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나눔] 의심에서 믿음으로

요한복음 20장 19-31절

의심에서 믿음으로

 

 

부활의 사건은 기독교 신앙의 핵심이지만, 그 현장에 있었던 제자들조차 처음에는 믿지 못했다는 사실은 아이러니하다. 요한복음 20장 19절은 제자들이 유대인들을 두려워하여 문을 굳게 닫고 숨어 있었다고 기록한다. 이는 단순한 공간의 묘사가 아니라 인간의 내면 상태를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다. 두려움, 불안, 그리고 혼란.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 역시 비슷한 감정 속에서 하루를 살아간다. 그런 상황 속에서 예수는 갑자기 그들 가운데 서서 말했다.

 

 “너희에게 평안이 있을지어다.”

 

이 한 문장은 단순한 인사가 아니라, 두려움을 뚫고 들어오는 신적 선언이었다. 이 장면은 지금 이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메시지를 던진다.


 

제자들은 예수를 따르던 사람들이었지만, 예수의 십자가 사건 이후 완전히 무너진 상태였다. 그들은 더 이상 담대하지 않았고, 세상 앞에 나설 용기도 없었다. 문을 닫고 숨어 있다는 것은 단순한 행동이 아니라 마음의 상태였다.

현대 사회 역시 다르지 않다. 실패, 관계의 상처, 미래에 대한 불안은 사람들을 점점 더 내면으로 숨게 만든다. 사람들은 안전한 공간에 머무르려 하고, 외부와의 접촉을 최소화하려 한다. 그러나 그 공간은 진정한 평안을 주지 못한다. 오히려 두려움은 그 안에서 더 커진다.

이 장면은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지금 어디에 숨어 있는가?”


 

예수는 문을 열고 들어오지 않았다. 닫힌 문을 그대로 두고 그들 가운데 나타났다. 이는 물리적인 기적을 넘어,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하나님의 개입을 상징한다.

그가 처음으로 건넨 말은 책망이 아니었다. “왜 나를 버렸느냐”도 아니었다. 오직 “평안”이었다.

이 평안은 상황이 해결되어서 오는 평안이 아니다. 여전히 로마의 위협은 존재했고, 현실은 바뀌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어지는 평안이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조건부 평안을 추구한다. 일이 잘 풀려야, 관계가 회복되어야, 미래가 보장되어야 마음이 놓인다. 그러나 이 본문은 조건 없는 평안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도마는 흔히 “의심 많은 제자”로 불린다. 그는 예수의 부활 소식을 듣고도 믿지 않았다. 직접 보고, 손으로 만져보기 전까지는 믿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장면을 단순한 불신으로만 해석하는 것은 부족하다. 도마는 거짓된 믿음을 선택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확신할 수 있는 믿음을 원했다.

오늘날에도 많은 사람들이 신앙 앞에서 고민한다. “정말 이것이 진실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이러한 질문은 불신이 아니라 오히려 진실을 향한 과정일 수 있다.

도마의 모습은 신앙이 단순한 감정이나 분위기가 아니라, 깊은 고민과 질문을 통해 형성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예수는 도마의 요구를 거절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에게 다가와 손을 내밀었다. 그리고 도마는 마침내 고백한다.

 

“나의 주, 나의 하나님.”

 

이 고백은 단순한 감탄이 아니라 존재의 전환이다. 예수를 단순한 스승이 아닌, 자신의 삶을 지배하는 주로 인정하는 선언이다.

이 장면에서 중요한 것은 “나의”라는 표현이다. 신앙은 집단적 동의가 아니라 개인적 고백에서 시작된다.

이어지는 예수의 말은 오늘을 사는 모든 이들에게 향한다. 

 

“보지 못하고 믿는 자들은 복되다.”

 

이는 맹목적 믿음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신뢰를 말한다. 눈에 보이지 않아도 믿을 수 있는 관계, 그것이 진짜 믿음이다.


 

요한복음 20장 19-31절은 단순한 부활 이야기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그것은 두려움에서 평안으로, 의심에서 믿음으로 나아가는 인간의 여정을 보여준다.

제자들은 완벽한 믿음을 가진 사람들이 아니었다. 그들은 두려워했고, 의심했고, 흔들렸다. 그러나 그 과정 속에서 결국 고백에 이르렀다.

이 본문은 오늘날 독자에게 묻는다.

당신은 지금 두려움 속에 있는가, 아니면 평안을 경험하고 있는가?
당신은 의심 속에 머물러 있는가, 아니면 고백으로 나아가고 있는가?

믿음은 완벽한 상태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오히려 흔들림 속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 끝에는 반드시 한 고백이 기다리고 있다.

 

“나의 주, 나의 하나님.”

 

삶을 바꾸는 동화 신문 기자 kjh0788@naver.com
작성 2026.04.06 08:48 수정 2026.04.06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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