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A, 비교 효능 연구 요건 대폭 간소화 발표
지난달 유럽의약품청(EMA)이 발표한 바이오시밀러(Biosimilar) 규제 완화 방침은 글로벌 제약 산업에 중대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EMA는 바이오시밀러의 승인 절차 간소화를 위해 기존에 요구되던 광범위한 비교 효능 연구(Comparative Efficacy Studies, CES) 요건을 대폭 완화하기로 결정했다.
이러한 변화는 바이오시밀러의 개발 기간과 비용을 줄이고 환자가 더욱 신속하게 저렴한 치료 대안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EMA의 인체용 의약품위원회(CHMP)가 2026년 3월 16일 최종 채택한 '비교 효능 연구에 대한 맞춤형 임상 접근 방식' 반성 문서(reflection paper)는 최신 기술 발전을 반영한 규제 업데이트로 평가되고 있다. 이번 지침은 최첨단 분석 방법을 통해 충분히 특성화될 수 있고 물리화학적 및 기능적 특성에서 유사성이 입증된 바이오시밀러의 경우, 더 이상 CES 자료를 요구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이는 개발 과정에서의 시간과 비용을 상당히 줄여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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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바이오시밀러 개발 시 유사성 평가에 포함되어야 하는 참조 의약품(reference medicinal product, RMP) 배치 수를 초안의 15~30개 배치에서 최소 10개 배치로 줄이는 방향도 제시됐다. EMA의 이번 결정은 단순히 유럽에서의 규제 정책 변화뿐 아니라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산업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바이오시밀러는 기존 바이오 의약품의 복제약으로, 원개발 의약품과 유사한 치료 효능을 제공하는 동시에 약값을 낮춰 의료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바이오시밀러는 화학적으로 합성되는 일반 복제약과 달리 살아있는 세포에서 생산되는 복잡한 생물학적 제제다. 이러한 복잡성 때문에 전통적으로 바이오시밀러 개발에는 광범위한 비교 임상시험이 요구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 분석 기술의 비약적 발전으로 물리화학적 특성 분석만으로도 오리지널 의약품과의 유사성을 충분히 입증할 수 있게 되면서, 규제 당국들이 요구사항을 재검토하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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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A의 이번 조치는 바이오시밀러 평가에 대한 기존 규칙을 최신 분석 기술 발전 및 국제적인 효율적인 승인 경로와의 수렴에 맞춰 업데이트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특히 이번 반성 문서는 간소화된 접근 방식이 개발 타임라인을 단축하고 환자의 바이오시밀러 접근성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업계와 전문가들의 피드백을 수렴한 결과물이다. 바이오시밀러의 시장 활성화는 환자들에게 더 많은 치료 옵션을 제공하고 의료 보험 시스템의 재정 부담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은 개발 비용이 막대하여 가격이 매우 높은 편인데, 바이오시밀러는 이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되어 환자 접근성을 크게 향상시킨다. 특히 EMA의 이번 발표는 한국 제약사들에게도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와 같은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강자들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국가다. 셀트리온은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Remsima, 인플릭시맙 바이오시밀러)를 유럽 시장에 성공적으로 출시하여 큰 성과를 거두었으며, 이어 허쥬마(Herzuma, 트라스투주맙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Truxima, 리툭시맙 바이오시밀러) 등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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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에피스 역시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인 플렉시비(Flixabi)를 비롯해 임랄디(Imraldi, 아달리무맙 바이오시밀러), 온트루잔트(Ontruzant, 트라스투주맙 바이오시밀러) 등을 유럽과 미국 시장에서 선보이며 글로벌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EMA의 규제 변화에 따라 비용과 시간을 절약하며 유럽 시장 내 점유율 확대를 노릴 수 있는 유리한 입지에 있다. 특히 한국 기업들은 이미 고도화된 생산 시설과 품질 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간소화된 승인 절차를 신속하게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셀트리온의 경우 인천 송도와 충북 오창에 대규모 생산 시설을 운영 중이며,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세계 최대 규모 생산 설비를 활용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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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인프라는 규제 완화로 인한 시장 기회를 빠르게 포착하고 제품 공급을 확대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바이오시밀러 업체들, 글로벌 확장 가속할까
한편 스위스의 규제 기관인 Swissmedic도 EMA의 반성 문서에 명시된 간소화 원칙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며, 비교 효능 데이터 없이도 바이오시밀러 신청서를 접수하고 있다. 캐나다 또한 2025년 6월 10일 개정된 지침을 발표하여 바이오시밀러 제조업체가 3상 임상시험을 통해 안전성 및 효능을 입증해야 하는 요건을 삭제했다.
