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서울 전시 프리뷰] 액자를 벗어난 예술, 내 방의 '브랜드'가 되다… H.아트브릿지 《Art to Brand》展

엽서·키링은 잊어라… '예술오브제'로 진화한 고품격 '창작굿즈'의 탄생

작업 노트부터 완제품이 되기까지, 4인의 작가가 직접 증명한 '아트브랜딩'의 힘

눈으로 보는 감상을 넘어 소유의 경험으로… '일상 속 예술을 향유하는 가장 세련된 방식


미술관 하얀 벽을 넘은 예술, 일상에 스며들다 
벽에 걸린 그림을 조용히 눈으로만 좇던 시대는 지났다. 이제 예술은 갤러리의 하얀 벽을 넘어, 매일 손이 닿는 내 방 테이블 위 세련된 '브랜드'로 진화하고 있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 H.아트브릿지에서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는 기획전 《Art to Brand: 예술이 브랜드가 되는 순간》은 이러한 감각적인 변화를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현장이다. 

전시 관람 후 으레 구매하던 찍어내기식 엽서나 키링은 잊어도 좋다. 작가의 오리지널 작품이 지닌 철학과 구조를 고스란히 추출해 낸 실용적인 '창작 오브제'들이, 예술이 어떻게 일상의 제품이자 독자적인 브랜드로 확장되는지 그 파격적인 실험을 증명한다.
 

<ART TO BRAND 예술이 브랜드가 되는 순간> 전시 포스터 = 갤러리 제공


전시장에서 진행 중인 '아트 브랜딩'의 확장
이번 전시는 이처럼 작가의 오리지널 작품이 일상의 제품과 브랜드로 변모하는 과정을 치밀하게 조명한다. 갤러리는 앞서 ‘브랜드를 다시 상상하다’라는 공모를 열었다. 오리지널 작품의 완성도는 물론 창작 굿즈로의 확장성을 증명한 송정현, 이화연, 조수현, HAN(한순옥) 네 명의 작가가 최종 선정되었다. 작가들은 자신의 작업 속 색, 형태, 이야기를 추출해 새로운 형태의 오브제로 재구성했다. 전시장에는 원작과 파생 결과물이 나란히 놓여, 예술이 독자적인 브랜드로 진화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과정을 추적하고 소유를 경험하는 세 가지 시선 
이번 전시가 제시하는 관전 포인트는 명확하다. 첫째, 작품이 일상의 물건으로 재탄생하는 궤적을 좇는 즐거움이다. 전시장 테이블과 벽면에는 작가의 치열한 고민이 담긴 작업 노트와 구체적인 제작 과정이 놓여 있다. 관람객은 이 기록을 찬찬히 살펴본 뒤 전시장을 거닐며, 평면의 원작이 어떻게 입체적인 결과물로 파생되었는지 그 탄생의 맥락을 한층 깊이 이해하게 된다. 


둘째, 단순한 기념품을 넘어선 '확장된 예술' 고유의 가치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원작의 외형만 흉내 낸 상품이 아니라, 작가의 철학을 뼈대 삼아 설계된 독립적인 결과물들로 공간이 채워졌다. 이를 통해 대중성을 띠면서도 그 자체로 당당한 예술적 위상을 갖출 수 있음을 증명해 낸다. 


셋째, 예술가의 작업이 실제 시장의 논리와 만나 안착하는 시작점을 목격하는 일이다. 《Art to Brand》는 감상 위주의 관행을 벗어나, 창작물이 수익 구조를 갖춘 독자적 브랜드로 자립할 가능성을 모색한다. 이는 창작자에게 지속 가능한 활동의 방향을 제시하고, 관람자에게는 예술을 일상 속에서 향유하는 완전히 새로운 방식을 제안하고 있다.


독창적인 세계를 그리는 네 명의 작가들 
참여 작가 4인은 각자의 뚜렷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오리지널 작품이 지닌 깊이를 증명한다. 


송정현 작가는 섬유 전공과 의류 디자인 경험을 자양분 삼아 텍스타일의 물성과 구조를 회화 영역으로 끌어들였다. 천을 재단하고 직조한 뒤 색을 쌓아 올리는 ‘컬러 위빙(Color Weaving)’ 작업을 통해 ‘캔버스 드레싱(Canvas Dressing)’이라는 독자적 개념을 구축했다. 자연의 색을 기억으로 재구성해 온 작가는 평면 회화를 입체적인 전통 소반 형태의 오브제로 구현하며 일상으로 예술을 확장하고 있다. 


조수현 작가는 그림책과 일러스트 작업을 기반으로 서사를 다져왔다. ‘책’을 매개로 낡은 사물과 짧은 생의 꽃을 함께 배치해 서로 다른 시간의 층위가 교차하는 순간을 포착한다. 아크릴 물감을 거듭 칠하고 벗겨내는 과정을 통해 화면에 시간의 흔적을 남기며, 관객 각자의 기억이 머물 수 있는 고요하고도 열린 장면을 완성한다. 


HAN(한순옥) 작가는 개개인의 삶을 저마다의 궤도를 유영하는 빛나는 별에 비유한다. 냉혹한 현실을 버텨내는 현대인들에게는 각자만의 따뜻한 동화가 필요하다는 믿음이 작업의 출발점이다. 삶의 궤도 위에서 마주하는 영원한 찰나를 포착해, 현실이 동화로 변모하는 위로의 순간을 기록한다. 


고요를 수집하는 작가’ 이화연은 한지를 손으로 찢고 겹겹이 쌓는 수행적 과정을 거친다. 불교 선종과 고산수식 정원에서 영감을 얻어 여백과 반복을 통한 ‘정온(靜穩)’의 미학을 시각화한다. 2023년 한국 여성작가 회화공모전 은상을 비롯해 국내외 전시를 통해 역량을 입증했으며, 최근 아트 굿즈로 작업 반경을 넓혀 일상 속에서도 고요의 감각을 누릴 수 있는 형태를 시도하고 있다.


감상을 넘어 소유를 경험할 시간
전시는 오는 4월 4일에 막을 내린다. 이 특별한 '아트 브랜딩' 실험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시간도 단 며칠밖에 남지 않았다.

갤러리 H.아트브릿지의 메시지는 다정하고 명료하다. 작품이 일상에서 편히 사용되는 창작 오브제로 곁에 살아 숨 쉬길 바란다는 것이다. 어렵지 않게 전시를 즐기고, 마음속에 남는 감정이나 작품이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뜻을 전한다. 


갤러리는 이번 전시를 마중물 삼아, 브랜드나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예술이 새로운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는 구조를 지속적으로 만들어갈 계획이다. 시각적 감상을 넘어 소유하는 기쁨과 일상 속 예술을 전할 전시장으로 발걸음을 서둘러보자.

 

[전시 기본 안내]
▪️전시명: Art to Brand '예술이 브랜드가 되는 순간' (작품이 브랜드로 확장되는 창작굿즈 전시)
▪️참여 작가: 송정현, 이화연, 조수현, HAN(한순옥)
▪️활동 분야: 회화, 조형, 창작 굿즈
▪️전시 기간: 2026.3.26(목) – 4.4(토)
▪️관람 시간: 11am – 6pm
▪️전시 장소: H.아트브릿지 2관 (서울시 서초구 방배로 42길 39, 1층)
 

 

 


 

작성 2026.04.01 17:48 수정 2026.04.01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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