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음회가 한불수교 140주년을 기념하는 음악회를 통해 한국과 프랑스가 쌓아온 우정과 문화적 연대를 무대 위에서
풀어낸다. 이번 공연은 프랑스 작곡가들의 작품과 피아노 중심의 정교한 해석을 앞세워, 외교 140년의 시간을
예술적 언어로 환기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특히 지음회가 이어온 제23회 연주회의 흐름 속에서 마련된 이번 무대는 단순한 기념행사를 넘어 지역 문화예술의
품격과 국제 문화교류의 가능성을 함께 보여주는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국과 프랑스가 공식 외교 관계를 맺은 지 140주년을 맞는 해, 음악은 다시 한번 두 나라를 잇는 가장 섬세하고도
강한 언어로 호출됐다. 지음회가 마련한 한불수교 140주년 기념음악회는 양국이 쌓아온 시간의 무게를 기념하는
동시에, 예술이 외교와 문화의 접점을 어떻게 넓혀가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무대로 읽힌다.
공연은 2026년 4월 18일 오후 5시 창원 성산아트홀 소극장에서 열린다. 전석 무료로 운영되는 이번 무대는 관객
접근성을 높이는 한편, 클래식 음악이 특정 계층의 전유물이 아니라 지역사회와 함께 호흡하는 공공 문화자산임을
환기한다.
이번 공연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지 기념성에만 있지 않다. 프로그램 전체가 프랑스 음악의 정서와 미학을 중심으로
설계됐고, 출연진 역시 피아노를 축으로 탄탄한 음악성을 쌓아온 연주자들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음회라는 이름이 지닌 뜻도 공연의 성격을 더욱 선명하게 만든다. 자료에 따르면 지음회는 고사에서
비롯된 ‘지음’의 의미, 곧 마음을 알아주는 벗과 음악적 교감을 나누는 공동체 정신을 바탕에 두고 있다.
결국 이번 무대는 한불 양국의 외교사를 기념하는 행사이면서 동시에, 음악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지음’의 정신을 오늘의 언어로 되살리는 자리이기도 하다.
한불수교 140주년, 외교의 시간을 문화의 무대로 번역하다.
한불수교 140주년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1886년 이후 두 나라는 정치·외교 영역을 넘어 교육, 언어, 예술,
시민교류 등 다양한 층위에서 관계를 확장해 왔다. 이번 음악회는 그러한 축적의 결과를 한 편의 공연으로 압축해
보여주는 시도다.
축사와 인사말 자료에서도 이번 무대가 양국 간 상호 이해를 넓히고, 미래지향적 문화협력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자리라는 점이 반복해서 강조된다. 이는 음악회를 기념식의 부속 행사로 두지 않고, 문화외교의 본체로 바라보는
기획 의도를 드러낸다.
공연명에 한불수교 140주년이 전면에 배치된 것도 상징성이 크다. 국가 간 우정과 연대를 거대한 담론으로만
설명하는 대신, 실제 관객이 체감할 수 있는 공연 경험으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음악은 언어의 장벽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는 예술이다.
프랑스의 작곡가들이 남긴 악보가 한국 연주자들의 해석을 통해 무대에서 살아나는 순간, 외교는 문서나 의전의
형식을 벗어나 감각과 정서의 문제로 다가온다. 바로 이 지점에서 이번 공연은 140년의 시간을 기념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시간을 오늘의 감동으로 재구성하는 데 성공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지방 문화공간인 성산아트홀 소극장에서 이 같은 무대가 열린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국제 문화교류의 담론이
늘 수도권 중심으로 소비되는 현실 속에서, 지역 예술단체와 연주자들이 주도하는 기념음악회는 문화 분권의
측면에서도 의미를 갖는다.
경상남도와 경남문화예술진흥원 후원 아래 진행되는 이번 공연은 지역 문화정책이 국제성과 예술성을 함께 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지음회가 쌓아온 시간, 제23회 연주회가 품은 공동체의 의미
이번 기념음악회는 지음회가 이어온 정기 연주회의 흐름 위에서 더욱 의미를 얻는다. 제공된 자료를 기준으로 이번
무대는 제22회 연주회의 의미를 반영해 읽을 수 있다. 이는 한 번의 이벤트가 아니라, 꾸준한 활동과 축적된 음악적
네트워크 위에서 가능해진 무대라는 뜻이다.
실제로 소개 자료에는 음악감독 김정희를 비롯해 김민경, 정재희, 강지인, 정나겸, 김진주, 신지은, 구연화, 안유정,
정한나, 김윤지, 김혜경, 문병우, 박유미 등 다수의 연주자들이 참여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각 연주자의 이력과 활동 영역도 국내외 교육기관, 국제 아카데미, 오케스트라 협연, 전문 연주단체 활동 등으로
폭넓게 구성돼 있어, 지음회가 단순한 친목 모임이 아니라 전문성을 기반으로 움직이는 예술 공동체임을 짐작하게
한다.
