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 제60문
Q. How is the Sabbath to be sanctified? A. The Sabbath is to be sanctified by a holy resting all that day, even from such worldly employments and recreations as are lawful on other days; and spending the whole time in the public and private exercises of God’s worship, except so much as is to be taken up in the works of necessity and mercy.
문. 안식일을 어떻게 거룩하게 지켜야 합니까? 답. 안식일을 거룩하게 지키는 방법은 그날 온종일 거룩하게 쉼으로써 다른 날에는 정당한 세상의 일과 오락까지도 그치고, 그 모든 시간을 공적으로나 사적으로 하나님을 예배하는 데 사용하는 것입니다. 다만 부득이한 일과 자비를 베푸는 일에 사용하는 시간은 예외입니다.
ㆍ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하게 지키라. 일곱째 날은 네 하나님 여호와의 안식일인즉 너나 네 아들이나 네 딸이나 네 남종이나 네 여종이나 네 가축이나 네 문 안에 머무는 객이라도 아무 일도 하지 말라(출 20:8, 10)
ㆍ모세가 이르되 오늘은 그것을 먹으라 오늘은 여호와의 안식일인즉 오늘은 너희가 들에서 그것을 얻지 못하리라. 엿새 동안은 너희가 그것을 거두되 일곱째 날은 안식일인즉 그 날에는 없으리라 하였으나 일곱째 날에 백성 중 어떤 사람들이 거두러 나갔다가 얻지 못하니라.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어느 때까지 너희가 내 계명과 내 율법을 지키지 아니하려느냐(출 16:25-28)
ㆍ그 때에 내가 본즉 유다에서 어떤 사람이 안식일에 술틀을 밟고 곡식단을 나귀에 실어 운반하며 포도주와 포도와 무화과와 여러 가지 짐을 지고 안식일에 예루살렘에 들어와서 음식물을 팔기로 그 날에 내가 경계하였고 또 두로 사람이 예루살렘에 살며 물고기와 각양 물건을 가져다가 안식일에 예루살렘에서도 유다 자손에게 팔기로 내가 유다의 모든 귀인들을 꾸짖어 그들에게 이르기를 너희가 어찌 이 악을 행하여 안식일을 범하느냐 너희 조상들이 이같이 행하지 아니하였느냐 그래서 우리 하나님이 이 모든 재앙을 우리와 이 성읍에 내리신 것이 아니냐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희가 안식일을 범하여 진노가 이스라엘에게 더욱 심하게 임하도록 하는도다 하고 안식일 전 예루살렘 성문이 어두워갈 때에 내가 성문을 닫고 안식일이 지나기 전에는 열지 말라 하고 나를 따르는 종자 몇을 성문마다 세워 안식일에는 아무 짐도 들어오지 못하게 하였으므로... 내가 그들에게 경계하여 이르기를 너희가 어찌하여 성 밑에서 자느냐 다시 이같이 하면 내가 잡으리라 하였더니 그 후부터는 안식일에 그들이 다시 오지 아니하였느니라 내가 또 레위 사람들에게 몸을 정결하게 하고 와서 성문을 지켜서 안식일을 거룩하게 하라 하였느니라(느 13:15-19, 21-22)
ㆍ안식일의 찬송시(시 92편 표제)
ㆍ여호와가 말하노라 매월 초하루와 매 안식일에 모든 혈육이 내 앞에 나아와 예배하리라(사 66:23)
ㆍ그 때에 예수께서 안식일에 밀밭 사이로 가실새 제자들이 시장하여 이삭을 잘라 먹으니 바리새인들이 보고 예수께 말하되 보시오 당신의 제자들이 안식일에 하지 못할 일을 하나이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다윗이 자기와 그 함께 한 자들이 시장할 때에 한 일을 읽지 못하였느냐 그가 하나님의 전에 들어가서 제사장 외에는 자기나 그 함께 한 자들이 먹어서는 안 되는 진설병을 먹지 아니하였느냐 또 안식일에 제사장들이 성전 안에서 안식을 범하여도 죄가 없음을 너희가 율법에서 읽지 못하였느냐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성전보다 더 큰 이가 여기 있느니라 나는 자비를 원하고 제사를 원하지 아니하노라 하신 뜻을 너희가 알았더라면 무죄한 자를 정죄하지 아니하였으리라 인자는 안식일의 주인이니라 하시니라 거기에서 떠나 그들의 회당에 들어가시니 한쪽 손 마른 사람이 있는지라 사람들이 예수를 고발하려 하여 물어 이르되 안식일에 병 고치는 것이 옳으니이까 예수께서 이르시되 너희 중에 어떤 사람이 양 한 마리가 있어 안식일에 구덩이에 빠졌으면 끌어내지 않겠느냐 사람이 양보다 얼마나 더 귀하냐 그러므로 안식일에 선을 행하는 것이 옳으니라 하시고 이에 그 사람에게 이르시되 손을 내밀라 하시니 그가 내밀매 다른 손과 같이 회복되어 성하더라(마 12:1-13)
