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다이렉트뉴스=국제부] 4월 2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법무장관 팸 본디(Pam Bondi)를 전격 해임했다. 트럼프 2기 들어 두 번째 각료 해임이다. 첫 번째는 지난달 해고된 국토안보부 장관 크리스티 놈(Kristi Noem)이었다. 한 달 만에 핵심 각료 둘이 날아갔다. 그리고 워싱턴 정가에서는 이미 다음 이름이 공공연하게 거론되고 있다. 국가정보국(DNI) 수장, 털시 개버드(Tulsi Gabbard)다.

트럼프의 경제 분야 지지율은 역대 최저치인 31%까지 추락했으며, 전반적 지지율은 35%에 머물고 있다. CNN 트럼프의 지지율은 2기 집권 이후 처음으로 40% 아래로 내려앉았으며, 순지지율(순승인율)은 -16.9를 기록하고 있다. 이란전 장기화, 유가 급등, 지지율 붕괴라는 삼중고 속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꺼내 든 카드는 '정책 수정'이 아닌 ‘사람 교체’였다. GDN이 최신 보도를 종합해 이번 숙청의 전말과 향후 시나리오를 분석한다.
FACT 1. 팸 본디 해임 — "충성은 했으나, 칼을 제대로 휘두르지 못했다"
팸 본디는 60년 만에 가장 짧은 재임 기간을 기록한 법무장관이 됐다. 고작 14개월이었다.
NBC 뉴스에 따르면, 트럼프는 본디가 "자신의 비전을 원하는 방식으로 실행하지 못했다"고 판단하며 점점 더 심각한 좌절감을 드러냈다. 표면적으로 트럼프는 트루스 소셜에 "팸 본디는 위대한 미국 애국자이자 충성스러운 친구"라고 썼지만, 실상은 달랐다.

두 소식통은 트럼프와 본디가 해고 직전 백악관에서 격렬한 충돌을 벌였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본디는 임기 연장을 간청했으나 트럼프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트럼프가 본디에게 원했던 것은 명확했다. 정적 기소. 그러나 결과는 참담했다.
법무부는 전 FBI 국장 제임스 코미와 뉴욕 검찰총장 레티샤 제임스에 대한 기소를 시도했으나 두 사건 모두 법원에서 기각됐다. 검사가 불법으로 임명됐다는 이유에서였다. 연방준비제도 의장 제롬 파월, 민주당 상원의원 아담 시프, 전 오바마 정부 정보 관리들에 대한 조사도 진행됐으나 기소 성공 사례는 단 하나도 없었다.

결정타는 엡스타인 파일 문제였다. 엡스타인 성 착취 관련 파일 처리 문제가 점점 정치적 부담으로 커졌으며, 트럼프의 가장 열렬한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터져 나왔다. 청문회에서 본디는 엡스타인 피해자들이 방 안에 있는데도 법무부의 파일 처리 실패에 대해 사과를 거부했으며, 이 장면은 큰 파문을 일으켰다.

결국 하원 감독위원회는 4월 14일 엡스타인 관련 증언을 위한 소환장을 발부했다.본디는 자신이 선임한 소환 대상자로서 의회에 출석해야 하는 처지가 된 것이다. 트럼프에게 본디는 더 이상 '방패'가 아닌 '짐'이 됐다.
FACT 2. 후임 법무장관 — 리 젤딘(Lee Zeldin)이 유력
트럼프는 자신의 개인 변호사 출신인 부법무장관 토드 블랜치(Todd Blanche)를 법무장관 대행에 임명했다.

그러나 정식 후임 지명이 필요하다.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는 누구인가.
환경보호청(EPA) 청장 리 젤딘(Lee Zeldin, 46세)이 후임 법무장관의 최유력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복수의 소식통이 트럼프가 비공개적으로 젤딘을 정식 후임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이미 지난주 백악관에서 젤딘과 별도 회동을 가졌으며, 이 자리에서 법무장관 교체 논의가 오갔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뉴욕 출신 변호사이자 군 복무 경력이 있는 젤딘은 EPA 청장으로 재임하며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규제 완화"를 진두지휘했다고 자평한다. 트럼프의 신임을 받는 충성파로, 본디보다 더 공격적인 법무부 운영이 가능하다는 것이 백악관 주변의 평가다.
다만 구조적 문제는 법무장관 교체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시각도 있다. 법원은 이미 여러 차례 행정부의 정적 기소 시도를 막았으며, 독립적 사법부와 배심원 제도라는 헌법적 견제 시스템은 그대로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FACT 3. 털시 개버드, 왜 위태로운가 — "이란전 메시지 균열"
The Guardian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는 최근 몇 주 동안 비공개적으로 주요 각료들에게 개버드 교체 여부를 물어봤다.
발단은 조 켄트(Joe Kent) 사태다. 국가대테러센터(NCTC) 소장이었던 켄트는 이란전 개전의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극적으로 사임, 이스라엘 압력으로 전쟁이 시작됐다는 폭탄 발언을 공개 성명을 통해 내놓았다. 개버드가 이를 공개적으로 비판하지 않은 것이 트럼프의 분노를 촉발했다.