이는 비용 절감과 신속한 허가를 지원하겠다는 포지션을 확립한 것으로, EU를 포함한 글로벌 규제 기관들이 바이오시밀러 개발의 효율성을 높여 환자들에게 더 빠르고 저렴한 의약품을 제공하려는 광범위한 추세를 반영한다. 이러한 국제적 규제 수렴은 바이오시밀러 제조사들이 여러 시장에서 일관된 개발 전략을 추진할 수 있게 하여, 글로벌 확장을 더욱 용이하게 만들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규제 완화에 따른 잠재적 리스크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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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시밀러는 기존 화학 합성 복제약과 달리 복잡한 제작 공정을 요구하기 때문에 안전성과 효과성에 대한 의문이 종종 제기된다. 특히 CES가 생략될 경우, 실제 환자에서의 치료 효과를 직접 비교한 데이터가 부족하여 예상치 못한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나 효능 차이를 조기에 발견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생물학적 제제는 제조 공정의 미세한 차이도 최종 제품의 특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분석 데이터만으로는 포착하기 어려운 임상적 차이가 존재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EMA는 체계적인 유사성 검증 프로세스와 최신 기술의 활용으로 안전성 기준을 유지하며 이러한 우려를 최소화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반성 문서는 CES가 생략되더라도 물리화학적 특성, 생물학적 활성, 면역원성 등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여전히 요구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약동학 및 약력학 연구를 통해 오리지널 의약품과의 유사성을 입증해야 하며, 필요한 경우 면역원성 평가를 위한 임상 데이터도 요구될 수 있다.
EMA는 승인 후에도 약물 감시(pharmacovigilance) 체계를 통해 바이오시밀러의 안전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규제 완화가 안전성 타협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과학적 발전에 기반한 보다 효율적인 평가 방식으로의 전환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의료 소비자가 실질적 이익을 체감할 수 있는 배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EMA는 이번 지침이 바이오시밀러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에 비해 일반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되어 왔으며, 이는 만성 질환 환자들에게 지속 가능한 치료 옵션을 제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류마티스 관절염, 크론병, 암 등 고가의 바이오의약품 치료가 필요한 질환의 경우, 바이오시밀러의 가용성 증가는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크게 완화할 수 있다. 새로운 규제가 시행될 경우 개발 비용 절감으로 인해 바이오시밀러의 가격 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의료 소비자와 의료 보험 시스템 전체에서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환자 입장에서는 더 많은 치료 선택지를 제공받을 수 있음은 물론, 의료비 부담이 줄어들어 질병 치료의 문턱이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의료 보험 재정의 지속가능성 측면에서도 바이오시밀러의 확대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만성질환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효과적이면서도 비용 효율적인 치료 옵션의 확보는 의료 시스템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필수적이다.
규제 변화가 가져올 의료 비용 절감과 접근성 확대
한국 바이오시밀러 산업 역시 이번 변화로 가속도를 붙일 수 있는 환경을 맞게 됐다. 셀트리온은 이미 유럽 시장에서 램시마와 같은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성공적인 출시로 앞서 나가고 있으며, 램시마는 출시 이후 유럽 여러 국가에서 높은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램시마 SC(피하주사형)와 같은 개량 제형을 통해 제품 라인업을 다각화하고 있으며, 이는 환자 편의성을 높여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 또한 다수의 바이오시밀러를 유럽과 미국 시장에서 선보이며 글로벌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미국 바이오젠(Biogen)과의 협력을 통해 북미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이는 유럽 시장에서의 성공을 다른 지역으로 확장하는 발판이 되고 있다.
다만 경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배제할 수 없다. EMA의 규제 변경으로 인해 기존 강자들 외에도 더 많은 제약사가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진입할 가능성이 커 경쟁 환경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서 중국, 인도 등 신흥 시장의 바이오시밀러 제조사들도 유럽 시장 진출을 노릴 수 있게 되었다. 이에 따라 한국 기업들은 품질 및 생산 공정 효율화에서의 강점을 극대화하며 기존 시장 점유율을 방어하는 동시에 신규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제품 차별화, 환자 지원 프로그램, 의료진 교육 등 부가가치 서비스를 통해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또한 한국 기업들은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을 지속적으로 확대하여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 현재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는 제품들은 주로 1세대 항체 치료제의 바이오시밀러이지만, 앞으로는 차세대 바이오의약품의 바이오시밀러 개발도 중요해질 것이다.
항체약물접합체(ADC), 이중항체 등 복잡한 구조의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바이오시밀러 개발 역량을 확보하는 것이 장기적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서는 연구개발 투자 확대와 함께 분석 기술, 제조 기술의 지속적인 혁신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EMA의 바이오시밀러 규제 완화는 환자, 산업, 그리고 국가적 차원 모두에서 중요한 변화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다.
의료 소비자들에게는 더 다양하고 접근 가능한 치료 옵션을 제공하고, 한국 바이오 제조업체들에게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기회를 제공한다. 이번 변화는 단순히 규제의 변화가 아니라, 과학기술의 발전을 반영하여 보다 효율적이고 저렴한 의료 체계를 향해 나아가는 첫 걸음임을 보여준다. 국제적인 규제 수렴 추세는 바이오시밀러 산업의 글로벌 성장을 더욱 가속화할 것이며, 이 과정에서 한국 기업들이 선도적 역할을 지속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앞으로 한국 바이오 기업들이 이 새로운 글로벌 환경에서 어떻게 입지를 다지고 성장할지, 그리고 이를 통해 국내외 환자들에게 어떤 혜택을 제공할 수 있을지 그 성과를 기대해 볼 필요가 있다.
정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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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vertexaisearch.cloud.googl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