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미 논설위원] 이제는 무덤친구와 디지털유산 앤딩교육을 의무화 해야한다.

20년이상 자살예방과 고독사예방 현장에 있는 김보미 이사장은 최근 일본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하카토모(墓友, 무덤 친구)’ 문화는 우리에게 낯설면서도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누구와 마지막을 함께할 것인가?"라는 질문이다. 초고령사회 진입을 눈앞에 둔 대한민국에서 죽음은 더 이상 개인의 비극이 아닌, 우리 사회가 함께 준비해야 할 '공동의 과제'가 되었다.

김보미 교수 (대한인식생명교육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케이씨에스뉴스 논설위원)

통계가 말하는 고독의 현주소를 직시해야한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4년 고독사 발생 실태조사'(2025년 11월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고독사 사망자 수는 3,924명으로 역대 최다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7.2% 증가한 수치이며, 인구 10만 명당 고독사 발생률 역시 7.7명으로 최고점을 찍었다.

 

특히 주목할 점은 5060 중장년 남성이 전체 고독사의 약 50% 이상을 차지하며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사실이다. 또한, 고독사 발생 장소가 기존의 주택·아파트를 넘어 고시원이나 여관 등 비주택 공간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은 우리 사회의 연결망이 얼마나 위태로운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누구나 고독사 할 수 있고 나의 장례식 이후 나의 무덤관리를 고민해야 하는 사회임을 인정해야 한다.

 

2026년, AI는 고립의 벽을 넘을 수 있는가?

2026년 현재, 정부는 '고독사 위기대응시스템'을 본격 가동하며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돌봄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전력과 통신 데이터를 분석해 이상 징후를 포착하는 '스마트 안부 살핌'이나 AI 복지사가 안부를 묻는 시스템은 분명 효율적인 대안이다.

 

하지만 기술은 '도구'일 뿐, '해답'이 될 수는 없다. AI가 위험을 감지할 수는 있어도, 외로운 영혼에게 따뜻한 손을 내밀거나 생의 마지막 의미를 함께 나누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디지털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오히려 대면 관계가 약화되는 역설 속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결국 '인간 중심의 관계 회복'이다.

 

 '무덤 친구'와 '엔딩 노트'는 생명 존중의 새로운 패러다임 인가?

일본의 '하카토모'들이 사후에 함께 묻힐 사람들과 미리 식사 모임을 갖고 교류하는 이유는 단순한 경제적 이득 때문이 아니다. "나를 기억해 줄 사람이 있다"는 안도감이 남은 삶을 더욱 풍요롭고 능동적으로 만들어서다. 이는 단순한 죽음 준비를 넘어, 현재의 삶을 긍정하는 '웰 다잉(Well-Dying)'의 핵심이다. 나의 죽음을 내가 미리 준비하는 당연한 것의 부재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대한인식생명교육 사회적협동조합(KALAPE) 역시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2026년 자살예방교육 의무화 시대를 맞아, 우리는 단순히 형식을 갖춘 교육을 넘어 '생명' 그 자체를 살리는 인식의 전환을 목표로 한다. 자신의 삶을 미리 기록하는 '엔딩 노트'를 작성하고, 고립된 이웃이 서로의 '생전 친구'이자 '사후 동반자'가 될 수 있는 공동체 기반을 닦는 교육이 절실하다. 나의 디지털유산을 정리하는 방법과 나의 반려식물과 동물을 어떻게 할것인지 치매머니와 유산등은 어떻게 배분할것인지 체계적인 교육이 시급하다.

 

존엄한 마무리는 사회적 권리다

고독사는 개인의 나태함이 아닌, 사회적 고립과 경제적 결핍이 빚어낸 구조적 결과다. 이제는 죽음의 문제를 사적 영역에서 공적 영역으로 꺼내야 한다. 지자체가 관리하는 공영 합장묘를 확대하고, 시민들이 생전에 자신의 마지막을 주체적으로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 종활 지원 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

 

AI가 안부를 묻고, 사람이 그 마음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기술과 인간적 돌봄의 결합'이야말로 고독사 제로(Zero) 사회로 가는 길이다. 우리는 모두 존엄하게 태어났으며, 마지막 순간까지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을 권리가 있다. 오늘 당신 곁의 이웃에게 건네는 "잘 지내시나요?"라는 한마디가, 어쩌면 거대한 고독의 벽을 허무는 첫 번째 균열이 될지도 모른다.

 

자살 예방 의무 교육 방식은 온라인 동영상 교육까지 포함하고 운영되지만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듣기만 하는 주입식 교육은 수강자가 듣지 않으면 아무런 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학교현장은 아이들이 집중하기 힘들고 노인복지관은 일방적 동영상 강의는 이해하기 힘든 실정이다. 주입식 비대면 교육만으로는 예방 교육이 절실한 '자살 고위험군과 고독사 고위험군을 어떻게 선별하여 예방할 수 있는지 고심해야 한다. 실적보고와 통계가 아닌 생명을 살리는 현장에서는 다급한 불씨들이 가득하다.

 

모든 관공서와 보건소 그리고 대기업에서 마음ESG사업에 주축이 되어 함께 연결하는 교육과 예산을 지원하고 관심을 기울여야 우리는 생명을 존엄하게 마무리 할 수 있을 것이다.

 

 

 

작성 2026.03.31 22:05 수정 2026.03.31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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