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값 반등 조짐에 정부 ‘매물 총동원’ 다주택자 급매 더 쏟아지나
양도세 중과 유예 막판 연장 카드 꺼낸 정부 시장 안정 vs 상승 재점화 ‘갈림길’
서울 아파트값이 다시 꿈틀대는 가운데, 정부가 다주택자의 매물 출회를 유도하기 위한 추가 대책을 내놓았다.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막판 퇴로’를 열어준 이번 조치가 시장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 주목된다.
정부는 9일 다주택자가 오는 5월 9일까지 토지거래허가를 신청할 경우 양도세 중과를 적용하지 않는 보완 방안을 발표했다. 당초에는 해당 시점까지 허가를 받고 계약까지 마쳐야 했지만, 현실적인 행정 절차 지연을 고려해 ‘신청 시점’ 기준으로 완화한 것이다.
이번 조치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일 국무회의에서 관련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지 불과 사흘 만에 나온 신속 대응이다. 표면적으로는 민원 해소 성격이지만, 실제로는 다주택자의 매물을 최대한 시장에 끌어내기 위한 의도가 짙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실제 시장 흐름은 정부를 움직이게 했다. 강남권을 중심으로 한 서울 아파트값 하락세가 최근 멈추고, 외곽 중저가 지역에서는 매수세가 유입되며 상승 폭이 다시 확대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가격 상승의 불씨가 되살아나는 상황에서 정부가 선제적으로 공급 압박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여기에 더해 오는 17일부터는 다주택자가 보유한 수도권 및 규제지역 아파트의 담보대출 만기 연장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금융 부담이 커진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정부는 이번 조치로 매물 출회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또한 대통령은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비거주 1주택자의 매도 제한 문제에 대해서도 제도 개선 검토를 지시했다. 세입자가 거주 중인 주택을 팔 수 없었던 기존 규제를 완화해, 다주택자뿐 아니라 1주택자의 매물까지 시장에 유입시키겠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시장 상황은 단순하지 않다. 부동산 빅데이터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최근 감소세로 돌아섰다. 상급지에서는 급매물이 이미 상당 부분 소진됐고, 중저가 지역에서는 실수요가 유입되며 가격을 끌어올리는 ‘키 맞추기’ 장세가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의 전망도 엇갈린다. 일부는 매물 증가로 시장이 안정될 것으로 보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상승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4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0.10%로, 상승 폭은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오름세를 유지했다. 일부 지역은 상승 전환하거나 상승 폭을 확대했지만, 전반적으로는 혼조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한 은행 부동산연구원은 “매도 기한이 연장되면서 매물 증가 기대감이 형성됐고, 이에 따라 매수자 관망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금리 인상 변수까지 고려하면 당분간 시장은 박스권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다른 전문가는 “강남권을 중심으로 다주택자와 고령 1주택자의 매물이 동시에 유입될 경우 단기적인 가격 안정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낙관론만 있는 것은 아니다. 또다른 전문가는 “이미 급매물은 상당 부분 소화된 상태”라며 “유예 기간을 늘린다고 시장 분위기가 급격히 바뀌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은 과거 고점 대비 회복 여력이 남아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이번 대책은 ‘시간을 벌어준 조치’라는 평가 속에, 매물 확대를 통한 시장 안정과 가격 상승 재점화 사이에서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다주택자의 선택과 매수자의 움직임에 따라 향후 부동산 시장의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