특히 지음회라는 이름에 담긴 배경은 공연의 메시지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고사 속 ‘지음’은 단지 음악을 잘 아는
사람을 뜻하는 말이 아니라, 상대의 마음과 뜻까지 읽어내는 깊은 이해의 관계를 의미한다.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이 울타리 안에서 모였다는 설명은, 이번 연주회가 왜 한불 우정이라는 더 큰 주제를
감당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국가와 국가의 관계 역시 결국은 사람과 사람의 이해에서 출발한다는 점에서, 지음회의 정체성은 이번 공연의 주제와
정확히 맞물린다.
인사말 자료에서 문병우 회장은 예술과 음악이 언어와 국경을 넘어 사람의 마음을 이어주는 가장 아름다운 문화라고
강조했다. 이는 공연의 방향성을 압축하는 문장으로 읽힌다.
외교 140주년이라는 역사적 기념비를 세우는 방식이 아니라, 무대 위에서 연주자와 관객이 감정을 나누는 방식으로
관계의 본질을 되새기겠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결국 제23회 연주회의 의미를 품은 이번 무대는 지속성과 공동체성,
전문성과 공공성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더욱 단단한 설득력을 갖는다.
프랑스 음악의 깊이와 색채, 프로그램이 말하는 기획의 완성도
프로그램은 이번 공연의 성격을 가장 또렷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비제의 카르멘 모음곡, 풀랑크의 피아노 포핸즈
소나타, 생상스의 죽음의 무도, 고다르의 마주르카, 드뷔시의 베르가마스크 모음곡, 포레의 녹턴, 메시앙의
아기 예수를 바라보는 스무 개의 시선 중 일부, 라벨의 왼손을 위한 협주곡 편곡 버전까지 이어지는 구성은 프랑스
음악사의 결을 입체적으로 훑는다.
화려한 대중성과 극적 에너지, 인상주의적 색채, 종교적 심상, 현대적 긴장감이 한 무대 안에서 공존하는 셈이다.
이 같은 프로그램 구성은 기념공연의 형식적 나열을 넘어선다. 먼저 카르멘 모음곡은 대중적 친숙함과 무대적 활력을
동시에 확보하는 작품이다.
이어 풀랑크와 생상스는 프랑스 음악 특유의 세련된 구조감과 긴장감을 드러내며, 드뷔시와 포레는 보다 섬세하고
서정적인 정서를 확장한다. 메시앙과 라벨에 이르면 프랑스 음악의 철학성과 실험성, 그리고 음향적 밀도가
두드러진다.
한 공연 안에서 이처럼 다양한 층위의 프랑스 음악을 배치한 것은, 단순히 유명 작곡가를 나열하기보다 프랑스 음악의
넓이와 깊이를 관객에게 체험시키려는 의도로 읽힌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피아노 솔로와 원 피아노 포핸즈를 함께 배치했다는 점이다. 이는 개인의 해석과 협업의 호흡을
동시에 보여주는 구조다. 한불 관계 140주년이라는 주제와도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
솔로는 각 연주자의 개성과 내면을, 포핸즈는 서로 듣고 맞추며 함께 만들어가는 공동의 음악을 상징한다.
결국 이번 프로그램은 기념의 명분과 예술적 완성도를 동시에 확보하려는 기획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지음회의 한불수교 140주년 기념음악회는 과거를 기념하는 데 머물지 않고, 지금 여기에서 문화적 우정이 어떻게
새롭게 살아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무대다.
외교의 역사는 기록으로 남지만, 예술의 감동은 사람의 기억 속에 오래 머문다. 이번 공연은 바로 그 기억을 만드는
자리다. 제23회 연주회의 의미를 반영한 지음회의 지속적인 활동, 프랑스 음악의 다채로운 프로그램, 지역
문화공간에서 실현되는 국제적 감수성은 이 무대를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한국과 프랑스가 함께 걸어온 140년은 제도와 협약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서로의 언어를 배우고, 문화를 나누고,
음악을 듣고, 감동을 공유해온 시간이 있었기에 가능한 역사였다. 그런 점에서 이번 기념음악회는 외교의 기념일을
넘어, 예술이 관계를 이어가는 가장 인간적인 방식에 대한 증언이라 할 만하다.
성산아트홀에 울려 퍼질 선율은 한 번의 공연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두 나라가 오랜 시간 쌓아온 우정의
깊이를 다시 확인하고, 앞으로의 문화교류를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가게 하는 조용하지만 힘 있는 울림으로 남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