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하여 전쟁을 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전세계가 큰 혼란을 겪고 있다. 이러한 국제 정세 속에서 숭실대 유동현 교수에게 전문가의 생각을 들어본다.
<한국에너지기후변화학회 고문, 숭실대학교 연구·산학협력처 산학협력 교수 유동헌 박사>
우리와 멀리 떨어진 중동에서 일어난 이란과 미국간 전쟁이 우리나라의 쓰레기 봉투 공급 경색을 야기했다. 플라스틱 원료 조달 이슈가 발생한 것이다. 현대인의 삶이 탄화수소 기반의 생태계 안에서 영위되고 있다는 점을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번 전쟁으로 자연스럽게 탄화수소(화석연료)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었다.
미국-이란 전쟁은 카타르 LNG(액화천연가스) 수출량의 20% 정도 물량을 최대 5년간 시장에서 사라지게 했다. 우리나라의 LNG 수입량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큰 사건이다. 우리에게 천연가스는 다른 어느 나라보다 중요성이 높다. 글로벌 탄소중립 이행에 발맞추기 위해 재생에너지원 보급을 늘리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자연에너지 여건 및 전력망 특성으로 말미암아 재생에너지원의 간헐성 단점을 메꾸어주는 천연가스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고 그에 상응 정도의 필수적 에너지원이기 때문이다.
31% 정도를 중동에서 수입하는 LNG 이외에 한국이 수입하는 원유와 대표적 산업 원료인 나프타의 중동 의존도는 각각 약 70%와 58% 수준이다.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자원들이 공급 불안을 배제하기 어려운 위험 지역인 중동 의존적 수입 구조이다.
미국과 이란 전쟁을 통해 우리는 공급선 다변화가 절대 선임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에너지 안보를 확보하려면 공급망 다변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국내적으로는 에너지 믹스 유연성 확보에 정책력을 집중할 필요가 있음도 인지하는 기회가 되었다.
에너지를 바라볼 때 글로벌 기후 관점에 바탕을 둔 도덕적 우려로 말미암아 공급 안정성을 제고하고 국내 에너지 믹스의 안정적 운영을 어렵게 만드는 의사결정은 고려 대상이 될 수 없다. 글로벌 기후 시각에 무게를 두고 에너지를 바라보기 보다는 경제적 시각으로도 검토해 볼 수 있는 균형 잡힌 혜안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기이다.
우리나라에서 에너지(화석연료)는 원료와 연료 성격이 뚜렷하다는 특성이 있다. 제조업 기반의 경제이면서 수출 주도형 산업 중심이기 때문이다. 이번 중동 사태를 바라보면서 위기 관리 대상으로 인식하고 적절한 관리 방안을 마련하면 되는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다. 이번 사태를 헤치고 가는 중에 에너지 수입 비용 시각에서 축소 대상으로 바라본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대표적인 보여주기식 위기관리 방안으로 보인다. 위기관리가 이번 사태에 대한 근본적 해결 방안 혹은 대안이 될 수 없으므로 에너지 공급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전략이 요구된다. 우리 산업을 보호하기 위함이다.
단기적 관점에서, 우리의 산업구조는 화석연료 의존적이며, 전력공급망은 독립적 단일망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탈 화석연료를 지향하면서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체질로 바꾸기 전까지 우리가 경계해야 하는 것은 화석연료를 글로벌 환경 관점으로 우선 바라보고자 하는 기울어진 시각이다. 한국이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다고 무리하게 탈 화석연료를 지향하기 보다는 거안사위(居安思危)의 마음으로 우리의 산업에 닥칠 미래의 불확실성을 대비하는 정책적 판단과 산업 보호를 위한 구체적 대안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물론 장기적으로는 탄화수소 의존도를 점진적으로 줄여나갈 수 있는 조화롭고 합리적이면서도 산업의 국제 경쟁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에너지 정책을 국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동시에 중기적으로는 원유를 대체하면서 필수재인 플라스틱 원료 공급이 가능한 석탄화학 산업을 공급원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들여다보는 국가적 시각은 어떨까? 동시에 순환경제 시각에서 CCUS 같은 도전적인 R&D 영역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의지 표명도 필요해 보인다.
준비에 실패하는 것은 실패를 준비하는 것과 같다. 이번 전쟁을 바라보는 국제적인 시각을 보면, 전쟁이 종료된다 해도 중동 지역의 공급 위험 요인이 급격히 줄어들거나 완전히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이다. 최소한 비용 상승이 예견되는 상황에서 실패를 준비하는 일이 없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