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전략: 걸프국가에 전가되는 전쟁 비용 분담

트럼프가 중동에 던진 2,000조 원의 덫

당신의 기름값 뒤에 숨겨진 걸프 국가들의 피눈물

안보를 외주 주시겠습니까, 트럼프의 잔혹한 '중동 안보 비즈니스' 실태

▲ AI 이미지, 중동디스커버리신문 제공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군사적 긴장으로 발생한 비용을 걸프 지역 국가들에 전가하려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백악관이 이른바 '비용 분담' 원칙을 시사한 가운데, 일부 전문가들은 이를 과거 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유럽에 경제적 부담을 지웠던 미국의 전략과 유사한 흐름으로 분석한다. 특히 이러한 행보는 해당 지역 국가들을 이란과 대립하게 만들어 영구적인 적대 관계를 형성할 위험이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2026년 4월 1일, 세계의 시계가 멈췄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백악관의 ‘거래’를 알리는 초침 소리만이 전 세계의 고막을 때리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과의 전쟁 비용을 걸프 국가들에 전가하려 한다는 소식은 단순한 외교적 마찰을 넘어선다. 이것은 지각변동의 전조이자, 수천 년간 이어온 중동의 갈등을 ‘안보 상품’으로 전락시킨 잔혹한 비즈니스의 시작이다. 카롤린 레빗 대변인이 내뱉은 ‘비용 분담(cost sharing)’이라는 건조한 단어 뒤에는, 피로 쓴 현대사가 달러로 치환되는 비정한 현실이 숨어 있다. 이제 트럼프가 카메라 앞에 서는 순간, 중동은 미국이 내민 '잔혹한 청구서'를 받아 들고 각자의 생존을 건 도박을 시작해야 한다. 

 

‘우크라이나 플레이북’의 기괴한 변주

 

중동의 하늘에 전운이 감도는 이유는 명확하다. 미국은 이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수익 모델'을 완성했다. 이는, 이른바 ‘우크라이나 플레이북’의 중동판 재현이다.

 

미국의 전략은 신현실주의의 가장 냉혹한 단면을 보여준다. 동맹국을 전쟁의 최전선으로 밀어 넣고, 실질적인 혈세와 병력의 희생은 지역 국가들에 떠넘긴다. 그 사이 미국은 에너지와 무기를 팔아 경제적 과실만 챙기는 ‘안보 비즈니스’를 수행한다. 유럽 국가들에 국방비를 GDP의 2%에서 5%로 올리라고 압박하며 자국의 천연가스를 비싸게 팔아치웠던 모델이, 이제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감을 타고 걸프의 산유국들을 정조준하고 있다.

 

이 구조 속에서 분쟁은 ‘외주화’된다. 미국은 지상전의 위험을 피하면서 대리전을 부추기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비용은 지역 국가들의 몫으로 남는다.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전쟁터로 만들고 유럽에 비용을 떠넘긴 채 한발 물러섰던 것처럼, 이제 중동에서 똑같은 정치적 문법을 구사하고 있다.

 

방화범이 청구하는 ‘소방 서비스’의 덫

 

현재 중동이 처한 모순은 극단적이다. 전쟁의 방아쇠를 당기는 자와 대가를 치르는 자가 철저히 분리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자국 안보를 명분으로 전쟁의 연장을 갈망하고, UAE를 포함한 일부 국가들이 작전 확대를 지지한다는 정황이 포착되면서 갈등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여기서 가장 뼈아픈 역설이 발생한다. 미국의 대이란 봉쇄로 세계 에너지의 혈맥인 호르무즈 해협이 닫혔음에도, 미국은 이 해협을 다시 열기 위한 비용을 걸프 국가들에 요구한다. 이는 마치 방화범이 불을 지른 뒤, 불을 꺼주겠다며 피해자에게 소방 서비스 비용을 청구하는 꼴이다. 걸프 국가들은 생존을 위해 이 부당한 청구서에 서명해야만 하는 처참한 ‘안보 딜레마’에 갇혀 있다. 그들이 내는 것은 단순한 달러가 아니라, 자국민의 미래와 주권이다.

 

사라진 ‘바그다드의 봄’, 남겨진 증오의 유산

 

불과 3년 전인 2023년 3월, 중동에는 기적 같은 화해의 기류가 흘렀다. 이라크 바그다드의 끈질긴 중재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관계 정상화에 합의했을 때, 세계는 종파와 민족을 넘어선 평화의 서사를 믿기 시작했다. 브릭스(BRICS)의 틀 안에서 경제적 협력을 도모하며 증오를 지워가던 이들의 노력은 이제 트럼프의 ‘청구서’ 한 장에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지역 전문가들은 경제적 파산보다 더 무서운 것이 ‘지정학적 진공 상태’라고 경고한다. 미국은 이익을 챙겨 떠나면 그만이지만, 남겨진 이들은 세대를 이어갈 적대감이라는 감옥에 갇히게 된다. 특히 ‘쿠르드-튀르키예-이란’으로 얽힌 복잡한 민족 갈등의 축은 미국의 퇴장 이후 폭발적인 화약고가 될 가능성이 높다. 지역 국가들을 서로 원수로 만든 뒤 ‘전략적 자산’만 챙겨 떠나는 미국의 뒷모습은, 중동에 있어 단순한 철수가 아니라 평화에 대한 주권을 몰수당하는 사형 선고와 같다.

작성 2026.04.02 01:05 수정 2026.04.02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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