ㆍ예수께서 그 자라나신 곳 나사렛에 이르사 안식일에 늘 하시던 대로 회당에 들어가사 성경을 읽으려고 서시매(눅 4:16)
ㆍ그 주간의 첫날에 우리가 떡을 떼려 하여 모였더니 바울이 이튿날 떠나고자 하여 그들에게 강론할새 말을 밤중까지 계속하매(행 20:7)

현대 문명은 '호모 파베르(Homo Faber, 도구의 인간)'를 넘어 '호모 이코노미쿠스(Homo Economicus, 경제적 인간)'로 우리를 규정하며, 24시간 연결된 디지털 환경 속에서 쉼 없는 생산을 종용한다. 자본의 논리는 우리에게 끊임없는 가동을 요구하며, 잠시라도 멈추는 것을 도태나 무능으로 치부한다.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편의점과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주식 차트, 그리고 잠들기 직전까지 손에서 놓지 못하는 스마트폰은 우리의 신경계를 무한 경쟁의 회로 속에 가두어 놓았다. 이러한 숨 가쁜 질주 속에서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 제60문이 제시하는 '거룩한 쉼(Holy Resting)'은 단순한 휴식을 넘어선, 가장 전복적이고 인문학적인 해방의 선언으로 다가온다.
'안식'의 본질은 단순히 에너지를 재충전하여 월요일에 더 열심히 일하기 위한 '기능적 휴식'이 아니다. 문답은 안식일을 거룩하게 하는 방법으로 "그날 종일토록 거룩하게 쉬는 것"을 명시한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평소에 "합당한 세상의 일이나 오락"까지도 중단해야 한다는 대목이다.
경제학적 관점에서 이는 기회비용의 포기다.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시간과 개인의 유흥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을 자발적으로 '낭비'하는 행위다. 그러나 이 거룩한 낭비야말로 인간이 자본의 부속품이 아니라, 하나님의 형상을 가진 자유 존재임을 증명하는 가장 강력한 퍼포먼스가 된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안식'은 리스크 매니지먼트의 핵심과 닮아 있다. 과부하가 걸린 시스템은 반드시 붕괴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성경이 말하는 안식은 심리적 안정감을 위한 테라피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공적, 사적 예배"로 시간을 채우는 적극적인 행위다. '바카티오 데오(Vacatio Deo)', 즉 '하나님을 향한 비워냄'은 안식이 결코 공백 상태가 아님을 보여준다. 세상의 소음을 줄이고 창조주의 세밀한 음성에 주파수를 맞추는 영적 튜닝의 시간이다. 우리가 세상의 일을 멈출 때, 비로소 하나님이 우리 인생에서 일하고 계심을 목격하게 된다.
그렇다면 이 안식은 현대적 삶과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는가? 제60문은 "부득이한 일(Works of Necessity)과 자비를 베푸는 일(Works of Mercy)"을 예외로 둔다. 이는 안식이 '경직된 율법주의의 감옥'이 아님을 시사한다. 생명을 보존하고 고통받는 이웃을 돌보는 행위는 안식의 정신인 '생명 찬양'과 직결된다. 안식일은 나만의 폐쇄적인 평화를 누리는 날이 아니라, 결핍된 곳에 '하나님의 샬롬'을 흘려보내는 유기적인 쉼의 통로가 되어야 한다.
안식일을 지킨다는 것은 우리 삶의 주권이 나의 노동력이나 통장 잔고에 있지 않고, 만물의 주인이신 하나님께 있음을 고백하는 신앙의 경제학이다. '거룩하게 쉬는 것'은 세상을 향해 "나는 당신들의 속도에 맞추지 않아도 충분히 안전하며, 하나님 안에서 온전하다"라고 선포하는 용기 있는 선택이다. 이 멈춤의 미학을 회복할 때, 우리는 비로소 소유의 노예에서 존재의 주인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
허동보 목사 | 수현교회
저서 | 『왕초보 히브리어 펜습자』, 『왕초보 헬라어 펜습자』, 『왕초보 히브리어 성경읽기』, 『고난, 절망의 늪에서 피어난 꽃』, 『부와 기독교신앙』, 『그와 함께라면』, 『만남』, 『AI시대, 히브리어로 답하다』 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