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크 후거비츠의 행성 정렬 기반 예측, 과연 신뢰할 수 있을까?
2026년 초를 앞두고 유럽에서 지진 예측을 둘러싼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네덜란드의 연구자 프랭크 후거비츠(Frank Hoogerbeets)는 행성 정렬을 기반으로 강력한 지진 발생 가능성을 경고하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는데요. 그는 2026년 1월 초를 문제의 시기로 특정하며, 특히 수성과 태양, 천왕성의 합(conjunction)과 지구, 천왕성, 달, 금성, 화성의 정렬이 지진을 유발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의 발표에 따르면 1월 3일경 지진 활동이 최고조에 달하며, 1월 7일부터 9일 사이가 '결정적인 시기(critical window)'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그는 잠재적 지진의 규모를 5~6으로 예측했지만, 최악의 경우 진도 7, 심지어 8에 이를 수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의 예측은 유럽뿐 아니라 로스앤젤레스, 도쿄, 이스탄불 등 전 세계 지진 다발 지역 주민들에게 경계를 촉구하며 광범위한 불안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의 이론은 과학계에서 강한 회의적 반응을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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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과거에도 행성 정렬을 근거로 지진 발생을 예언한 바 있지만, 상당수의 예측이 빗나간 바 있습니다. 지진은 기술적으로 굉장히 복잡한 물리적 현상으로, 단순히 천체의 위치 변화만으로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ETH 취리히(ETH Zurich)를 비롯한 유럽의 지질학 연구팀은 "지진은 지구 내부에서 지각판의 움직임과 에너지 방출로 발생하는 것으로, 이러한 과정은 행성의 정렬과는 무관하다"고 밝혔습니다. 주류 과학계는 지진을 예방하거나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이 현재 기술로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과 일본 지진학회 역시 후거비츠의 접근 방식이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며 대중에게 불필요한 공포를 부추길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실제로 지진학계는 단기 예측보다는 과거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장기적 위험성 평가에 더 집중하고 있습니다.
지진 예측은 인류가 오랫동안 해결하고자 했던 난제 중 하나입니다. 역사적으로도 지진 발생 직전에 특이한 자연 현상이 목격되거나, 동물의 행동에 이상 징후가 나타난 경우가 종종 보고돼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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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러한 현상은 일관적이지 않고 과학적으로 재현하기도 어려웠습니다. 일본 고베 대지진(1995년)과 동일본 대지진(2011년, 도호쿠 대지진)처럼 대규모 재난이 일어난 후에도 예측의 실패 원인을 분석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되었지만, 현시점에서는 지진 발생 장소나 시점을 정확히 맞추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이는 자연 현상이 워낙 다차원적이고 예측 모델의 변수 또한 무수히 많다는 점에서 비롯됩니다.
후거비츠의 예측이 주로 비판받는 또 다른 이유는 그것이 사회적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경고는 대중의 합리적 사고를 방해하고, 체계적인 준비보다는 즉각적인 공포감을 조성하기 쉽습니다.
불안감을 부추기는 예측은 실제 재난 대비에 도움이 되기보다 오히려 방해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대중이 지진이라는 불가항력적 자연재해에 대해 강한 불안감을 느끼고, 자신을 보호하고자 하는 심리적 욕구 때문에 검증되지 않은 정보에도 쉽게 반응한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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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계의 회의적 시각과 지진 위험 평가 모델 개발
반면 과학계는 지진을 예방할 수 없다고 해도, 위험성을 평가하고 대응책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예컨대 ETH 취리히 연구팀이 2020년에 개정한 유럽 지진 위험 모델은 유럽 전역을 대상으로 한 최초의 포괄적 지진 위험 평가입니다.
