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도권과 지방 사이의 상권 양극화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상권 분석 결과를 토대로 지역 상권의 자생력을 높이기 위한 「모두의 지역상권 추진전략」을 발표했다. 총 375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전국 66개 유망 상권을 집중 육성하고 서울에 집중된 소비 흐름을 지방으로 분산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멈추지 않는 수도권 쏠림, 위기의 지방 상권 구하기
대한민국 상권 지도가 수도권, 특히 서울을 중심으로 심각하게 재편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한성숙, 이하 중기부)의 최신 상권 분석 결과에 따르면 서울 지역 점포당 월평균 매출액은 약 1억 373만 원에 달하는 반면 서울 외 지역은 3,130만 원 수준에 머물렀다.
매출 격차가 무려 3배 이상 벌어진 것이다. 핵심 상권으로 범위를 좁히면 그 차이는 5배까지 확대된다. 이러한 극심한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모두의 지역상권 추진전략’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3월 31일 국무회의 보고를 거쳐 확정된 이번 전략은 지방 상권의 고유한 매력을 살려 국내외 방문객의 발길을 돌리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유형별 맞춤 지원, 글로컬부터 유망골목까지 66곳 선정
중기부는 단순히 예산을 나누어주는 방식에서 벗어나 상권의 특성과 성장 잠재력에 따른 ‘3단계 맞춤형 지원’을 추진한다.
첫째,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목표로 하는 ‘글로컬상권’ 6곳을 선정해 상권당 2년간 50억 원을 지원한다. K-컬처 콘텐츠 개발과 면세거리 조성 등을 통해 ‘서울 일변도’인 외국인 관광 지도를 전국으로 넓힌다.
둘째, 지역 고유의 스토리와 관광 자원을 연계한 ‘로컬테마상권’ 10곳을 뽑아 상권당 2년간 40억 원을 투입한다.
마지막으로, 로컬 창업기업이 밀집한 ‘유망골목상권’ 50곳에는 1년간 5억 원을 지원해 자생적인 상권 생태계를 구축한다. 총 66곳의 거점 상권이 지방 경제의 새로운 엔진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범부처 협업과 민간 주도 협력 모델의 정착
이번 대책의 차별점은 ‘칸막이 행정’을 없앤 범부처 협업 체계에 있다. 중기부의 상권 활성화 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의 ‘K-관광마켓’, 국토교통부의 ‘도시재생’, 농림축산식품부의 ‘K-미식벨트’ 사업과 유기적으로 연계된다.
부처별로 흩어져 있던 지원책을 하나로 묶어 상권 활성화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또한 상인과 주민, 로컬 창업가와 지방정부가 함께 참여하는 지역 공동체 중심의 협력 모델을 강화한다.
전문가 위주의 딱딱한 평가 대신 주부, 학생, 외국인 등으로 구성된 ‘국민평가단’이 직접 상권의 발전 가능성을 점치는 새로운 평가 체계도 도입되어 수요자 중심의 선정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핵점포 육성과 소비 분산, 지방 소멸 대응의 열쇠
상권 분석 결과 성공적인 상권에는 주변 점포의 매출까지 함께 끌어올리는 이른바 ‘핵점포(Anchor Store)’가 존재한다는 점이 확인되었다. 이에 정부는 지역 로컬 기업이 상권의 핵심 거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집중 지원할 방침이다.
이병권 중기부 제2차관은 “소비 행위가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지방 상권의 쇠퇴가 지역 소멸로 이어지고 있다”며, “지방에서도 충분한 먹거리와 볼거리, 즐길 거리를 향유할 수 있는 활력 상권을 만들어 지역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업은 단순한 소상공인 지원을 넘어 지역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인구 유출을 막는 생존 전략으로서의 의미를 갖는다.
지역의 색깔이 곧 경쟁력, 대한민국 상권의 재도약
「모두의 지역상권 추진전략」은 우리 동네 골목이 세계적인 관광지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담고 있다. 서울과의 매출 격차 3배라는 차가운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각 지역만이 가진 독특한 로컬 콘텐츠의 힘이 필요하다.
375억 원이라는 마중물이 투입되는 2026년은 대한민국 상권 지도가 다시 그려지는 원년이 될 것이다.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과 지역 공동체의 창의적인 노력이 결합할 때 전국 어디에서나 활기 넘치는 상권을 만날 수 있는 ‘모두의 상권’ 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