개버드는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서 이란이 '즉각적인 위협'이었는지를 묻는 질문에 직접 답변하는 대신, "대통령이 위협 여부를 판단하는 최고 결정권자"라고 답해 사실상 질문을 회피했다.
트럼프는 에어포스 원에서 기자들이 개버드에 대한 신뢰 여부를 묻자 "그녀는 나와 사고 과정이 조금 다르지만, 그렇다고 직무를 수행할 수 없다는 건 아니다"라고 답했다. 워싱턴 정가에서 이 발언은 즉시 '경고 신호'로 해석됐다.
FACT 4. 백악관 "개버드는 안전하다" — 그러나 전례가 있다
백악관 커뮤니케이션 국장 스티븐 청(Steven Cheung)은 X(구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은 개버드 국장에게 전적인 신뢰를 갖고 있다. 이를 시사하는 다른 어떠한 주장도 완전한 가짜뉴스"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현재 개버드를 교체할 마땅한 후보가 없으며, 조언자들이 트럼프에게 지금 고위직 공백을 만드는 것은 정치적으로 불리하다고 경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여기서 결정적인 전례를 짚어야 한다. 본디가 해고되기 불과 하루 전, 트럼프는 공개적으로 이렇게 말했다. "팸 본디는 훌륭한 사람이고, 일도 잘하고 있다." 그리고 48시간 후, 본디는 짐을 쌌다. 백악관의 공식 발표를 그대로 믿기 어려운 이유다.
FACT 5. 더 큰 그림 — 지지율 붕괴와 11월 중간선거
이번 숙청의 배경에는 지지율 위기가 있다.
FiftyPlusOne 평균에 따르면 4월 2일 기준 트럼프의 순지지율은 -21.4를 기록했다. 찬성 37.2%, 반대 58.6%다. 이는 2기 집권 이후 최저치다.
CNN 여론조사 결과 경제 분야 지지율은 31%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으며, 미국인의 3분의 2는 트럼프의 정책이 경제 여건을 악화시켰다고 응답했다. 인플레이션 처리 지지율은 44%에서 27%로 급락했다.
독립 성향, 비백인, 젊은 유권자 등 트럼프에게 2024년 대선에서 기회를 줬던 층이 이탈하고 있으며, 민주당은 현재 의회 선거에서 약 6%포인트 앞서고 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심이 흔들리자, 백악관이 꺼내 든 카드가 각료 교체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GDN VIEWPOINTS
"정책의 실패를 인정할 수 없는 권력은, 결국 사람을 바꿔 위기를 덮으려 한다."
팸 본디의 해임은 단순한 인사이동이 아니다. 이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처한 구조적 위기를 인사로 덮으려는 시도다.
트럼프가 본디에게 원했던 것은 충성심이 아니라 '성과'였다. 정적을 기소하고, 엡스타인 파일을 조용히 처리하고, 법무부를 대통령의 의지대로 움직이는 것. 본디는 그 모든 것을 시도했다. 법무부 건물 외벽에 트럼프 현수막을 내걸고, 정적 기소를 밀어붙이고, 청문회에서 대통령을 방어했다. 그런데도 해고됐다. 이유는 단 하나다.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법무장관이 누구냐가 아니다. 미국에는 여전히 독립된 연방 사법부가 있고, 대배심이 있고, 시민 배심원 제도가 있다. 이 헌법적 견제 시스템이 살아 있는 한, 아무리 충성스러운 법무장관을 앉혀도 같은 벽에 부딪힐 것이다.
털시 개버드의 경우는 더욱 본질적인 문제를 드러낸다. 개버드는 본래 '미국의 해외 군사 개입에 반대하는 보수파'의 상징이었다. 그런 인물이 이란전을 수행하는 행정부 정보 라인의 수장에 앉아 있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었다. 조 켄트 사태는 그 모순이 수면 위로 폭발한 것에 불과하다.
개버드를 자르는 것도 리스크, 안 자르는 것도 리스크인 상황이다. 이것이 지금 백악관이 직면한 딜레마다.
역사는 이렇게 기록할 것이다. 트럼프 2기의 첫 번째 숙청은 충성이 부족해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 충성만으로는 더 이상 부족했기 때문에 시작됐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