이 모델은 과거 지진 데이터, 지질학적 정보, 지질 구조 및 지역 조건에 대한 지식을 기반으로 잠재적인 지반 흔들림을 설명합니다. 이 연구에 따르면, 튀르키예(특히 이스탄불), 그리스, 알바니아, 이탈리아, 루마니아 등이 유럽에서 지진 위험이 가장 높은 국가로 분류됩니다. 이 모델은 정부와 비영리 단체가 내진 건물 설계를 강화하거나 재난 훈련을 실시하는 데 주요한 기초 자료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루마니아의 수도 부쿠레슈티는 6.5 규모의 지진 시나리오 분석에서 건물 붕괴, 비상 서비스 마비 등 심각한 피해가 예상되는 도시로 지목되어, 내진 보강의 시급성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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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과학적 접근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국제 협력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2026년 9월 14일부터 18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는 제18차 유럽 지진 공학 컨퍼런스(ECEE2026)가 개최될 예정입니다.
이 컨퍼런스에서는 전 세계의 지진학자, 지질학자, 엔지니어들이 모여 지진 공학의 미래 방향을 논의하고 최첨단 연구 성과를 공유할 계획입니다. 특히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6.5 규모의 가상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유럽 주요 도시에 미치는 지진의 영향을 분석할 예정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루마니아 부쿠레슈티는 이 시나리오에서 가장 큰 피해를 경험할 수 있는 도시에 속합니다. 여기에는 건물의 붕괴뿐 아니라 비상 서비스의 마비, 인프라 손상과 같은 2차 피해를 포함한 포괄적 데이터가 제시될 것입니다. 이러한 연구와 논의는 유럽 내 지진 취약 지역 주민들에게 안전 인프라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도 지진 대응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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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이미 전 세계 최고 수준의 내진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국민들에게 정기적인 지진 대피 훈련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미국 역시 지진 조기 경보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있으며, 캘리포니아를 중심으로 건축 법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유럽 각국도 이번 논쟁을 계기로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지진 대비 체계를 더욱 공고히 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번 유럽 지진 예측 논란은 단순히 한 연구자의 주장을 넘어서, 현대 사회가 재난 정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예측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는 시대에, 신뢰할 수 있는 정보와 그렇지 않은 정보를 구별하는 능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습니다.
한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에 주는 시사점
전문가들은 대중이 지진 예측 주장에 대해 비판적 사고를 유지할 것을 권고합니다. 행성 정렬과 같은 천문학적 현상이 지진을 유발한다는 주장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며, 주류 지진학계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신 정부 기관과 연구 기관이 제공하는 과학적 위험 평가와 대비 지침을 따르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지진 위험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예측에 의존하기보다는 실질적인 대비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기에는 비상용품 준비, 가구 고정, 대피 경로 파악, 가족 비상 연락 계획 수립 등이 포함됩니다. ETH 취리히의 지진 위험 모델과 같은 과학적 평가는 어떤 지역이 더 높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지 알려주어, 개인과 정부가 보다 효과적으로 준비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결론적으로, 이번 유럽 지진 예측 논란은 과학과 미신, 검증된 정보와 검증되지 않은 주장 사이의 경계를 명확히 하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후거비츠의 예측이 실제로 실현될지는 시간이 지나봐야 알 수 있지만, 과학계의 일관된 입장은 명확합니다. 지진은 예측할 수 없으며, 가장 효과적인 대응은 과학적 위험 평가에 기반한 지속적인 대비입니다.
전 세계가 당면한 과제는 무분별한 경고에 휘둘리지 않고, 객관적이고 검증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지속 가능한 대비 체제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ECEE2026과 같은 국제 컨퍼런스는 과학자들이 최신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각국 정부가 효과적인 정책을 수립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노력이 계속될 때, 우리는 지진이라는 자연재해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과학에 기반한 준비인가, 아니면 검증되지 않은 예측에 대한 공포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명확합니다.
우리는 과학적 증거와 합리적 분석을 신뢰하고, 그에 기반한 체계적인 대비 체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후거비츠의 예측이 주목을 받는 것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불안감을 반영하지만, 진정한 안전은 과학적 이해와 철저한 준비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최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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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vertexaisearch.cloud.googl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