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도세 중과 한 달 앞…서울 부동산 ‘버티기 장세’, 끊어진 이동 사다리
강남은 현금으로 버티고 외곽은 대출에 막혔다…실수요자는 경기도로 밀려나며 시장 경직 심화
양도소득세 중과 시행을 한 달 앞둔 서울 부동산 시장이 멈춰 섰다. 매도자는 버티고, 매수자는 관망한다. 거래는 얼어붙었고, 실수요자는 서울을 떠나고 있다. 규제는 시장을 압박했지만, 기대했던 가격 하락 대신 ‘이동 사다리 단절’이라는 또 다른 균열이 드러났다.
정부는 ‘부동산과의 전쟁’을 선언하며 강도 높은 규제를 이어왔다. 오는 5월 10일부터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가 본격 적용된다. 대출 규제까지 더해지며 투기 수요 억제와 가계부채 안정이라는 성과도 일부 나타났다.
그러나 현장의 온도는 달랐다. 서울 주요 아파트 단지 곳곳에서는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 움직이지 않는 ‘정지 상태’가 감지됐다. 가격은 높아졌고, 거래는 끊겼다. 임대 물건마저 줄어들면서 젊은 실수요자들은 서울을 벗어나고 있다.
강남권은 ‘현금의 성채’로 굳어졌다. 압구정 일대 고가 아파트 단지에는 수십억에서 100억 원을 넘는 매물이 즐비했지만 거래는 좀처럼 이뤄지지 않는다. 급매를 기대했던 시장과 달리 집주인들은 가격을 낮추지 않는다. 소비를 줄일지언정 자산은 지킨다는 태도다.
현장 중개업자들은 “이미 타이밍은 끝났다”고 입을 모았다. 매수 대기자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급매가 아니면 움직이지 않는다. 반대로 매도자는 급하게 팔 이유가 없다. 결국 거래는 멈춘다. 일부 신규 진입 수요는 고소득 전문직, 특히 개원의 중심으로 재편됐다.
중상급지 역시 사정은 다르지 않다. 마포구 일대에서는 거래 자체가 사라지다시피 했다. 다주택자 매물이 쏟아질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집주인들은 오히려 호가를 높이며 버티기에 들어갔다. 급매라는 이름은 남았지만 실질적인 가격 인하는 찾아보기 어렵다.
서울 외곽은 또 다른 벽에 막혔다. 은평구 일대에서는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거래가 끊겼다. 이 지역은 대출 의존도가 높은 실수요자 중심 시장이다. 그러나 가격이 대출 규제선에 걸리면서 매수 자체가 어려워졌다.
결국 수요는 서울을 벗어난다. 감당 가능한 가격을 찾아 경기도로 이동하는 흐름이 뚜렷하다. 의정부 등 서울 접근성이 좋은 지역에는 신혼부부 중심의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 전세를 포기하고 매매로 선회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징검다리’ 역할이 약해지고 있다. 서울 집값 상승 속도가 더 빨라지면서 경기에서 서울로 넘어가는 경로가 사실상 차단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 진입을 시도하던 30대 부부가 계약을 포기하고 다시 눌러앉는 사례도 발생했다.
시장 전체로 보면 ‘연쇄 이동’이 끊긴 모습이다. 상급지에서 시작된 매도 흐름이 하위 시장으로 이어져야 하지만, 출발점부터 막혀 있다. 다주택자들이 움직이지 않으면서 매물 증가도 제한적이다.
정부는 양도세 중과 유예 검토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매물을 유도해 거래를 살리겠다는 의도다. 그러나 현장 반응은 냉담하다. 이미 팔 사람은 팔았고, 남은 이들은 끝까지 버티겠다는 분위기다.
일부에서는 규제 효과가 제한적으로 나타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고가 아파트 시장에서는 P2P 대출 등 우회 자금 조달이 활용돼 왔다. 최근 관련 규제가 강화되면서 매수 여력은 일부 줄어들 수 있다. 다만 이는 수요를 위축시킬 뿐, 매도 증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결국 시장은 ‘버티는 자와 포기하는 자’로 갈리고 있다. 현금 자산가는 움직이지 않고, 대출에 의존한 실수요자는 밀려난다. 서울 부동산 시장의 문턱은 더 높아졌고, 그 안과 밖의 간극은 더욱 벌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