루를 버텨내야 했다.
하지만 생계를 위해 직장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출근길은 죽을 만큼 힘겨웠고, 그는 점점 말수를 잃고 세상과 마음의 거리를 두게 되었다. 삶은 무겁기만 했고, 마음은 더없이 메말라갔다.
그 무렵, 한 사람을 만났다.
또렷한 눈빛과 그윽한 목소리를 지닌 사람. 차와 음악을 사랑하고, 타인을 향한 따뜻한 배려를 자연스럽게 품고 사는 친구였다.
그 친구는 무너져가던 일상 속에 다시 작은 불빛을 켜주었다. 함께 시간을 보내며 그는 조금씩 활기를 되찾았고, 종교생활도 함께하며 삶을 다시 바라볼 힘을 얻었다.
그 친구는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었다. 삶의 가장 어두운 시절, 그에게는 한 사람의 향기가 곧 희망이었던 셈이다.
불교에서는 ‘시절 인연’이라고 하고 원불교에서는 '복중의 복은 인연복이 제일이고 인연복중에서도 법연이 제일이라고 하였다.' 모든 만남에는 때가 있고, 그때가 무르익었을 때 비로소 인연은 깊어진다는 뜻일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귀한 인연도 늘 순탄하지만은 않다.
두 사람 사이에도 오해가 생겼고, 한동안 관계는 멀어졌다. 몇 해 동안 이어진 침묵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그러나 진실한 인연은 쉽게 끊어지지 않는 법이다. 2년 전, 두 사람은 오래된 오해를 풀고 다시 손을 잡았다.
그렇게 회복된 관계는 예전보다 더 깊고 단단한 우정으로 이어졌고, 지금은 서로를 가장 잘 이해하는 절친한 사이가 되었다.
'우리 둘은 전생에 어떤 인연 이었을까'
며칠 전, 이들은 친구들과의 계모임으로 대만 여행을 다녀왔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은 같은 호텔방을 쓰는 룸메이트가 되었다. 3박 4일 동안 그는 친구의 세심한 배려를 다시금 온몸으로 느꼈다고 한다.
낯선 여행지에서 친구가 건네는 작은 말 한마디, 사소한 챙김 하나하나가 긴 세월을 품은 우정의 깊이를 보여주었다.
그 친구는 지금도 남을 위한 봉사를 멈추지 않는다. 힘들다고 말하면서도, “중생의 아픔이 곧 내 아픔”이라는 마음으로 자신의 시간과 정성을 아낌없이 내어준다.
누군가를 위해 기꺼이 자신을 내어주는 삶, 그것이야말로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향기일 것이다.
그에게 그 친구의 향기는 장미꽃 향기다.
화려하게 드러내지 않아도 은은하게 퍼지고, 오래도록 사람의 마음에 남는 향기. 남은 생의 시간 동안 시절인연이 다하는 그날까지 그 곁에 머물며, 그 향기를 닮아가고 싶다는 바람을 조용히 다짐한다.
어쩌면 인생은 결국 사람으로 견디는 것인지도 모른다.
절망의 시간에 곁을 지켜준 한 사람, 멀어졌다가도 다시 돌아와 손을 잡아준 한 사람.
그런 인연이 있기에 삶은 다시 따뜻해지고, 사람은 다시 살아갈 용기를 얻는다.
세상에는 분명, 향기나는 사람이 있다.
-권은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